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오프닝 (210317)
어릴 적 장래희망을 적는 란에는
이 세상 모든 직업이 다 있었어요
대통령부터 과학자, 의사는 기본이고요
선생님, 화가, 가수도 있었죠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건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땐, 특별한 것이 최고고
평범한 삶은 특별한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을 때
자연스럽게 갖는 것 정도라 생각했나 봐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됩니다
특출한 재능보다 평범하게 사는 게
무엇보다 어렵다는 것을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평범하다는 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건
평범한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이란 걸 아시나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성실한 땀을 흘리는 여러분의 평범함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1년도에는 주식이 그야말로 '불장'이었어요. 아파트 값은 말해 뭐 하나요. 영끌로 집을 사고 주식에 코인에 재테크 열풍이 불고 또 불었습니다. 사람 둘만 모이면 하루에 얼마를 벌었네, 집을 샀네, 코인이 대박이네 하는 소리뿐이었고요, 상대적으로 재미를 본 못 사람들은 공식적인 루저였습니다. 저 역시 루저 중의 한 명이었어요. 사람들을 만나면 처음에는 부럽다가 나중에는 내가 얼마나 초라해 보이던지요. 하루종일 라디오 원고를 써봤자 저들의 한 시간치 수익에도 못 미친다 생각하니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글을 썼습니다. 어쩌면 저를 다독이는 말이었을지도 몰라요. 오프닝을 쓰고 마음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저의 성실함이 언젠가는 빛을 발하리라 믿었어요. 어쩌면 변명이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