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남정네들이 기거하는 아파트다.
이혼을 너무 빨리했다 싶다.
둘째 때문에 여전히 한 가족 처럼 지내는
세명의 가족과 전 남편.
평일 마다 이곳으로 퇴근하고
둘째가 자면 구렁이마냥
나는 내가 사는 조그만 투룸집으로 기어들어간다.
주말만큼은 둘째곁에서 자(?)주느라
유일하게 내 보금자리를 떠나 외박을 한다.
유난히 정신적 독립이 느린,
어쩌면 일부러 늦되게 자라고 싶은지도 모르는
엄마 껌딱지 둘째녀석.
항상 엄마가 아쉬운 녀석에게 미안한게 많아
장고 끝에 큰 결단을 하고
건강하신 아빠를 환자로 만들어 간병해야한다는 거짓말로 회사에 읍소하여 허락을 득하고 주말 교육에서 빠져나왔다.
뭐 대단한 체험활동이나 여행같은 걸 하게될 줄 알았으나
의외로 우린 별 볼일 없는(?) 일상을 소비하고 있다.
각기 다른 방에서 각자의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가
녀석이 배 고프면 밥 차려주고
심지어 엄마를 내버려두고 밖에 나가 종일 놀다가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도 결국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무슨 대단한 엄마나 된다고
나를 볼 때마다 좋아 죽는 녀석의 표정과 제스쳐...
이제 앞으로 그 강도와 횟수가 줄다못해
머지않아 반항과 갈등의 시기가 찾아오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저 흐뭇한 시절로 기억하고 싶다.
그러나 온전하게 가정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까운 건 어쩔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