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에서는 내가 방송작가?! (1)

<어쩌다 보니 '방송작가'가 됐다>

by Moana


지금부터 써 내려갈 글은, 내가 일을 하며 겪었던 희로애락을 개인적인 의견으로 솔직하게 담아낸 이야기이다.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모든 직업이 그렇듯 방송작가라는 직업도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내 첫 방송작가 생활의 일과 중 하나는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난로로 체온을 녹이고, 사무실에 아무렇게나 볼일을 보는 어떤이의 반려동물이 실례한 소변과 대변을 치우는 것이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했고, 정시 퇴근은 어림도 없었다.


퇴근을 하려면 퇴근 보고 인사를 해야 했는데, 출근 첫날 인사하러 갔다가 약 40분 가량을 잡혀있었다.

(결론은 그냥 본인보다 일찍 퇴근하는 게 못마땅한 것이었다.)

그 후로 사무실에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습관이 생겼고, 나를 혼냈던 사람은 본인이 퇴근할 때 사무실에 늦게까지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엄청 뿌듯해했다.


가장 큰 문제는 페이가 달랐다는 사실이다. 온갖 핑계를 대며 내 월급을 깎았고 식대는 당연히 없었다.

그렇다 보니,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그 당시 최저임금보다도 한참 낮은 돈이었다. (지금와서 보면 참 답답하고 바보 같은데, 그때는 주변에 같은 직종의 선배도 없어 으레 그런 것이라 생각해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연이은 밤샘 업무로 인해 출근 이틀 만에 퇴근해 집에 돌아오자마자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오는 건 욕설이었고, 사유는 다른 작가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전화를 받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또다시 전화가 왔다.

주요 내용은 자신이 욕설을 한 건 심했지만, 내 잘못도 있다는 거다.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잘못이 없었지만, 그 사람은 나에게로 책임을 돌렸다.)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내가 상황에 적응한 줄 알았던 어느 날. 사무실에서 나오는 그 순간부터 눈물이 터졌다. 집에 가는 대중교통에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선명하다.

그리고 난 그날 퇴사를 결심했다.


내가 퇴사를 선언하니, 여러 사람이 '너보다 일 잘하는 애가 없다.', '계속 같이하면 배우는 게 많을 것이다.' 등 여러 꿀 발린 말들로 나를 설득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다시 사람을 구하는 작업이 귀찮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방송 말미 올라가는 스탭 스크롤에 있는 내 이름 석자만 남긴채 내 생애 첫 방송의 기억이 만들어졌다.

(그때는 그걸 사진으로 남길만큼 참 뿌듯했고, 그 당시 내 원동력이었다.)


글로 적어보기 전까지 그래도 견딜만했다고 생각했던 내가 웃기다.



나는 단순해서 지나간 일을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