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서 둘이 된다는 것의 현실판
오늘 육아는 안녕하신가요. 저는 오늘도 안녕하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등원시킨다고 엘리베이터를 탔어요.
물론 등원 과정도 구구절절하지만 뒤에 할 얘기가 많으니 생략할게요. 중구난방으로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6살, 3살 아들 둘을 일정 시간 동안에 잠시 열리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안전하게 둘 다 태우는 것은 고난도의 일입니다. 마치 얼마나 신속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아들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느냐에 따라 엄마의 평소의 지도력과 통솔력이 점수 매겨지는 것 같은 대중 앞에 선 느낌이죠. 그럴 때면 같이 타는 어른들이 한번쯤 하시는 말씀들이 있어요.
“아이고 아들 둘이니까 엄마 허리가 휘겠어”
“둘이니까 그래도 보기 좋네”
맞아요.
둘을 키워보신 분들은 엄마가 힘들겠다 하시기도 하며 응원해주시기도 해요. 그리고 또 외동이신 분은 아쉽다고 하기도 하시고 각자 달라요. 저도 이렇게 하나를 키우는 게 둘을 키우는 것과 이만큼 다를 줄 몰랐어요.
둘째를 낳고 나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둘 다 똑같이 예쁘냐는 거였어요. 암요. 둘 다 예쁘죠.
그런데 예쁜 시간이 조금 다를 뿐이라고 말해요. 둘 다 같은 양으로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나라는 엄마라는 사람은 팔은 두 개, 다리도 두 개 입도 하나예요. 게다가 아쉽게도 눈은 두 개지만 왼쪽 오른쪽을 둘 다 한 번에 보지는 못해요. 육아에서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죠.
큰 애 하나가 소파 끝에서 쿵쿵 뛰고 있어서 저러다 넘어지면 어떻게 하지라고 잠시 고민하는 순간, 옆에 다른 아이는 컵으로 마시던 우유를 거실 바닥에 엎지르거든요. 이때의 의사결정은 아주 영민해야 합니다. 가장 리스크가 적은 곳으로 손을 먼저 뻗쳐야 되거든요
. 이미 버려진 거실의 매트를 포기하고 소파 끝에서 뛰고 있는 아이를 제지시켜서 안전도를 높일 것인지, 그 반대를 택해서 육아 환경의 위생성을 높일 것인지 엄마의 육아의 우선순위에 대한 철학에 따라 선택을 달라지죠. 하지만 두 아이를 모두 사랑하는 것만큼,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저는 오늘도 거실 매트에 쏟아진 우유는 손으로 걸레를 닦으며, 두 눈은 소파 위를 주시하며 목청껏 소리 질러봅니다.
“엄마가 지금 세 번 말했어, 내려와!!”
아이 둘을 키우는 건 어떻냐는 질문에 할 말이 많은 이유는 이것입니다. 마치 이마트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는 것과 같다랄까요. 빨대 달라는 손님, 상품권 바꿔달라는 손님, 이미 반 이상을 먹은 수박을 달지 않다며 바꿔달라는 손님, 롯데마트보다 비싸게 샀다고 광고랑 다르다고 환불해달라는 손님 등 10시에 출근해서 6시까지 밀려드는 번호표를 쳐내면서 모든 손님의 요구를 들어주고 마지막 근무표까지 찍고 나왔어요.
그런데 마감 미팅하면서 팀장이 고객의 소리함에서 몇 개 쌓인 종이조각에 적힌 클레임을 읽어줄 때 내가 계속 호명되는 느낌이에요. 아 정말 오늘 하루 종일 점심시간 30분 빼고 화장실 두 번밖에 못 가고 모든 번호표들을 다 쳐냈거든요. 그런데 내가 해낸 일과 상관없이 만족하지 못했다는 고객의 클레임을 받는 그때의 마감시간이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왜 아이와 함께 자고 있는 육아 퇴근의 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걸까요.
엄마가 오늘 물통을 안 챙겨줘서 1층에 내려가서 물 마시고 왔다고 갑자기 억울함을 호소하며 흐느끼는 첫째 아이와, 그게 안타까워서 안아주고 있으니 자기는 안 안아준다고 들이밀고 들어오는 둘째 아이. 그리고 그게 싫은 첫째 아이는 또 둘째 아이를 밀어버립니다. 그럼 또 서로 실랑이를 하고 개싸움이 시작되며 울고 불 고의 신파 전이 시작됩니다. 엄마한테 안기고 싶으면 엄마에게 잘 보여야 되는 거 아닌가요, 누구를 위한 싸움일까요.
그리고 어이없게도 정작 잠이 들 때는 덥다고 하나는 발 밑에서 자고 있고, 한 명은 저기 벽에 붙어서 자고 있습니다. 자고 있을 때는 아까의 개싸움은 잊고, 다 예쁘잖아요? 그래서 자고 있는 게 좀 예뻐서 안으려고 하면 잠결에도 밀어내더라고요. 하, 아까는 안기려고 난리 더니 이제는 서로 나가려고 난리입니다.
모두를 만족시지는 못하지만, 함께 있어 행복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오늘도 잠을 청해봅니다. 오늘의 육아가 안녕하지 못하셨다면, 우리 오늘은 푹 자고 내일의 육아를 시작해봅시다. 체력이 인성이고 지갑이 인품이라잖아요. 엄마들은 일단 잠을 잘 자야 체력이 되고, 그래야 기품 있는 육아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은 고객만족센터는 문 닫고, 꿀 잠자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