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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Sep 03. 2019

우리 앱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남자한테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광고 카피가 한창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다. 해당 카피가 한창 드립으로 소비될 땐 마냥 웃기기만 했는데, 지금은 내 기분을 대변하는 한마디가 되었다. 우리 앱 참~ 좋은데 뭐라고 설명해야 타깃들이 유저로 전환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막연하게 생각해보면, 앱 마케팅에 주로 쓰이는 메시지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1. 즉각적으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을 가진 메시지 

2. 특정한 상황에 문득 그 메시지가 떠오르며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를 켜게 만드는 메시지. 

(글로 적어보니 앱 마케팅에만 해당되는 분류는 아닌 것 같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유형의 메시지는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1번은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켜 빠른 성과 측정과 개선이 가능하다. 2번은 ‘정말 우리 앱이 필요한 시점’에 작용해 최종적으로 돈이 되는 전환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물론 이보다 더 많은 각자의 장점이 있고, 그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각 메시지의 특징을 분석해 우리 앱을 마케팅할 때 적용해 보도록 하자. 이어지는 내용에는 전자를 ‘즉각적인 메시지’로 후자를 ‘번뜩이는 메시지’라고 이야기하려 한다.


즉각적인 메시지를 작성할 땐 ‘누가’ ‘왜’ 우리 앱을 이용하는 가를 고민해보면 좋다. 그리고 특정한 ‘누구’를 타깃으로 ‘왜’를 강조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내가 마케팅하고 있는 #여행의직구 유저들이 우리 앱을 이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중 하나는 ‘소비자’가 ‘저렴하게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쇼핑을 할 때 저렴한 가격을 1순위로 보는 사람들에게 여행의직구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은 “절대 국내에서 구매하면 안 되는 물건”으로 정의될 수 있다. 해당 메시지를 강조한 소재를 만들어 집행해봤다.  







여행의직구 광고 소재 중 하나. 우리 서비스를 활용하면, 해외여행자와 연결해 다양한 물건들을 국내가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다행히도 해당 메시지는 타깃에게 유효했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물론 ‘좋은 메시지’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해당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콘텐츠와 그 콘텐츠가 통할만한 채널까지 받쳐준 덕분이다.  




해당 소재는 300원 이하의 cpi로 단기간 내 2,000건 이상의 앱 설치 전환을 만들어냈다. 



해당 캠페인은 좋은 앱 설치 결과를 만들었고, 딥링크를 활용한 덕에 적지 않은 view_item 이벤트까지 만들어냈다. 아쉬운 점이라면, 최종적으로 구매전환까지 이어진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미리 장치를 마련한 덕분에 30% 수준의 회원가입 전환을 만들어냈으니, 이를 활용한 푸시나 맞춤 타깃 광고로 공백을 메우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아니면 카테고리 수준이 아닌 개별의 제품을 강조한 소재로 변경해 광고를 집행해볼 수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유저들이 여행의직구를 사용하는 두 번째 이유는 ‘해외 여행자’가 ‘수고비를 통해 여행비를 충당하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다. (여행의직구는 유일하게 관세청과 지속적인 협의 하에 합법적인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는 여행자 사다드림 커뮤니티입니다.)


결국 여행자들에게 우리 앱을 쓰면 ‘돈을 벌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끝이다.


사실 페이스북에서 몇몇 광고 계정에만 시범적으로 제공하는 여행 고려도를 사용한 타기팅 옵션을 활용한 실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여행의직구 광고 계정에는 해당 기능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비교적 타기팅이 잘 되어있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캠페인을 진행했다. (페이스북 담당자님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제게 테스트용 더미가 될 기회를 주세요.)   




해당 게시물을 올린 뒤, 미국 유학생들이 모여있는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했다. 



해당 캠페인을 준비했던 3월은 많은 미국 유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귀국을 하는 시기였다. 그래서 ‘누구’에 초점을 맞추고 예상 수익금을 내세워 그들을 유혹했다. 메시지 보내기 버튼을 붙여두고 자동응답 메시지를 설정해서 그들이 우리 서비스에 들어와 직접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광고를 집행하고 중간중간 리마인드를 위해 게시물 공유를 했고, 꾸준히 관련 페이스북 메세지가 쌓이고 있다. 

이처럼 즉각적인 메시지를 잘 활용하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타깃들을 유저로 만들 수 있다. 퍼널 구조를 잘 만들어 회원가입을 유도하거나, 특정 전환으로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혹은 프로모션을 강조해서 경쟁 플랫폼을 이용 중인 유저를 데리고 올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타기팅이 필요하다. 당신이 꿈에 그리던 전셋집에 입성했는데, 저렴하게 계약 가능한 원룸을 모아서 보여주는 광고가 보인다면, 당신은 주저 없이 스크롤을 내릴 것이다. 그리고 즉각적인 메시지는 그 순간이 지나면 또 즉각적으로 잊힌다.


