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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9

by 김민주


만날 수 없겠지만

만나고 싶지 않겠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던 사람이

먼 여행을 떠난다는 건

무엇일까?


가능성의 절멸,

가능성의 영원한 추락,

누군가 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시간이라는 감옥 속

완전한 단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 중

브로커를 가장 처음으로 보았다

자신의 방식으로 친절했던 사람과


되돌아보면

편안했고

작은 화면으로만 볼 수 있던 장면도

크게 보아서 좋았다.


기울어진 경사로에

차가 멈춰서있고

녹음이 짙어 푸르던 나무 배경이

떠오른다



그렇게 히로카즈 감독 작품에 출연한

2명의 배우가 나온 브러쉬 업 라이프


지치지 않고 다시 태어나면서

무슨 힘으로 계속 살아가는 것이

어떤 삶으로 걸어가는 것이

가슴 졸이거나 허망해하지 않는 것이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이

어떤 딸이든 받아들여지는 것이

마침내 빗나가는 것이

확실한 가능성을 피해가는 것이



생각을 했다.



희박한 가능성 2개가 겹치면

사실 식상한 가능성 1개에 불과해진다.

따라서 내게 필요한 것은 확인이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갱신을 중단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은 빼고

내 자신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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