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by 도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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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있다. 언제부터였는지, 이 자리에 그냥 있어 왔고, 지금도 그냥 있다. 돌멩이 곁을 지나가는 햇살, 풀잎들도 그냥. 스쳐가는 바람도 그냥. 그냥 흐른다. 그 돌멩이 누군가의 발길에 툭 채인다 해도, 그냥 굴러가고, 아무 데나 그냥 선다. 그들의 그냥을 그냥 앉아 쳐다보다, ‘나도 원래는 그냥이었는데?’ 한다. 그때의 그냥으로 돌아갈 것도, 부여잡을 손짓 필요 없네. 그냥, 그냥 그대로 살아가면 될 것을. 저녁이 지나며, 풀잎 그림자가 길고 느리게 섰다 지나가며 흔들린다. 멀리서 환청처럼 다가오는 긴 소울음. 눈 크게 떠져도... 그냥, 그냥 그냥.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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