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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Apr 11. 2016

NHN엔터의 티몬 투자...얻는 것과 잃는 것?

by 유재석 모비인사이드 디렉터


'주말 빅뉴스입니다.' 말고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네요.


NHN엔터테인먼트(181710)가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에 475억 원(미화 4000만 달러)을 투자한다. 양사 관계자는 10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를 운영 중인 NHN엔터테인먼트가 티켓몬스터에 투자하면서 시너지를 높여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NHN엔터, 티켓몬스터에 475억 투자(이데일리)


NHN엔터테인먼트의 사업 영역은 복잡하다 못해 정리하는 것만으로 머리가 터질 지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사업 영역

게임, 마케팅, 음원스트리밍, 간편결제, 투자사 등. 셀 수 없이 많은 계열사를 보유한 회사입니다. 불과 5일 전에는 디지털마케팅 자회사인 NHN D&T, NHN TX를 설립해 모바일 광고 영역을 노리고 있고, 올초에는 가상현실 (VR) 관련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기도 했죠.


NHN엔터테인먼트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것 때문이다'라고 해석하기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튼 여기서는 숫자적인(재무) 부분은 더욱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맡기고, 서비스 측면에서 티몬과 NHN엔터테인먼트의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1. 티몬이 얻는 것


티몬이 이번 NHN엔터테인먼트 투자를 통해 얻는 것은 돈입니다.


응? 돈이라고?


네, 진정하시고.. 이번 투자로 티몬은 약 475억원(4000만 달러)의 자금을 수혈받습니다. 작년 이맘 때에는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이 그루폰이 갖고 있던 티몬 지분 59%를 인수하고, 860억원(7500만 달러)을 티몬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티몬을 포함한 쿠팡, 위메프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는 중요합니다. 2015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 티몬, 위메프의 2014년 영업손실은 1215억 원, 246억 원, 290억 원입니다. 2015년 실적으로는 10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까지의 적자가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세 업체 모두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모바일 커머스의 시장을 점유해야 한다는 목표점을 갖고 있는 셈이죠.


적자로 인한 악화된 현금흐름을 일시적으로나마 막아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투자입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000억원, 위메프는 NXC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티몬의 입장에서도 지속적인 확장을 위한 총알(자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때 혜성처럼 NHN엔터가 나타난 것이죠.


무엇보다 발표 타이밍이 좋습니다. 2015년 실적이 고스란히 담긴 감사보고서가 이달 나오는데요. 쿠팡, 티몬, 위메프 모두 죽을 쒔을 텐데,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여론을 환기시키기 좋죠.


티몬 입장에서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신현성 티몬 대표는 작년 10월 모비인사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리빙소셜, 그루폰 등) 특정 기업에 속해 있을 때는 혁신보다는 이윤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KKR, AEP과 함께) 더욱 공격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던 바 있습니다.


2. NHN엔터테인먼트가 얻는 것


NHN엔터테인먼트는 두 가지 측면에서 티몬과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일단, 간편결제서비스인 페이코와의 시너지를 들 수 있습니다.


페이코는 201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4개월 만에 가입자 360만 명을 확보했습니다. 실제 페이코로 결제한 이용자 역시 250만 명이 넘습니다.


비결은? 마케팅과 제휴의 힘이죠.


NHN엔터테인먼트는 페이코에만 1천200억원의 마케팅 예산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으로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다. 페이코는 대중교통 결제 시장의 강자인 티머니(한국스마트카드)와 손을 잡았으며(중략) , 최근에는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 매장 1천800개에 전용 결제 동글을 설치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페이코 결제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늘리고 있다. - 간편결제 4强 시대…'오프라인' 잡아라(아이뉴스)


페이코 온라인 가맹점은 현재 CGV, CJ몰, HMALL,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알라딘, 티켓링크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메이크샵, 고도몰 등 국내 쇼핑몰 솔루션을 이용하는 중소형 쇼핑몰을 포함하고 있다. - NHN엔터, 메이크샵 쇼핑몰에 간편결제 페이코 투입(지디넷코리아)


상술했듯 NHN엔터테인먼트가 1200억원을 쏟아붓고, 다른 회사들과 제휴하고 또 제휴해서 얻어낸 결과가 가입자 360만 명입니다. 간편결제서비스라는 게 한 번 가입만 하면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가입자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

이러한 상황에서 티몬을 보면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겠죠. 2015년 기준 티몬의 가입자는 1700만 명이 넘습니다. 특히, 물건을 '사는' 플랫폼에서 '결제'가 갖는 의미는 상당히 큽니다. 대표적인 예가 옥션과 G마켓을 서비스하는 이베이코리아인데요. 간편결제서비스인 스마일페이를 통한 연간 결제 거래액이 2015년 기준 1조원을 넘습니다. 노다지란 의미입니다.


