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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Dec 12. 2019

콘텐츠 마케터를 위한 팔리는 카피라이팅 시작하기

작년 겨울 12월 밤, 어김없이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집 앞에 수상해 보이지만 수상하기에는 특이한 문구가 적힌 소형차 한 대가 덩그러니 주차되어 있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차 한쪽을 가득 채우는, 10도 정도 기울어진 10개의 글자가 보였다. 세탁 O2O 서비스 스타트업 세탁특공대의 광고 문구였다. 



“그옷내려놔, 빨랜내가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카피라이팅’이라는 것을 검정 소형차를 보고 깨우친 순간이었다. 차를 통해 고객의 세탁물을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10글자로 고객에게 인지 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이때쯤부터 마케팅과 카피라이팅 상관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업무적으로 풀어보기 시작했다. 




세탁 O2O 서비스 세탁특공대 




콘텐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카피와 이미지다. 나는 콘텐츠를 만들 때 [기획]-[제작]-[실행]으로 크게 구분하는데 기획 단계에서 어떤 방향으로 주제를 잡을지 정하는 것도 결국은 글이었다. 글을 함축해서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 이것이 비즈니스의 ‘메인 카피’로 귀결된다.  


이미지가 먼저 선정되면 이미지에 맞는 카피를 쓴다. 어떤 카피를 써서 어떤 느낌의 이미지와 어우러지게 하느냐가 콘텐츠의 전체적인 틀을 잡게 만든다. 폰트, 컬러, 디자인은 이후의 디테일이다.


처음 카피라이팅을 써야 했을 때 나는 비즈니스 2가지 핵심만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많고 많은 장점 중에 핵심 2가지만 추렸다고 할지라도, 고객은 우리의 핵심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이건 광고 성과 페이지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고객은 어떤 카피에 반응을 할까?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며 스스로 어떤 카피에 엄지 손가락 스크롤을 멈추는지 자주 체크하고 콘텐츠를 저장한다. 머릿속에 남아 링크를 눌렀던 브랜드는 공통점이 있었다. 회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지 않고,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을 카피로 풀어내는 것이었다.  




실제 나의 인스타그램에 저장된 게시물  





고객의 말에 집중하기 


이때부터 고객 인터뷰를 하며 충성 고객의 VOC(voice-of-customer) 업무를 진행했다. 고객의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페르소나에 해당되는 고객의 워딩을 집중해서 수집했다. 고객들에게 우리 비즈니스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서비스가 필요했고 결제했는지 알게 됐고, 고객의 말을 다듬어 좋은 카피로 탄생했다.


여기서 고객 언어의 힘을 확인한 후에는, 디테일하게 접근하여 고객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OO 서비스를 추천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때 OO 서비스를 소개한 것처럼 저에게도 한 문장으로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질문했다. 당연히 고객들은 쉽고 간결한 단어를 사용해서 서비스를 설명했다. 우리가 고집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 보다, 고객이 서비스를 경험하며 느꼈던 감정, 가성비, 기회비용 대비 효율을 쉬운 말로 표현해주었다. XX 업계에서 1등, 사용자 수 OOO명 돌파 등은 고객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선택과 결제 기준이 아니었다.  





좋은 카피 발견하기 


고객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면 고객의 말을 정교하게 다듬어 깔끔한 카피로 완성하는 단계다. 사실 이 단계가 가장 어려웠다. 여기서부터는 내 충분한 역량을 키우고 믿어야 한다.


좋은 카피를 발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카피와 관련된 책들을 읽었다. 한국에도 저명한 카피라이터가 많고, 카피와 관련된 책과 콘텐츠는 더더욱 많다. 당장 구글링으로 ‘카피라이팅’만 검색하더라도 양질의 카피라이팅과 관련한 영상 강의도 찾아볼 수 있다. 처음 마케터로 카피를 시작하면서 큰 도움이 됐던 책 3권을 추천한다.




  

정철 <카피책>


이유미 <문장 수집 생활>



헬 스테빈스 <카피공부>






발견하고 따라하기 


카피라이팅 책을 읽으면 반복하기, 뒤집어 생각하기, 낯설게 조합 등 다양한 카피 기법을 공부할 수 있다. 나는 책에서 예시로 든 모든 카피를 우리 비즈니스로 바꾸어 생각하여 카피를 써보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여러가지 카피라이팅 소재를 참고하기 좋았던 양질의 카피 모음집 링크도 함께 공유한다.  



광고 카피 222개 모음집


1,600+개 광고카피 모음


마음을 움직이는 한 줄, 2019 상반기 광고카피 모음



위 3개의 링크에 적힌 카피를 따라 쓰는 연습이 훈련되면, 인상 깊은 카피들이 보인다. 그런 카피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의 비즈니스 장점을 ‘언어화‘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 좋은 카피를 보는 나만의 카피 근육이 생기는 것이다. 고객이 말하는 우리의 가치와 비즈니스가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은 가치를 더해 비즈니스만의 카피라이팅이 탄생한다면,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눈길을 사로잡는 완벽한 카피가 만들어진다.  




