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옷을 저당 잡히고 세운 파나소닉

by 모아키키 정세복

위대한 사업가의 탄생 뒤에는 언제나 로맨틱한 성공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시작은 초라하다 못해 비참하며, 때로는 도덕적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회색 지대’에서 출발한다.


전 세계 가전 시장을 제패한 파나소닉의 창업주, 마츠시타 고노스케의 시작 또한 그랬다. 그는 아내의 기모노를 전당포에 맡기면서까지 자신의 위험한 야망을 밀어붙였던 인물이다.


과연 그는 어떻게 사기꾼의 굴레를 벗어나 ‘경영의 신’이 되었을까?






몰락한 가문, 결핍이 빚어낸 야망



마츠시타 고노스케의 근성은 풍요가 아닌 처절한 결핍에서 시작되었다. 1894년 일본 와카야마현의 유복한 지주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1899년, 그의 아버지가 쌀 선물 거래에 실패하면서 가문은 순식간에 몰락한다.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잃고 끼니조차 걱정해야 했던 9살 소년 고노스케는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오사카의 화로 상점과 자전거 상점에서 도제 생활을 시작했다 .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하루 16시간씩 노동하며 보낸 이 시절, 고노스케는 ‘책임지지 못하는 야망이 부르는 비극’을 뼈저리게 목격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세상을 바꿀 새로운 힘인 ‘전기’에 매료되었다.


15세의 나이에 오사카 전등 회사에 입사한 그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불과 22세에 최연소 검사원 자리에 오르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






“이딴 건 쓰레기야” 상사의 냉소와 무모한 독립



안정적인 직장에서 고노스케는 틈틈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당시 시중의 전구 소켓은 조잡하고 고장이 잦았다. 그는 밤잠을 설쳐가며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고 사용하기 편한 ‘개량 소켓’ 시제품을 완성한다.


확신에 차 상사에게 시제품을 보여주었지만, 돌아온 반응은 차가운 냉소였다.

“이런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못 써.”


상사의 평가는 객관적인 시장의 지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노스케는 1917년 6월 15일,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사표를 던졌다.


가진 것이라곤 단돈 100엔 남짓의 저축뿐이었고, 심지어 폐 질환으로 건강조차 위태로운 상태였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봐도 이는 사업이라기보다 무모한 도박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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