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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겨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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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키친 Jan 31. 2022

왔다, 겨울의 맛! _ 알배기배추

더 이상 김치로 끝나지 않는 배추의 변신

젊은 사람들의 채소 섭취가 줄어들고 육류 섭취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나라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확인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채소 중에서 1, 2위에 기록되어 있는 채소가 무와 배추이고, 아마도  이유는 입맛과 세월이 바뀌어도 우리네 식탁에서 김치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배추'라고 하면 어떤 요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김치를 담가야 한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우리 선조들이 겨울철에 김장을 했던 이유는 가장 맛있을 때의 배추를 오랜 시간 동안 먹기 위해서 현명한 절임&발효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찬바람이 불어올 때 김장을 하는 만큼, 지금 겨울은 배추가 가장 맛있을 때다. 김치나 겉절이로 비가열 조리에 주로 활용했던 배추는 열을 가하면 그 특유의 수분감이 상승하고 달큰한 맛과 감칠맛이 올라가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건강한 식이섬유를 듬뿍 즐길  있는 배추만두

오랜 시간 열을 가해도 줄기 부분의 식이섬유로 형태를 보존할 수 있는 배추는 만두피로 활용할 수 있다. 알배기배추를 활용한 만두는 밀가루로 만든 만두피보다 소화가 잘되고, 현대인들이 필수로 섭취해야 하는 식이섬유를 훨씬 더 맛있고 넉넉하게 맛볼 수 있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알배기배추의 줄기부터 데친 후, 차가운 물에 헹구고 물기를 제거한다. 여기에 미리 준비해놓은 만두소를 넣고 예쁘게 말아 찌고 살짝 데친 부추와 홍고추를 더하면 비쥬얼도 만족스러운 배추만두를 간단하게 완성할 수 있다.

만두소는 돼지고기와 두부를 베이스로 하면 되는데 배추만두를 만들면서 포인트로 볶은 냉이와 제주마른두부를 사용했더니 꽤 새롭고, 더 맛있다. 냉이는 높은 열에서 볶아서 사용하면 감칠맛과 봄의 향기를 더할 수 있고, 제주마른두부의 경우에는 고소한 제주콩으로 만들어 단단하고 따로 면포를 활용하지 않아도 포슬포슬하게 만두소를 만들 수 있다.

 

| 앉은자리에서 알배기배추  통을 거뜬히 먹어치울  있는 배추버터구이

지금까지 우리는 배추로 만든 요리라고 하면 항상 겉절이나 김치를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본가가 부산인 나에게 배추는 전을 부쳐 먹으면 정말 맛있는 식재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름과 함께 건열조리로 만든 배추요리는 그 특유의 고소한 맛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깨끗이 씻은 알배기배추를 세로로 4등분 한 후 연두를 발라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구워내면 된다. 뚜껑을 닫아서 익혀도 좋긴 하지만 낮은 불에서 충분히 조리해줘야 두툼한 배추를 충분히 익힐 수 있고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을 이용하면 훨씬 편리하게 배추를 조리할 수 있다. 연두를 발라 구워 낸 알배기배추는 자체의 수분으로 촉촉한 식감은 물론 달큰함과 굴과 같은 감칠맛도 충분하게 느낄 수 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 낸 알배기배추에 버터 한 조각을 곁들여 마무리하면 올리브유, 고수잎, 고소한 땅콩 분태를 곁들이면 근사한 한 그릇 요리가 된다. 요즘 채소를 맛있게 먹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콜리플라워나 양배추를 이용해서 스테이크를 많이 만들어 먹는데 알배기배추도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화이트 와인에 곁들이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맛있는, 깔끔한 안주가   있다.




아삭아삭한 배추가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아 들큰한 맛을 뿜뿜하는 어느 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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