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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숲 Apr 25. 2022

[ 펀딩 수난사 ] 3. 후회 모먼트 TOP 3

한 번의 펀딩과 세 번의 후회

  무턱대고 시작해 아무런 조언도 도움도 없이 펀딩을 진행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힘듦이 많았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론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힘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선정한 [ 펀딩 후회 모먼트 3 ] 지금 시작합니다.



1. [ 으아아 품목 너무 많아 ] 모먼트


  이것저것 욕심을 집어넣다 보니, 전체 품목이 열몇 가지가 되었습니다. (조각 스티커 3종, 폰케이스, 그립톡 3종, 키링 2종, 판 스티커 2종, 포토카드 2종 등등등) 만들 때는 좋았습니다. 재미도 있었고요. 품목이 많다 보니 다양한 니즈에 맞춰 구성하게 되고, 결국 구성의 종류가 9가지나 됩니다. 뭐 여기까지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배송단계에서 발생합니다. 


  혼자 모든 걸 진행하는데, 열몇 가지의 품목을 9가지의 구성에 맞춰 포장해야 합니다. 옵션도 체크해야 하고요. 일단 박스를 만들고, 송장을 뽑고, 포토카드들을 명함 봉투에 넣고, 스티커를 종류별로 1개씩 넣고, 나머지 구성품들의 종류를 살펴가며 크래프트 백에 넣고 스티커를 붙여 봉합니다. 이걸 백 스물세 번 반복합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내가 제대로 넣은 게 맞나? 뭐 하나 빠진 것 같은데?'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봉했던 크래프트 백을 다시 뜯어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다시 봉합니다. 


  문뜩 품목 중 한 종류가 모자랍니다. 분명 발주는 여유분까지 했던 것 같은데, 모자랍니다. 품목이 너무 많다 보니 재고량을 잘못 세고 발주했나 봅니다. 허둥지둥 급하게 발주를 넣고 업체에 사정합니다. 최대한 빨리 제작 부탁드립니다, 하고.


  욕심에 품목을 너무 많이 늘이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들어집니다.




2. [ 택배 회사의 배신 ] 모먼트


  택배사 선정 시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기로 하고, 따로 택배사 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텀블벅에서는 GS 편의점 택배와 제휴하여 창작자에게 택배비 할인을 해주고 있었거든요. ( 링크 ) 그런데 웬걸, 막상 택배를 보내려고 편의점을 방문하니 예약된 택배 내역이 불러와지지 않습니다.


  "죄송한데 택배 예약했는데 여기서 계속 첫 화면으로 돌아가거든요. 왜 이런가요?"

  "어, 잘 모르겠어요. 안되는 거 처음 보는데..."

(황망)

  GS 편의점 택배 홈페이지에 문의글도 남기고, 다른 편의점도 찾아가 보고, 혹시나 고쳐질까 싶어 매일 편의점을 찾아갔지만 증상은 같았습니다. 그렇게 3일을 허비한 뒤 결국 이대로는 안된다 싶어 택배사와 계약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당시 파업 중이던 택배사가 편의점 택배를 담당하고 있어 생긴 오류였습니다. 하지만 그걸 안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심지어는 편의점 택배 홈페이지 담당자의 답변도 '지금도 그러나요?'가 다였습니다. 


  혹시 모르니 택배 계약은 미리 해두자, 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택배사 계약에도 3-5일 정도 시간이 걸리거든요. 




3. [ 제작업체 너는 내게 X를 줬어 ] 모먼트


  시제품을 미리 확인했고, 그 후 펀딩 제품을 대량 발주했습니다. 당시 다른 문제들로 정신이 없어 택배 도착 이틀 후 열어보게 되었는데 색상이 시제품과 다르게 제작된 거예요. 그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내가 잘못한 걸까? 내가 파일을 잘못 보냈나? 이거 어쩌지? 몇십 개나 되는 이걸 어쩌지?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업체에 보냈던 파일부터 확인했습니다. 파일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시제품을 제작했던 파일의 컬러 값과 대량 발주 파일의 컬러 값은 정확히 똑같았고, 파일의 색상 프로필도 CYMK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케이, 내가 잘못한 건 없다. 이건 제작업체 문제다.




  제작업체와 3시간가량 카톡 채널에서 공방을 펼쳤습니다. 제작업체에서는 '주문 제작품이라 재제작 불가하다'는 말만 반복했고, 저는 '무슨 소리냐, 파일이 같으면 제작품 색상도 같아야 한다. 이건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거다.' '환불규정에 제작품마다 밝기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적어놓으셨는데 이건 밝기의 문제가 아니라 색상 자체가 달라졌다. 색상값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적어놓았다면 여기서 발주하지 않았을 것.' '어떤 업체가 C(Cyan) 값 100%의 색상을 이렇게 뽑느냐. 이 색상은 M(Magenta) 값이 섞이지 않고서는 나올 수가 없다.'로 대응했습니다.


  결국 상세 판매 조항까지 따져 물어 재제작을 받아냈습니다만,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입니다. 화도 많이 났고요. 


  증명된 제작업체를 이용하자, 그리고 상세 조항을 잘 따져보자, 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발주와 제작품 검수는 되도록 빨리합시다. 한시바삐 바로잡아야 하니까요.

( 사족으로, 두 번째 펀딩에서 제작품 개수가 많아 검수를 조금 늦게 했더니 보증기간 이후 불량품을 발견했습니다. 흑흑. 검수 꼭 합시다.)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모쪼록 다 어찌어찌 해결은 했지만, 전부 일정 진행에 크리티컬 한 일들이어서 당시엔 너무 힘들었어요. 여러분은 혹여나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 ) 어쩌다 보니 예정에 없던 펀딩을 하나 더 진행하게 되었어요. 이번엔 실물 상품이 아닌 디지털 파일의 펀딩입니다. 이번에도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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