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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사장 Jul 11. 2021

소개팅 나가서 호구되지 않는 방법

가면을 평생 쓰고 살 수는 없다.

소개팅에서 이성에게 호감을 얻는 방법을 유튜브를 통해서 공부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연애 유튜버가 말하기로는 최대한 공통 관심사를 찾아서 상대랑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어필해야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야구를 좋아하는 소개팅녀에게 잘 보이려고 잘 알지도 못하는 야구 선수 이름을 외우기도 하고,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도 잘 마시는 척 허세를 부려보기도 하였다. 소개팅을 하는 동안 나라는 존재는 없고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는 듯하였다.


# 자신을 너무 꾸미지 말자


소개팅을 나갈 때 어느 정도 자신을 꾸미고 나가는 것은 예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장을 넘어서 변장 수준으로 자신을 속이는 것은 상대와 나 자신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남길 수 있다. 꾸며낸 호구 짓은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상대가 좋아한다고 해서 나 스스로를 상대에게 잘 맞는 사람으로 맞출 필요는 없다. 잘 맞는 사람이 만나서 잘 사귀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맞춰가면서 만남을 지속하더라도 어차피 나중에 다 티가 나기 마련이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단시간 안에 내가 좋아하게 되기는 쉽지 않다. 그저 상대의 기분만을 맞추는 호구 짓은 나 자신을 갉아먹는 것이다. 그저 상대의 취향을 존중하며 자신의 취향 또한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만남이 될 것이다.


가면을 쓴 채로 만나서 사귀게 된다면 언젠가는 벗어야 될 그 가면의 무게가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이성을 만난다는 경험을 위해서 소개팅에 나온 것이 아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한 소개팅이 되기를 바란다.


# 을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호구는 소개팅에 나가서 자신이 을인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남녀관계에 있어서 갑과 을은 없다. 어차피 서로가 애인이 없고 외로워서 소개팅 자리에 나온 것이니 서로가 똑같다고 생각하고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자신이 부족한 입장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자기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유머가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유머는 여유로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여유롭지 않으면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고 재치를 발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소개팅이라는 자리가 면접을 보러 온 자리도 아니고,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 채 바꿔줄 인연을 만드는 자리도 아니다. 그저 새로운 친구를 만들러 왔다고 생각하고 편한 마음을 가지자.


# 조급해하지 말자


소개팅을 나가면 조급 해지는 호구들이 많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거처럼 자신의 모든 매력을 쏟아내려고 한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를 하지만 빈수레가 요란하고 가진 것이 없을수록 화려한 법이다.


소개팅은 10번 만나서 1번 성공하면 성공률이 높은 것이다. 소개팅이 곧 솔로 탈출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내가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가진다면 상대방에게 호구 짓이 아닌 자연스러운 매너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조급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아예 소개팅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함께 있을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혼자 있는 것이 힘들고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면 타인에게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의존적이 되어버리면 언제든지 호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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