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20대 초반, 그 어디쯤에서 꿈꾸기 시작했던 일이다. 그 당시 내 삶에 조금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리 가시밭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내 삶의 평탄함에서 먼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나 남들을 돕는다는 것에 로망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20대 중후반, 일을 하면서 먼 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가까운 한국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곳들이 많다는 것, 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다는 것들을 느꼈다. 가까이서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나 개선되어야 할 시스템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사각지대, 복지라는 것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삶과 내 삶과 맞닿아 있는 순간이 한 끗 차이였다.
그렇다고 해서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시작할 만큼의 무언가가 확실한 것도 아니었고, 하고 있던 일이 무엇보다 좋았다. 큰 틀에서의 당위성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없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을 무겁게 생각하기보다, 단순히 접근해 보자 생각했다. ‘나는 해외 생활이 잘 맞고, 이 일이 즐겁고, 적성에 맞으니 일단 즐기면서 해보자’면서 말이다. 이 접근에서는 나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거시적으로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대답을 찾지 못했지만, 미시적으로 당장 하는 n개월의 프로그램에서는 작은 재미를 찾아가며 일을 했다.
무상원조 기관에서 일했던 만큼, ‘역설적으로 전체 세금에서 이 돈이 이렇게 쓰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스스로 확신이 설만한 근거를 말한다.) 더더욱 세상이 바뀌어 가고 선진국의 도의라고 하기엔 시대가 너무나 격변하는 이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느껴진다. 물론 우리가 여유가 되고, 원조까지 이뤄질 수 있는 세상이 가장 좋지만 당장 너도 나도 어려웠던 현실들을 마주했었기에 어려운 대답이다.
조금은 묻어 두었던 그 고민들이, 당장에 나의 결정을 바꿀 것은 아니다. 아직 나는 이 업계에서 학문적으로도, 실무적으로도 배워 갈 것이 너무나도 많고 부족하다. 일하면서 계속 배우고 채워 나갈 것이다. UN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 석사를 이어 박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요즘이다.
지금 나는 어떤 것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막연한 씨앗을 품으며 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의 구매 가치를 느끼는 영리적인 활동으로 수익을 얻고, 개발도상국의 교육과 이을 수 있는. 그것이 단순한 원조나 일방향적이거나 ‘우리가 도움을 준다’라는 알게 모르게 선민사상이 깃드는 것이 아닌, 동등하게 생각하는. 어쩌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그런 것.
교육사업(유학원, 어학원 등의 개념)을 하면서 교육을 하는 사업을 하면서, 일부 금액은 개발도상국의 프로그램과 연결을 하면서 수익의 구조를 순환할 수 있는, 단순히 제공의 형태에 넘어서 서로가 무언가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이전에는 '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단순히 즐기면서 하자'에서 그래도 뭔가 실마리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한낱 미미한 생각으로 끝날 수도, 언젠가는 행동으로 옮겨질까? 나의 신념과 희망에 따라, 그리고 그때의 우선순위에 따라 달려있겠지. 한 단계 생각이 나아간 것이 스스로도 기특하고, 막연히 기대하는 나에게서 희망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