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일 때문에 고민이 많아진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그냥 요즘 출근하기가 너무 싫어요.”
“일을 잘하고 싶은데, 자신감이 자꾸 떨어져요.”
“이직할까 싶다가도 겁나고,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은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커리어 코칭을 시작하려는 사람들과 만나면, 처음엔 이렇게 막연한 마음을 털어놓곤 한다.
말은 ‘일’을 얘기하는 것 같지만, 가만히 듣고 있으면 결국은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사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 고백이 나왔을 때, 코칭은 비로소 시작된다.
살면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정말 많다.
“그 나이에 무슨 이직이야.”
“그냥 다녀. 다들 너만큼 힘들어.”
“너는 사람 상대하는 거 안 맞잖아.”
하지만 내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은 드물다.
더군다나 판단 없이, 훈수 없이, 오롯이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존재가 되어주는 사람이 바로 ‘코치’다.
조언 대신, 질문으로 마음의 문을 여는 사람.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려주는 사람.
커리어 코칭은 ‘일과 삶의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대화다.
코치는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지금 가장 힘든 건 뭐예요?”
“그 상황 속에서 어떤 감정이 느껴졌나요?”
“지금 가장 바라는 건 뭔가요?”
이 질문들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다.
마치 마음 깊숙한 곳에 손전등을 비추듯, 나조차 놓치고 있던 생각과 감정을 꺼내는 열쇠가 되어준다.
그렇다면 코칭과 상담은 뭐가 다를까?
상담은 감정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면, 코칭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상담이 “지금 힘든 이유는 이런 배경 때문이에요”라고 말해준다면,
코칭은 “그렇다면 이제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심리치유보다 ‘변화’와 ‘실행’에 초점을 둔 대화, 그게 바로 코칭이다.
10년 넘게 경력이 끊겼던 40대 여성 고객은 코칭을 통해 다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이제 나 같은 사람은 안 써주겠죠”라고 말하던 분이, 몇 달 뒤엔 “파트타임이지만 다시 출근하는 게 설레요”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퇴직 후 방황하던 50대 남성 고객은 “이제 뭐 하지…”라는 막막함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강의로 풀기 시작했고, 지금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코칭이 무언가를 억지로 바꾸진 않는다.
다만, 그 사람이 자기 안의 가능성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줄 뿐이다.
코칭은 누군가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이 아니다.
커리어 전환, 재취업, 은퇴 이후 삶을 고민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꼭 코치를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
먼저 아래 질문부터 스스로 던져봐도 좋다.
“지금 나를 가장 지치게 하는 건 뭐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잠깐 멈춰서 이 질문을 노트에 적어보자.
답이 바로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질문을 던지는 순간, 이미 변화는 시작된 거니까.
“지금 이 길이 맞는 걸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다시 시작해도 괜찮을까?”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일’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지금 그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이 연재는 바로 당신을 위한 이야기다.
커리어는 단순히 직장을 옮기고, 직무를 바꾸는 문제 그 이상이다.
결국은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런 여정에 동행하는 작은 마중물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방향을 잡는 나침반이, 누군가에게는 ‘괜찮다’는 한마디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