소셜커머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에 너나할 것 없이 공격적으로 간편결제 모듈을 도입했죠.


소셜커머스는 ‘닫힌 속성’을 바탕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왔습니다. 간편결제서비스는 확보한 충성 고객이 자신의 서비스에서만 제품을 보고,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촉매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티몬페이가 한 달만에 확보한 가입자 20만 명이라는 숫자 역시 충성 고객으로 직결되겠죠. 간편결제, 오늘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쿠팡의 어마무시한 로켓배송 전략은 앱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충성고객을 끌어당겨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티몬페이에 가입한 고객이 티몬을 가장 우선순위로 방문하게 되듯이요. - 닫아야 사는 소셜커머스(미디엄)


이커머스 영역에서 간편결제서비스는 충성고객으로 직결되는 지름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지점을 페이코가 싹쓸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티몬의 충성 고객들의 이용 패턴 관련 데이터를 페이코가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죠.


아웃스탠딩 기사를 보면 페이코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청사진을 엿볼 수 있습니다.


주요 지분투자 및 인수(투자금액 / 지분율)
-미국 : 비쓰리스타(266억원, 51%)
-일본 : 사바웨이(142억원, 100%)
-홍콩 : ACCOMMATE(152억원, 42.94%)
-한국 : 고도소프트(148억원, 100%)
2015년 투자 계획(유증 증권신고서 기준)
-미정


NHN엔터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에서 핀테크(간편결제) 사업은 궁극적으로는 국가간 전자 상거래(CROSS BOARDER E-COMMERCE)를 위한 사전 포석입니다. - NHN엔터, 4대 신사업에 쏠린 기대와 우려(아웃스탠딩)


이게 다가 아닙니다. 광고 영역도 있습니다.


광고? 


앞서 NHN엔터테인먼트가 5일 전 디지털마케팅 자회사인 NHN D&T, NHN TX를 설립했다는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서비스의 공통점은 어마어마한 트래픽에 있습니다.  관련 기사: G마켓, 모바일 쇼핑 방문자 수 1위…오픈마켓↑·소셜커머스↓(동아경제)


월간 순방문자 기준으로 국내 오픈마켓-소셜커머스(이커머스) 6개사의 트래픽은 700만에서 1200만에 달합니다. 즉, 광고를 하기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들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대부분 대행사에 광고 집행 업무를 맡기지 않고 있습니다. 트래픽이 모였지만, 이를 고스란히 커머스 경험으로 연결지으려고 하는 셈이죠.

티몬의 웹페이지. 외부 광고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자사 서비스와 제품만이 배치돼 있다.

여기에 NHN엔터의 디지털마케팅 자회사가 들어갈 여지가 생깁니다. 비뇨기과나 성인 광고가 들어가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마치 네이버 메인페이지와 같이 광고 배너가 붙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외부 광고가 티몬의 페이지에 배치된다면 그 역할은 NHN엔터의 자회사가 하게되지 않을까요?


3. 잃는 것?


양사 모두 얻는 것만 있다면 참으로 이상적인 딜이겠죠. 하지만 양쪽 모두 리스크는 있습니다.


티몬이 페이코에게 간편결제 영역을 내어준다면, 눈뜨고 본진 앞마당을 주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티몬은 2015년 3월 LG 유플러스 페이나우의 보안체계를 적용한 '티몬페이'를 발표했는데요. 이 영역을 페이코가 가져갈 명분이 생긴 것과 다름없습니다(그러면 LG 유플러스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걸까?라는 의문도 듭니다만, 이건 의문으로만 두겠습니다).


이커머스에 있어 (간편)결제는 가장 중요한 영역입니다. 알리바바그룹이 알리페이를 독립 법인으로 세우면서 최대 주주인 소프트뱅크와 알력다툼이 있었단 소문까지 돌았죠(후에 합의문이 발표되면서 이러한 의문을 불식시키고자 했지만요). 이후 알리페이는 타오바오나 티몰의 고객을 확보한 뒤, 오프라인으로 확장해 중국 국민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만큼 고객 행동패턴의 끝판왕은 결제에 있습니다. NHN엔터테인먼트로서는 작년에 투입한 마케팅비용 1200억원의 약 2.5분의1 금액을 갖고 1700만 티몬 이용자의 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NHN엔터 역시 리스크는 있습니다. 혹자는 소셜커머스에 대해 "지금의 소셜커머스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인 투자, 자금수혈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NHN엔터는 쏟아부은 돈이 허공으로 사라질 수 있는 리스크를 티몬과 같이 떠맡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투자는 NHN엔터와 티몬, 티몬과 NHN엔터 모두 양사의 핵심을 꺼내놓은 딜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티몬은 돈을, NHN엔터테인먼트는고객 데이터를 각각 얻은 것이죠.


* 같이 보면 좋은 글(?)

신현성 티몬 대표 “티몬의 미래? 공유경제커머스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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