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오너와의 협업 비결
자수성가한 중소 또는 중견기업의 사장과 일했던 임직원을 인터뷰해보면 다음 세 가지 속성이 공통적으로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
“변덕스럽고, 성질 급하고, 의심이 많더라.”
싫어하는 두 가지도 있다.
“돈 함부로 쓰는 사람 아주 싫어하고, 물어보지 않고 일 처리 한 것에 대해 꺼림칙하게 생각하더라”
스타트업의 젊은 창업자 본인은 일관성이 있고, 여유가 있으며, 임직원을 믿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사업이 망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창업자 즉, 기업의 오너와 급여를 받는 임직원은 DNA가 다르다. 임직원은 오너에게 보고를 하고 승인을 득한 후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다. 보고 전에 많은 검토를 한다. 오너의 어떤 질문이 나와도 답변을 해야 한다. 불확실한 정보에 바탕을 두어 불완전한 검토를 해서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반면에 오너는 본인이 판단하고 결정한다. 불확실한 정보로 불완전한 결정을 할 수 있다. 세상일이 그렇듯 확실한 정보와 완전한 검토는 없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하면서 확실성이 점차 커진다. 완전성도 점차 높아진다. 처음 결정을 지킬 이유가 없어진다. 아침에 결정했지만, 점심 먹는 사이에 정보가 하나 더 들어 왔다. 바로 바꾸도록 지시한다. 임직원은 죽을 맛이다. 아침에 결정한 사항을 오후에 바꾸고, 오후에 바꾼 사항을 저녁에 전화로 또 바꾼다. 이런 변덕은 최초의 결정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성공의 제1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너는 대체로 성질이 급하다. 그러니까 월급쟁이 안 하고 창업을 하는 것이다. 급한 성질은 추진력으로 작동한다. 성공의 제 2 요인으로 작동한다.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은 “의심되면 쓰지 말고, 쓰기 시작했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경영어록을 남겼다.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오너는 임직원의 수행업무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을 품고 있다. “이것이 최선입니까?” 임직원은 오너가 나를 의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합리적 의문은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을 이뤄내게 하는 성공의 제 3 요인이다.
스타트업의 임직원도 창업자 오너의 3가지 속성을 알고 협업해야 한다. 첫째, 오늘의 결정이 평생 가는 것이 아니다. 변화된 환경이나 좀 더 확실해진 정보로 오너와 함께 보정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둘째, 우선 실행해 보고 보고하도록 한다. 하기도 전에 미주알고주알 안될 이유를 말하는 임직원을 좋아할 오너는 없다. 고 정주영 회장이 “해보기는 해봤어”는 여기서 나온 말이다. 셋째는 업무를 투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오너가 늘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반대로 스타트업의 창업자 오너는 먼저, 변경되는 사유를 충분히 설명하여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임직원이 능동적으로 보정해 나갈 수 있다. 빠른 일처리는 종종 실수와 실패를 낳는다. 임직원의 실수와 실패를 해도 두 번째 기회를 주어야 한다. 첫 번째 실수와 실패는 오너의 급한 성질 때문에 나오기 일쑤이다. 세 번째는 합리적 의문을 임직원과 공유하되 의심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수성가한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 오너는 정말 어렵게 사업을 일구었다. 흥청망청 살아온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써야 할 때는 과감하게 쓰지만, 이유가 없으면 10원도 지출하지 않는 사람이다. 회사 비용을 쓸 때는 오너의 생각으로 아낄 수 있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오너가 종종 “당신에게 맡깁니다. 마음껏 해보세요”라고 해도 소소한 것도 의논하는 버릇을 길러보자. “뭐 이런 것까지 물어봅니까? 그런 것은 본인이 결정하세요”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말이다. 자수성가한 오너는 하나로 시작하여 열, 백을 만드는 동안 모든 것을 스스로 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협업의 비결 콜.라.플]
(1) 평창올림픽에서 얻은 협업교훈 세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