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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세상과 이어지는 언어

가수 신승훈의 새 앨범, 그리고 코칭 이펙트

by 커리어포유
가수 [신승훈]의 새 앨범, 그리고 내가 공저로 참여한 책 [코칭 이펙트]


요즘 나의 신경은 온통 이 두 가지에 쏠려있다.

하나는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마주한 선물이고,

다른 하나는 긴 여정 끝에 세상에 내놓은 기록이다.


신승훈의 음악은 내게 언제나 위로이자 기대였다.

그의 목소리엔 시간의 흔적과 감정의 결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래서 같은 곡을 수없이 반복해 들어도

매번 다른 내 안의 감정을 건드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한다.


이번 정규 12집 <SINCERELY MELODIES>는 무려 10년 만에 발표한 정규 앨범이다.

그는 전곡을 신곡으로 채우고, 직접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여전히 '현재진행형 가수'임을 증명해 보였다.

타이틀곡 <너라는 중력>은 보이지 않는 힘처럼 서로를 끌어당기는 사랑을 노래한다.

또 다른 타이틀곡 <TRULY>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깨닫는 진심의 무게를 담았다.

"이번 앨범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각오로 모든 곡에 진심을 담았다"는 가수 신승훈.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난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내 마음을 흔들고 따스히 감쌌다.


https://www.youtube.com/watch?v=L3E5w2z5S3o


멜로디뿐만 아니라 가슴에 와닿는 노랫말, 귀에 박히는 가사들도 많았다.

"엉킨 내 맘 천천히 빗어 주던 너"
"너라는 이름으로만 뛰는 심장을 가진 나야"
- <너라는 중력>


"포기했던 많은 것을 선택이었다 믿으며 또 하룰 속여가진 않나요"
- <She Was>


"사랑은 함께 바다를 걷던 설렘일까
훗날 신발 속 남은 모래 보며 글썽인 맘일까"
- <Luv Playlist>


"나 지금 너를 보며 웃는 건 나 없이 너 혼자도 가끔 웃으라는 말"
"너에게 하고 싶은 인사는 잘 가라는 말보다 나도 잘 있겠단 말"
- <이별을 배운다>
"바람이 부는 건 내가 너를 부르는 것
햇살이 내리면 그건 널 기억하는 것
흔들리고 휘청이던 날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갈 때
별빛 하나가 널 비춰주고 있다면 내가 널 걱정하고 있단 것"
- <With Me>
"들숨과 날숨 사이로 시간이 흘러가듯 이 순간에도 상처는 아문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아파도 웃어 버렸니"
- <저 벼랑 끝 홀로 핀 꽃처럼>


짧은 한 줄이 내 지난 기억을 건드리기도 하고,

한 구절이 지금의 나를 다독여 주기도 했다.

노랫말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며,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노랫말을 쓰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작사가라는 꿈이 그의 음악 세계와 닿을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설레고 떨린다.

내가 쓴 문장이 그의 멜로디 위에 놓여, 그의 목소리로 울려 퍼진다면...

그 순간은 단순한 상상을 넘어, 내 마음의 언어가 세상과 만나는 순간이 될 것이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내 안의 언어를 세상으로 건네는 일이다.

그 방식이 노랫말이든, 혼자만의 일기든, 혹은 책의 한 페이지든 다르지 않다.

내 언어가 마음에 닿아 작은 울림을 만들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글은 제 역할을 다한 것이 아닐까.




[코칭 이펙트]를 집필하던 시간도 그랬다.

이 책은 단순히 글을 모아낸 결과물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 그 자체였다.

내 글은 "당신의 삶을 바꾼 한 마디 질문은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은 거창한 답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질문과 끝까지 경청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나는 코칭을 통해 경험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며 감정과 그림자를 마주하는 과정,

가족과 동료와의 관계 안에서 질문과 기다림이 만들어내는 회복,

그리고 코칭 현장에서 실제로 변화가 일어나는 장면들을 담았다.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의 삶과 커리어, 그리고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시 정리할 수 있었다.


여덟 명의 코치가 함께 집필한 만큼, 책에는 다양한 언어와 시선이 녹아 있다.

때로는 내 글이 너무 개인적이지는 않을까 망설였고,

때로는 내 경험이 다른 이들에게 과연 도움이 될까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저자들과의 대화와 피드백 속에서,

혼자였다면 결코 만들 수 없는 문장과 메시지가 다듬어졌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나를 단단하게 세워주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내 안의 목소리를 더 정확하게 들을 수 있었고,

내가 가진 언어가 누군가에게 울림을 줄 수도 있겠다는 작은 확신을 얻게 되었다.


이제 막 서점에 진열되기 시작한 [코칭 이펙트]는 단순히 한 권의 책을 넘어,

대화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록이자, 독자에게 건네는 응원이다.

누군가 이 책을 통해 작은 위로와 통찰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53521875


음악과 책.

이 둘은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모두 세상과 이어지는 언어다.

그 언어를 통해 나는 오늘도 나를 마주하고,

또 누군가와 마음을 나눈다.


* 오늘의 질문 *
: 당신을 세상과 이어주는 언어는 무엇인가요?

누군가는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버티고,
누군가는 책 속 문장에서 길을 찾습니다.
또 어떤 이에게는 짧은 대화 한마디,
스쳐 지나가는 따뜻한 눈빛이 그 언어가 되기도 하지요.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고 살아갑니다.
크고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을 지탱하고 세상과 이어주는 그 언어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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