카피라이팅 영감 얻기  


한번 브랜딩 카피가 광고 효율화를 거쳐 고객들에게 노출되면, 마케터는 시즌과 캠페인에 맞는 또 다른 카피를 생각해내야 한다. 마케팅과 카피라이팅은 늘 함께 가지고 가야 하는 숙제다. 카피라이팅이 ‘일’, ‘과제’, ‘스트레스’처럼 느껴지지 않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방법으로 카피를 바라보고 영감을 얻는 시간도 필요하다. 도저히 카피가 떠오르지 않을 때 내가 영특하고 기발한 카피 발견을 위해 시도했던 방법을 공유한다.  


앞서 추천한 카피책인 <문장 수집 생활>의 이유미 작가는 온라인 편집샵 29cm 카피라이터를 담당하고 있다. 29cm에 입점한 브랜드는 카테고리만 해도 다양하다. 패션, 리빙, 문화 등 브랜드 컨셉과 브랜드에 적절한 네이밍을 고려한 카피를 쓴다.


담백하면서 크리에이티브함을 놓치지 않는 29cm 카피, 그중 스스로 탄식하며 ‘아!’ 했던 카피를 본다면 왜 29cm를 추천했는지 알 수 있다. 29cm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도 익히고 최소한 카피를 보는 감은 잃지 않을 수 있다. 



테헤란로에서 가장 예쁜 백팩, 로우로우

아름다움을 찾는 또 다른 방법 코스알엑스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인에이

최소 세 번의 겨울을 함께 보낼 아우터

득템하는 사람이 임자, 50% 한정 특가



카피라이팅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된다면, 스터디파이의 카피라이팅 입문 스터디를 추천한다. 카피의 정의와 구성 요소부터 SEO와 카피라이팅, 검색엔진 노출, 헤드카피와 바디카피 등 카피라이팅의 기본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현직 카피라이터와 함께 토론하고 피드백받을 수 있다.


나도 11월 한 달간 스터디파이를 통해 카피를 만들고 실전 연습을 매주 반복했다. 전문 카피라이터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카피에 맞는 이미지를 결합하는 작업으로 시각화 연습을 할 수 있다. 단기간에 카피를 공부하고 싶은 기획자, 마케터에게 추천한다.


보다 심화되고 체계적인 카피라이팅을 배우고 싶다면 패스트캠퍼스 같은 전문 온라인 교육 기관에서도 수강이 가능하다.





카피라이팅 테스트하기


카피라이팅을 훈련하고 제작하는 단계까지 왔으면, 내가 만든 카피를 테스트해보는 마지막 과정이 남아 있다.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고 고객의 반응에 따라 효율적인 카피를 찾아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요즘은 그로스해킹 단계에서도 A/B 광고 테스트로 같은 이미지에 다른 카피를 던져 효율성을 실험한다. 텍스트의 레이아웃, 폰트 크기와 컬러를 테스트하면서 카피를 정교하게 완성할 수 있다.


가장 쉽게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업로드부터 시작하면 좋다. 이후에 광고 소재로 괜찮은 콘텐츠는 홈페이지 유입을 위한 광고로 테스트할 수 있다. 카피의 글도 감성 호소인지, 논리 추구인지, 혜택을 우선적으로 하는지 성별과 연령대, 지역에 따라 베리에이션하여 카피를 테스트해봐도 좋다. 단, 이미지에 맞는 카피를 써야 한다는 건 잊지 말자.


기본적이면서도 놓치기 쉬운 부분은 꼭 이미지를 모바일로 가져와서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보통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웹 작업으로 카피 이미지를 완성하다 보면 큰 화면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 체크를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같은 이미지가 웹과 모바일에서는 가독성이 무척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꼭 써야 하는 부분이다. 




콘텐츠의 카피라이팅 제작부터 인사이트 발굴, 테스트 단계를 직접 느껴보면서 일상에서 소소하게 달라지는 시각 하나가 생긴 기분이다. 



버스를 타거나 엘리베이터/지하철 옥외 광고, 음식점 메뉴판, 현수막까지 광고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단순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광고를 소비했다면, 지금은 카피를 핸드폰 메모장에 꼭 기록해놓고 왜 나를 사로잡았는지 이유를 분석한다.


일상의 작은 시작부터 나만의 재미있는 방식으로 카피를 소비하고 만들다 보면 내가 고객이 되기도 하고, 카피를 만들기도 하는 2개의 인격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마케터가 될 수 있다. ‘걸어 다니면서도 영감을 얻는 마케터‘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이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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