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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gDu Jul 05. 2022

그냥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게 좋아하는 걸로 안내했다.

카메라가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찰칵 거리는 카메라 소리가 참 좋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셔터만 눌렀다. 나중에서야 카메라 안에 필름이 들어가고 셔터를 누를 때마다 사진이 한 장씩 찍힌다는 것을 알았다. 필름을 다 찍고 나면 사진관에 가서 현상을 해야 사진으로 완성된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다 찍은 필름을 들고 사진관에 가는 길은 매번 설레었다. 내가 셔터를 순간이 한 장의 사진으로 나와 있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난 뒤 내 주변에는 항상 카메라가 있었다.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필름 카메라보다 확실히 편리했다. 찍은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도 있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빠르게 보내줄 수 있었다.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게 되면서 사진 영역이 넓어졌다.

특히 학교 신문사 사진기자 활동을 하며 학교 행사 사진을 주로 찍었는데, 거기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체육대회나 축제 사진을 찍고 나면 사진을 보내달라며 연락처를 주고받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친구가 되곤 했다. 사진은 다른 사람과 나를 이어주는 하나의 좋은 매개체가 됐다.

지금도 사진은 다른 사람들과 나를 이어주는 좋은 매개체다.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내 사진을 보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다. 이렇게 사진을 통해 나의 사회생활 영역이 많이 확장되었다. 카메라가 좋아 사진이 좋아졌고,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굉장히 좋았다. 좋아하는 사진이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이끌어 줬다.

가끔 인생은 뜻하지 않은 곳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뜻하지 않게 사진이 나를 좋은 곳으로 이끌어 준 것처럼. 그렇기에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소중히 해야 한다. 언제 어디로 나를 이끌어 줄지 아무로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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