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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숲 Mar 23. 2022

[ 펀딩 수난사 ] 0. 프롤로그

무작정 프로젝트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시점에서 제가 수입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인스타툰 작업, 일러스트 외주, 그리고 텀블벅 프로젝트.

  인스타툰은 취미로 시작했다가 팔로워가 증가하며 부업으로 전환된 케이스고, 동시에 셀프 브랜딩&마케팅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외주는 인스타툰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요. 오늘은 '텀블벅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현재 총 두 번의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곧 오픈을 앞둔 프로젝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우선 이미 진행이 완료된 프로젝트는 위의 '슈파두파럭키캣'(이하 슈두캣) 프로젝트와 '만화많아' 프로젝트입니다. 슈두캣은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디자인, 제작, 프로젝트 진행 전반 및 배송을 완료한 케이스고요. 만화많아는 20명의 인스타툰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곧 오픈될 프로젝트입니다. 한두 번 해 봐서 그런지 첫 펀딩보다는 좀 더 체계적이고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어요. 물론 펀딩 상품(굿즈) 준비에 드는 품은 그대로였지만요. 


  펀딩은 '크라우드 펀딩'의 약어입니다. 불특정 다수가 펀딩 플랫폼(한국에는 와디즈와 텀블벅이 대표적입니다)을 통해 시제품, 혹은 아이디어를 만나고 그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죠. 본품 생산과 아이디어의 실현은 그 이후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원자(펀딩에 자금을 지원하는 자)는 프로젝트 모금이 끝난 이후 상품을 수령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선제작이 100% 완료된 채 시작되는, 엄밀히 말하자면 펀딩의 요지에서 벗어난 프로젝트도 물론 존재합니다만 이는 예외로 두겠습니다.

  

"어쩌다 펀딩을 시작했어요?"

처음은 '좀 귀여운 걸 만들어서 팔로워 이벤트나 해 볼까'였습니다. 당시 한 8000명 정도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인간형인 제 인스타툰의 캐릭터를 디자인에 이용하자니 그다지 사용도가 좋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내러티브를 추가한 제3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게 '슈파두파럭키캣'의 시작입니다.

처음 만들었던 굿즈는 위와 같은 조각 스티커 형태였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디자인한 내 굿즈'를 대면하자 단숨에 정신이 팔렸습니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황홀하고 뭐 그런 상태로 한참을 스티커만 만지작거렸어요. 잠시 생각했습니다. 


'귀엽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귀엽다. 이 캐릭터는 수요가 있겠다.'

'뭔가 더 만들어보고 싶다. 뭘 해볼 수 있지? 이 디자인으로 뭘 더 만들어볼 수 있지?'

'콘텐츠 제작, 아니면 다른 굿즈. 굿즈를 만들자. 일단 다른걸 더 만들어보자.' 


그렇게 서칭을 시작했고, 굿즈 제작 품목이 두세 가지 늘어났습니다.(폰케이스와 스마트 톡) 아, 역시 예쁩니다. 혹시 내가 만든 거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주변 사람들에게도 보여줍니다. 객관적으로 예쁘다고 합니다. 


'오케이. 펀딩 간다.'


그렇게 슈두캣의 첫 펀딩이 시작되었습니다.  


"판매가 아닌 펀딩을 선택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는 자금의 안정적인 공급과 펀딩 플랫폼이 가진 노출도(마케팅 효과)를 위해 펀딩을 선택했습니다. 

SNS상에서 팔로워들에게만 홍보해서 판매한다면 플랫폼 수수료를 절약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내 팔로워들에게만 제품의 정보가 도달한다'는 명확한 한계점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유료 광고를 돌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효과는 들인 금액에 비해 미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만큼의 홍보 효과를 내려면 앞서 절약한 플랫폼 수수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유료광고에 투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효과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제 상품과 캐릭터를 소개하고 싶었고, 그래서 펀딩을 선택했습니다.


"펀딩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무지성으로.... 그런데 이제 계획을 살짝 곁들인.

디자인 굿즈의 펀딩은 크게는 다섯 가지 정도로 절차를 나눌 수 있을 듯합니다.


1. 상품 아이디어 기획하기

 - 어떤 것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인가?

 - 해당 상품의 시장 조사 (대중 수요가 있는지, 실패한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 큰 틀의 계획 일정 수립하기 (디자인/생산/촬영/프로젝트 작성/배송의 대략적인 일정)

2. 상품 디자인, 생산하기

 - 예쁘고 깔쌈하게 주요 상품 디자인하기

 - 단가 계산 및 제조사 컨택

 - 소량 시제품 생산 및 수정

 - 패키지 디자인하기

3. 촬영과 편집하기

4. 프로젝트 작성하기

 - 예산사항 작성

 - 구성 및 단가 설정 (합리적인 가격 설정 매우 중요, 엑셀 활용하기)

 - 정확한 프로젝트 시작-종료일 수립

 - 상품 상세 설명 및 유의사항 작성

 - 프로젝트 승인 후 사전 마케팅  

5. 택배 준비 및 발송

 - 프로젝트 펀딩 중 어떤 방식으로 택배를 발송할 건지 결정하고, 업체와 컨택하기

 - 포장 상품 구비하기 (송장 프린터, 박스테이프, 택배용 박스 등)

 - 펀딩 종료 후 주소지 정리, 택배 포장 & 발송

 - 사후 CS(불량 접수 및 오배송 이슈 대응)


빠르게 진행하면 한 달 반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만, 아무래도 본업이 있거나 품목이 많거나 혹은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면 두 달 혹은 세 달 까지도 예상되는 일정입니다. 저는 이걸 혼자 다 했습니다. 그냥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했어요. 



  하지만 여러분은 좀 알고 시작하셔서, 더 효율적으로 펀딩을 즐기실 수 있길 바랍니다. 여기서 '즐긴다'라고 함은 비단 금전적, 비금전적 이득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만든 것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받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을 여러분도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혹여 펀딩을 하실 일이 없더라도, '아 이런 걸 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지켜봐 주셔도 좋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지루하진 않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바쁜 일들이 몰아 칠 예정이라 지금이 아니면 이 시리즈를 이어가지 못할 것 같아서 급하게 키보드를 두들겼어요. 


  다음 글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시간순으로 차근차근 기록해보겠습니다.

  궁금하신것이 있다면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질문해주신 내용도 컨텐츠에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스타툰 계정 : @soupsoupforest

* 슈파두파럭키캣 계정 : @super_duper_lucky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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