그래서 어느 정도 효율을 뽑아냈다면,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 관심을 환기시키는 작업 또한 필요하다. 전체 타깃 모수 중 전환이 일어난 일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타깃들을 유혹할 소재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번뜩이는 메시지  


다음은 ‘번뜩이는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 메시지 유형은 얼마나 카피가 직관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표현을 잘 해내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개인적으로 나는 야놀자의 ‘번뜩이는 메시지’를 좋아한다. 만약 당신이 연고도 없는 지역에 출장이나 여행을 갔다고 생각해보자. 어쩌다 보니 막차를 놓치고 어쩔 수 없이 하루를 묵어야 하는데, 어디에 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때 당신의 머리에 어떤 영상이 번뜩인다. EXID의 하니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초특가 야X자” 당신은 바로 휴대폰에 해당 서비스를 설치할 것이다. 혹은 기존에 설치했던 야X자나 비슷한 경쟁 서비스를 실행하고, 좋은 상품을 찾아 결제까지 진행할 것이다. 당연히 앱 마케팅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피로는 간 때문이야”, “공무원 시험 합격은 에X윌”이 있다.


이처럼 ‘번뜩이는 메시지’는 특정 상황에 발동해서 유저들의 최종 결제까지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결제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을 강조하지 않았지만, 정말 서비스가 필요한 순간에 우리 서비스를 떠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세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1) 제대로 연상되어야 한다.

2) 특정 상황에 처한 사람이 경쟁 서비스 유저가 아니 여야 한다.

3) 그 특정 상황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우선 제대로 연상되어야 한다. 하니가 춤추며 부르던 노래의 멜로디만 떠오르고 서비스의 이름은 떠오르지 않거나 평소에는 입에 붙어 늘 흥얼거릴 정도로 중독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꼭 필요한 순간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번뜩임 + 직관적인 캐치프레이즈 + 지속적인 노출 


우리 서비스의 내용을 짧고 명확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잠재고객들에게 꾸준히 노출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 속에 기억시키면 된다. 광고 모델까지 섭외해서 TV cf로 진행하면 좋겠지만, 분명 예산의 문제가 따라올 것이다. 그럴 때는 막대한 노출수를 자랑하는 UAC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일단 인지시켜놓고 잠재고객이 특정 상황을 맞닥뜨리기를 기다리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앱 ‘다짐’의 캐치프레이즈. 운동 할 땐, 다짐(多-GYM)부터 



다음으로 특정 상황을 맞닥뜨린 잠재고객이 부디 경쟁 플랫폼 유저가 아니길 기도하자. 아무리 우리의 광고가 머릿속을 맴돌아도, 우리 앱이 아닌 비슷한 다른 앱이 휴대폰에 설치되어있다면 그 허들을 넘기 어렵다. 그런 상황에 우리 앱을 검색하고, 가입하고, 결제하게 유도하는 건 프로모션 등의 내용을 담은 즉각적인 메시지의 역할이다. 이럴 땐 우리 앱이 속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이바지했다고 스스로 위로하면 속이 조금 덜 쓰리다. 혹은 우리의 ‘번뜩이는 메시지’에 우리 서비스만의 고유 기능을 녹이는 것도 좋다. 물론 메시지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기억하게 만들기는 어렵지만.


세 번째로, 특정 상황에 처한 잠재고객이 우리 유저가 됐다면, 그 특정 상황을 해결하는 데 꼭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정 상황에 처한 잠재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떠올리고 설치를 했는데, 당장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그대로 앱을 지울 수도 있다. 거기서 앱을 지우기만 하고 끝나면 다행인데, “별로 콘텐츠가 없더라”라는 인식이 한번 심어지면, 그걸 뒤집는 게 참 어렵다. 게다가 부정적인 앱 리뷰가 쌓일 수도 있다. 긍정적인 앱 리뷰가 수없이 쌓여있다면 걱정 없겠지만, 론칭 초반 리뷰 하나에 별점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문득 이전에 번뜩이는 메세지를 활용한 광고를 집행했던 기억이 나 살펴보았다.


나는 페이스북 광고 세트를 기획할 때 꼭 하나의 소재는 번뜩이는 메시지를 활용하는 편이다. 해당 광고는 당연히 즉각적인 메시지에 비교해 결과당 비용이 초기에 높게 나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재 경쟁에 밀려 예산이 잘 소비되지 않는데, 기여 기간이 지나면서 설치당 비용이 뚝뚝 떨어진다. 광고 집행 당시에는 KPI달성이 시급해서 소재를 꺼두었으나, 28일의 최종 기여 기간이 지난 지금 성과를 확인해보니 다른 즉각적인 메시지보다 낮은 설치당 비용으로 전환을 만들어냈다.


물론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어간 탓도 있겠지만, 충분히 고무적인 내용이다. 해당 소재는 3만 명 이상에게 도달되었고, 어쩌면 897명보다 많은 사람들이 앱을 설치했을 수도 있으나, 이는 추적이 정말 어렵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아쉬워 번뜩이는 메시지보다 즉각적인 메시지에 예산을 더 투입하는 편이다. 예산이 너무 많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라면, 번뜩이는 메시지를 담은 TV cf 캠페인을 진행하고, 이 캠페인의 성과 분석을 위한 인지도 설문도 돌려보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참는다. 



마치며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했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즉각적인 메시지와 번뜩이는 메시지 각각의 장단점을 고려해 당장의 KPI에 맞는 전략을 채택하면 된다. 중요한 건 메시지가 어중간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간혹 주위의 앱 마케터들을 만나보면, 본인의 서비스를 너무 사랑해서 하나의 광고에 수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광고 메시지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우리 앱이 대단한가”가 아니다.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는 우리 앱만의 고유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전달해보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상을 받았고, 누구누구가 따봉을 준 최고의 앱” 이런 광고는 이제 그만 보고 싶다.   



김명철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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