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는 왜 해바라기를 그렸을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고흐는 고갱을 맞이하기 위해 자신이 그린 해바라기 그림으로 작업실을 장식했다고 한다.
고흐는 태양을 사랑했다. 그렇기에 항상 태양을 바라보며 쫓아다니는 해바라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고흐는 고갱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해바라기 그림을 그릴 때 동생인 테오에게 해바라기 그림이 아주 멋지게 그려질 것이라는 기쁨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만큼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일 것이다.
고흐는 고갱이 올 때 그린 해바라기 말고도 많은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다. 파리에 있을 때 4개를 그렸고, 아를르에 있을 때도 7개를 그렸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고흐의 해바라기는 1888년 아를르에 있을 때 그린 것이다.
추측건대 고흐가 파리에서 프랑스 남쪽 지방인 아를르에 갔을 때가 고흐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아닌가 싶다. 자신의 내면의 세계가 작품으로 형상화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밝은 미소를 하루 종일 보내는 해바라기가 마음에 있었기에 그렇게 해바라기를 그렸을 것이다.
<해바라기>
에우제니오 몬탈레
바닷바람에 그을린 내 영토에
옮겨 심은 해바라기 내게 가져와 주오,
번쩍이는 푸른 창공에 노란 얼굴로
종일토록 초조함을 내비친다오.
어스레한 사물이 광명을 향하고
몸체는 흐르는 어둠 속에 마멸되는데,
사물은 음악 속에 사그라진다.
소멸은 곧 행운 중의 행운이려니.
황금빛 투명함이 일어나는 곳으로
안내하는 그 화초를, 그대 내게 가져와 주오.
삶의 모든 본질을 증발시킨다.
빛에 미쳐버린 해바라기, 내게 가져와 주오.
해바라기는 따스함이다. 햇살을 그리워하고 푸근한 태양 아래 하루 종일 그 자리에 서 있는다. 우리에게 따스한 사람은 얼마나 존재하는 것일까? 아무런 조건 없이 항상 양지바른 곳에서 우리를 반겨 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해바라기는 그저 바라봄이다. 항상 태양을 바라보고 종일 따라다닌다. 자신을 계속 따라다니는 해바라기가 태양은 귀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바라기는 그런 것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태양이 무어라 하건 말건 하루 종일 태양만 바라본다.
어느 날은 태양이 구름에 숨어버리기도 하고, 많은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구름이 지나가고 비가 멈추면 다시 태양을 향해 미소를 지을 뿐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오직 하나만 바라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절대 불가능하다. 삶을 자기 위주로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고흐가 해바라기를 좋아했던 이유는 이러한 것들 때문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