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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요일 Aug 11. 2015

7장. 마네쥐(Manezh) 광장의 겨울

그곳에서 나는 환상을 보았다

너만은 아직도

꿈 속에서나 본 것 같아
모스크바 마네쥐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붉은 광장에서 모두 불타 끝나버릴 줄 알았던 크리스마스, 그리고 겨울 축제의 열기는 꽤 멀리까지 퍼져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선 출발 전엔 이름을 들은 적도 없는 이 마네쥐 광장이 '환상적인 야경'으로 놀라움을 주었죠. 낮에도 밤에도 모두 아름다운 모스크바의 중심 붉은 광장과는 달리, 낮보다 밤이 수만 배 아름다운 마네쥐 광장을 소개합니다.


마네쥐 광장은 붉은 광장 옆의 또 다른 광장으로 볼쇼이 극장과 모스크바 대학 건물이 있는 트레브스카야와 연결된 또 하나의 모스크바 핫 플레이스입니다. 주변에 늘어선 대형 호텔들과 지하로 연결된 대형 쇼핑몰 덕분에 숙소로는 모스크바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구 형태의 커다란 조명 설치물 때문에 밤에 유독 아름다운 곳이죠.

모스크바 메뜨로의 녹색 노선 테아트랄나야(Театральная) 역의 출구가 바로 이 마네쥐 광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역사 박물관 우측의 문을 통해 붉은 광장을 빠져 나오게 되면 바로 마네쥐 광장입니다. 붉은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못지 않은 겨울 축제가 이 광장에도 벌어지고 있네요. 이 곳에는 특히 산타와 겨울 여왕(?) 등의 특별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근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

바로 건녀편에는 모스크바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 중 하나였던 트베르스카야(Тверская) 거리가 있어요, 항상 교통 정체가 대단한 곳이라 마네쥐 광장은 항상 시끌시끌합니다. 호텔 밀집 지역이기도 해 도로변엔 항상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서 있습니다. 저는 이 곳에서 모스크바의 가장 번잡한 풍경을 보았습니다.

마네쥐 광장에선 흔하다는 여신(?)
여기가 모스크바의 '중심'

모스크바 역사 박물관 옆 문을 통해 마네쥐 광장으로 나오는 길에는 '모스크바의 중심'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위치에 서서 사진을 찍고 동전을 던지며 즐거워 했는데요, 이 곳에서 뒤로 동전을 던져 어딘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느 도시에나 있는 것처럼 소원이나 사랑이 이뤄진다는 그런 미신이겠죠? 저도 새해에는 노총각 탈출을 위해 동전을 한 번 던져보려 했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포기!


뭐니뭐니 해도 이 마네쥐 광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이 '구' 형태의 설치물입니다. 밤에는 저 구조물 전체에 조명이 들어와 밤하늘 아래서 '반짝반짝' 빛나죠. 낮에는 마냥 어수선하기만 한 이 광장이 해가 지는 순간 모스크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주목받는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족히 10m는 훌쩍 넘어보이는 이 신비로운 물체(?) 앞에는 해가 지기 전부터 많은 인파들이 모여 기념 사진을 찍기 바쁩니다. 아마 저렇게 사진을 찍다 밤이 되길 바라는 거겠죠? -오후 세시면 이제 곧 해가 지겠네요, 여긴 모스크바니까-


밤에 더욱 빛나는 광장

밤에 다시 찾은 마네쥐 광장, 낮에 봤던 그 정신 없는 동네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밤 하늘 아래 이 광장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저 대형 장식물이 그 주인공이죠.


이 순간만큼은 붉은 광장이 부럽지 않은 마네쥐 광장.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명 설치 작품 중 하나로도 꼽힌다지만 제 눈에는 어쩐지 커다란 폭탄 모양(?) 같습니다. 파란 조명이 반짝반짝 빛나니 붉은 광장 옆에서 더욱 눈에 띄는군요.


물론 안에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안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야말로 온 하늘이 별로 가득 찬 듯 행복한 배경을 연출할 수 있죠. 남녀노소 다 좋아하지만, 이 곳은 특히 아이들이 더 좋아합니다. -저 신난 표정 보세요, 두 팔 번쩍 들고-


그러고 보면 러시아의 겨울 장식들은 하나같이 다 동화 속에서 가져온 것 같습니다. 이 곳의 어른들은 아직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걸까요?



보석처럼 빛난 그 겨울의 마네쥐


지금 보니 성탄절 트리에 매다는 장식 같아 보이는 마네쥐 광장의 이 조명 장식 역시 겨울 모스크바 여행에서 꼭 직접 보아야 할 장관 중의 하나입니다. 새까만 밤 하늘 아래서 보석처럼 빛나는 풍경은 붉은 광장의 야경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으며 광장의 유명한 분수나 동상 등이 그 빛을 잃은 겨울철에 사람들을 이 곳으로 이끄는 주인공입니다. 붉은 광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으니 따로 수고스럽게 찾으실 필요도 없어 더 좋죠. 아예 숙소를 이 쪽으로 잡으시면 더 좋겠습니다. 밤마다 붉은 광장과 마네쥐 광장의 호화로운 야경을 보며 와인 한 잔을 마시는 '모스크바이기에 가능한' 특별한 경험들을 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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