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한번 만난 사람과는 두 번 다시 헤어질 수 없다.
사람에게는 기억이라는 능력이 있고,
좋든 싫든 그에 대한 기억과 함께
현재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 어딘가에는
그 모든 기억을 저장해 놓은
거대한 호수 같은 장소가 있어서,
그 바닥에는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무수한 과거가 가라앉아 있다.
그리고 무언가를 떠올리고 무언가를 시작하려 할 때,
아무 생각 없이 눈을 뜬 아침,
아주 먼 옛날 잊어버렸던 기억이
그 호수의 바닥에서 불현듯
둥실 떠오르는 때가 있다.
- 파일럿 피쉬(パイロットフィッシュ), 요사키 요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