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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샤 Mar 13. 2018

Voiceless: 최고의 연주곡들

보컬이 없이 짜여진 연주곡들 중 비교적 현대적인 명곡들을 뽑아본다.

 노래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보컬을 기억한다. 다른 악기들과 달리 밴드의 가장 앞에 서는 포지션이고, 사람의 "말"로 가사를 노래하는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의 브런치에서 소개할 곡들은 보컬이 없는 연주곡(instrumental)이다. 

 음악의 장르를 불문하고 연주곡들은 그 나름의 구성과 특성을 갖고 있다. 키보드나 기타로 보컬의 멜로디 라인을 아무리 잘 연주하더라도 가사가 청자에게 주는 메시지를 완벽히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 악기들로만 어떠한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각 악기가 밴드의 보컬보다도 더욱 뚜렷한 색깔을 청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보컬의 포지션을 흉내내지 않고, 악기의 잠재력과 테크닉을 최대한으로 발휘한 연주곡들을 필자의 컬렉션에서 뽑아보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곡의 절반 이상에 데이브 머스테인이 관련되어 있다. 신경쓰지 말자.


1. Dream Theater - "Enigma Machine" (Progressive Metal)


Dream Theater의 Enigma Machine. Boston Opera House 공연 영상 중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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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씨어터의 셀프 타이틀 앨범 Dream Theater의 수록곡. Dream Theater는 이전부터 Dance of Eternity를 비롯한 아주 테크니컬하고 음악적으로 정교한 연주곡들을 많이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Enigma Machine이다. 존 페트루치에 따르면 제임스 본드의 테마처럼 스파이 영화를 연상시키는 빠른 곡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완급의 조절과, 존 페트루치와 존 마이엉, 조던 루데스가 주고받는 테크니컬한 프레이즈들이 하나도 빼놓지 않고 아주 음악적인, 아주 재미있는 곡이다. 그리고 특히 Boston Opera House에서의 라이브 버젼은 마이크 맨지니의 드럼 솔로가 포함되어 있는데, 무지막지한 크기의 드럼킷은 물론 패드로 연주하는 종까지 사용하여 아주 다채로운 솔로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드럼 카메라를 보면 맨지니가 음 하나하나의 표현을 신경쓰는 아주 표현적인 아티스트임도 느낄 수 있다.


2. Megadeth - "Conquer or Die" (Thrash Metal)


Dystopia 앨범과 함께한 메가데스의 리드 기타리스트 Kiko Loure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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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데스의 Dystopia는 필자의 생각에서는 Rust In Peace나 Cryptic Writings 만큼이나 아주 잘 만든 명반이다. 특히 브라질 출신의 기타리스트인 키코 루레이로는 서정적인 플레이와 아주 테크니컬한 솔로 모두에 아주 유능한데, Dystopia의 수록곡인 짧은 연주곡 "Conquer or Die"에서는 스패니시 클래식 기타와 리드 기타를 연주한다. 보컬과 리프를 연주하는 데이브 머스테인도 이 곡에서만큼은 뒤로 물러나고 오로지 키코 루레이로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데이브 머스테인이 아주 묵직하고 강력한 코드들로 베이스와 그루브를 깔면 그 위에서 키코가 자신의 테크니컬한 솔로를 연주한다. 특히 솔로가 처음 들어오는 부분에서의 폭발적인 고음은 인트로에서 쌓였던 텐션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3. Marty Friedman - "Amagi Goe" (J-Pop, Speed Rock)


마티 프리드먼의 Amagi Goe. 사진 EMG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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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데스 이야기가 나왔다면 전직 기타리스트인 마티 프리드먼(Marty Friedman)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전 Rust In Peace에서 Tornado of Souls를 비롯한 아주 이국적인 솔로를 연주했던 마티 프리드먼은 현재 일본 신주쿠로 자리를 옮겨 솔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 중 "Tokyo Jukebox"는 장르를 불문하고 일본의 유명한 곡들을 연주곡으로 편곡한 앨범이다. 그 중에서는 테크노 댄스 유닛 Perfume의 Polyrhythm도 포함하고 있다. (이 곡도 꼭 들어보길 바란다. :) )

 Amagi Goe는 원래 일본의 엔카(일본음악의 기교적 표현을 사용한 대중적인 음악 스타일) 가수 이시하라 사유리의 곡 아마기고에 라는 곡인데, 마티는 이 곡을 자신만의 해석을 바탕으로 연주곡으로 만들었다. 팜 뮤트에서 정확히 벗어난 피킹 폼과, 여느 록 플레이어들과는 아주 많이 다른 벤딩과 비브라토 때문에 멜로디라인을 조금만 들어도 정말 "마티 프리드먼만 할 수 있는" 플레이라는 생각이 든다.


