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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Sep 30. 2015

적막함이 세상을 삼킬 때

그 어떤 것도 없다


소리가 들리는 세상에서 갑자기 모든 소리가 사라질 때가 있다.

분명히 컴퓨터 스피커에서는 알송으로 튼 음악이 들리고

거실의 TV 속에서는 야구 중계가 한참이지만

갑자기 모든 소리가 사라질 때가 있다.


나는 그것을 적막함이 세상을 삼켰다고 표현한다.

나는 그것을 내가 오늘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나는 그것을 사는 데에 지쳐버린 내 마음이 어떤 소리도 듣지 않는다고 말한다.

나는 그것을 삶을 헛되이 살아가는 나에게 주는 세상의 경고라고 멋대로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때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차가운 밤바람이 부는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본다.

여기서 뛰어내리노라면 한없이 편해질 것 같은 기분에 사로 잡히기도 하지만

이윽고 별 하나 둘이 가까스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저 별에 손을 닿기를 기도한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적막한 세상 속에서

유유히 고독에 빠져서

절망을 맛보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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