날씨가 너무 좋아서 놀러 나감 매거진 시작
화창한 날은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와서 좋다.
구름이 낀 날은 양산을 안 써도 피부가 안 타서 좋다.
안개가 낀 날은 신비로운 느낌이 나서 좋다.
바람이 부는 날은 시원해서 좋다.
소나기가 오는 날은 비가 훝고 지나간 공기의 향이 좋다.
비가 오는 날은 바닥에 빗방울이 부서지는 소리가 좋다.
번개가 치는 날은 멋있게 꺾인 빛과 우렁찬 소리가 좋다.
눈이 오는 날은 세상이 새하얗게 덮인 모습이 좋다.
그나마... 싫어하는 날씨는... 황사?
내 방은 창문이 있는 벽에 책상이 붙어있고, 맞은 편 벽에 침대가 붙어있는 구조이다.
그래서 방 어딘가에서 뭘 하고 있든, 마음만 먹으면 밖을 볼 수 있다.
침대에서 자고 일어서 창 밖을 보면 나뭇잎과 하늘이 보인다.
책상에서 공부를 하거나 컴퓨터로 작업을 하다가 창 밖을 보면 저 멀리 산과 하늘이 보인다.
물론 각도를 잘못하면 아파트 앞 동밖에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은 노트북을 살짝 옆으로 밀고 의자도 그에 맞춰 살짝 옆으로 밀었다.
그러면 의자 앞에 앉아 창문을 보면 하늘이 보인다.
방 안에서 하늘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오늘은 나가 놀기 딱 좋은 날씨네!
맑으면: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가볼까?
흐리면: 산에 가도 안 덥겠는데?
바람 불면: 연 날리러 갈까?
눈 오면: 눈사람 만들까?
비 오면: 어릴 때와 달리 비 오는 날은 나가 놀기 좋은 날씨는 아닌 것 같다. (단호)
그렇게 놀러 나가서 탁 트인 하늘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
세상에 이런 축복받은 날씨가 있다니!
사실 웬만한 날씨를 좋아하므로 웬만하면 기분이 좋다.
아니, 놀러 나가서 기분이 좋은 건가?
놀러 나가면 생각도 굉장히 풍부해지는 것 같다.
늘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일상 속, 주변을 둘러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새롭거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찾아본다.
그 과정에서 즐거운 생각도 많이 하지만 암울한 사회를 깨달을 때도 있고, 쓸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나가 놀면서 늘어난 생각을 써 볼까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나와 같은 장소를 갔을 때 내가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떠올리면서
세상에 대한 관심과 생각의 범위를 확장시키면 좋겠다.
cf 1) 등산을 좋아합니다. 사실 이 매거진 이름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산에 감'으로 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산이라 부르기 애매한 구역들도 많아서 (ex. 낙산, 올림픽공원 등) 놀러 나감으로 바꿨습니다.
cf 2) 간 지 좀 오래된 곳들도 있어서 현재 상황과 조금 다른 지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