4. Jeff Loomis - "Jato Unit" (Instrumental Rock, Progressive Metal)

Jeff Loomis의 Jato Unit. 사진 EMG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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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MG 픽업의 열렬한 팬이었던 나는 유튜브 EMGtv에서 이 영상을 처음 보고 진심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상에서 7현 기타를 연주하는 기타리스트는 Nevermore와 Arch Enemy의 기타리스트 제프 루미스(Jeff Loomis). 제프 루미스의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메가데스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제프 영을 이을 메가데스의 기타리스트를 찾던 데이브 머스테인은 당시 오디션에 지원했던 불과 16살의 소년이었던 제프 루미스와 합주를 해보고는 "나이가 너무 어려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아주 뛰어난 기타리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제프 루미스는 프로그레시브 메탈, 데스 메탈은 물론 인스트러멘탈 메탈까지의 넓은 영역에서 자신의 자리를 아주 확고히 다지고 있다.

 Jato Unit은 Jeff Loomis의 첫 솔로 앨범 Zero Order Phase에 수록된 곡인데, 7현 기타의 헤비한 리듬은 물론 아주 빠른 알터네이트 피킹과 트레몰로바를 사용한 솔로, 태핑까지 테크닉적으로 아주 다채로운 리드 플레이를 보여준다.


5. Animals As Leaders - "CAFO" (Progressive Metal, Djent) 

Animals As Leaders의 CAFO 뮤직비디오 중. 토신 아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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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메탈에서 메슈가를 시작으로 한 특이한 움직임(장르라고 보기에는 아직 논란이 있다.)을 젠트(Djent)라고 부르곤 한다. 그 중 베이스 테크닉과 재즈 스타일을 도입한 8현 기타 플레이로는 독보적인 비르투오소가 있다. 바로 밴드 Animals As Leaders이다. 베이시스트 출신의 기타리스트 토신 아바시와 클래식 기타리스트 출신의 하비에르 레예스, 그리고 아주 뛰어난 프로그레시브 메탈 드러머 매트 가르스카 세 명으로 구성된 Animals As Leaders는 그 동안 4개의 앨범을 내었고 매번 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CAFO"는 Prosthetic Records의 프로젝트에 불과했던 밴드 Animals As Leaders가 젠트 씬에서 페리퍼리를 비롯한 다른 밴드와 함께 최정상에 오르게 한 곡으로, 음악적으로 아주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음은 물론, 테크닉적으로는 세상의 그 어떤 프로그레시브 메탈 곡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아주 어렵고 복잡하다. 특히 곡 전반을 꿰뚫는 토신 아바시의 화려한 스윕피킹(피크로 줄을 빗자루로 쓸듯이 움직이면서 왼손으로 음을 짚어 아주 빠르게 아르페지오 스타일의 멜로디를 연주하는 주법; sweep picking)과 태핑(양손의 손가락으로 지판을 짚어 소리를 내는 주법; tapping) 라인이 아주 인상적인 곡이다.


6. Steve Vai - "Bad Horsie" (Instrumental Rock)

Steve Vai - Bad Hor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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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마지오 픽업과 플로이드 로즈 브릿지, 손잡이 달린 기타 하면 바로 떠오르는 기타리스트 스티브 바이. Bad Horsie는 스티브 바이의 연주곡 중에서 와우 페달과 플로이드 로즈 암의 격렬한 사용을 통해서 말(horse)이 우는 소리를 재현한 전설적인 곡이다. 이 곡에서 보여준 스티브 바이의 말도 안되는 플레이에 기타리스트들은 아주 큰 충격을 받았다. 덕분에 플로이드 로즈 암의 주법에는 반 헤일런과 조 새트리아니의 코끼리 소리와 함께 스티브 바이의 말 소리가 추가되었고, Morley에서는 Bad Horsie라는 이름 그대로 와우를 만들었을 정도.


7. Metallica - "The Call of Ktulu" (Thrash Me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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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ter of Puppets와 함께 메탈리카의 명반으로 평가되는 앨범 Ride The Lightning의 수록곡인 "The Call of Ktulu". 제목처럼 크툴루 신화를 소재로한 곡인데, 음산한 느낌을 주는 인트로에서부터 리프를 하나씩 쌓아올려가며 만든 곡이다. 곡의 리프는 당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메탈리카에서 해고당하기 직전이었던 데이브 머스테인이 작곡하였다. 파워풀한 제임스 헷필드의 보컬과 리듬 플레이로 아주 빠르게 달리는 메탈리카의 곡의 모양에서 잠시 벗어나, 제임스 헷필드, 커크 해밋, 클리프 버튼(로버트 트루히요) 세 사람의 하모니를 음악적으로 잘 배치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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