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 고성훈 대표
음악, 도서, 영상 등 각종 컨텐츠 구독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서비스들이 소비자들 사이로 성큼 다가왔다. 그만큼 구독경제에 대한 반응 또한 뜨거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생소한 분야가 있다. 바로 1:1 맞춤 영양제 정기구독 서비스다. 창업 1년 만에 15만 명의 고객이 맞춤 영양 추천을 받을 만큼 핫 한 스타트업, ‘케어위드’의 고성훈 대표를 모비데이즈가 만나봤다.
‘케어위드’의 고성훈 대표
‘케어위드’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백세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하자”는 비전 아래 작년 3월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그 첫 번째 서비스로 ‘필리’를 런칭하여 작년 10월부터 약 1년간 서비스를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건강, 특히 헬스케어 영역 안에서도 수많은 영역들이 존재합니다. 그중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영양 불균형’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대인들에게 퍼져 있는 문제가 생각보다 굉장히 광범위하고, 또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진화된 의학 체계의 근간은 병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의학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예방의학 분야가 매우 약한 편입니다. 이를 서비스적 관점에서 풀어낼 수 있는 방안이 어떻게 없을까 여러 전문가들과 고심하며 리서치를 거듭하다 보니 영양 불균형 해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개개인의 식습관 및 라이프 스타일 등 여러 요인들에 따라 부족한 영양소가 모두 다르니 이를 개개인에 맞게 채워주는 역할을 해보자는 방향성을 세울 수 있었죠. 그렇게 만들어진 케어위드의 첫 번째 서비스가 맞춤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리’입니다.
앞서 설명드렸듯이 예방의약은 병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리’서비스는 실제 약사와 상담하듯 15~20개 정도의 질문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식습관을 파악합니다. 문항에서 드러난 고객의 문제점에 맞는 영양소를 월 단위로 드실 수 있도록 배송해 드리고 있습니다. ‘필리’ 서비스는 배송하고 끝이 아닙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 후 섭취를 잘 하는 것이죠. 하여 고객분들이 구매 후 올바른 섭취 습관을 가지실 수 있도록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해 섭취를 체크할 수 있는 링크를 보내 올바른 섭취 습관을 가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죠.
현재는 이렇게 카카오톡을 활용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앱을 통해 구매, 섭취 관리, 정기배송 일정관리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필리’ 서비스의 근간이 개인 맞춤인데,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기성제품들은 여러 영양소가 섞인 ‘복합제’였어요. ‘복합제’는 한 알에 여러 성분이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어 섭취가 간편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개인에 맞는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분 및 성분의 함량이 제한적이라 기성제품으로 의미 있는 조합과 추천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에 비해 미국 시장은 대부분 단일제 시장이에요. 필요한 영앙소를 개인에 맞게 각자 조합하여 섭취할 수 있죠. 실질적으로 생산에 부담이 된다는 걱정이 뒤따랐지만, 본연의 가치를 최대한 의미 있게 전달하기 위해선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제품을 우선 경험해 보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으신 고객을 위함이고, 두 번째는 굳이 추천 필요 없이 본인의 영양소 결핍을 명확히 인지하고 계신 고객을 위함입니다. 품질적 측면을 봤을 때 ‘필리’의 제품들은 다른 브랜드화되어 있는 제품보다 성분 및 함량이 절대 뒤처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해당 성분에 있어서는 가장 좋은 제품이라 자부합니다. 제품을 경쟁력을 알아봐 주셔서 인지 일부 고객분들은 굳이 구독서비스가 아니더라도 단독 제품 구매를 선호하십니다.
하지만 여전히 약 90%에 가까운 고객들이 무엇을 어떻게 챙겨 먹어야 하는지 잘 모르시고, 또 매번 구매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 될 수 있기에 구독 서비스를 추천합니다. 사실 저희 구독서비스의 경우 가격 적으로 봤을 때도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닙니다. 보통 1종이 만원이고, 3종 정도를 추천 드리기에 월 3만 원 정도면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루에 단돈 천원 정도의 가격으로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셈이죠.
그간 진행해왔던 마케팅은 소위 말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이었습니다. 어떤 채널에서 어떤 메시지, 컨텐츠가 어필이 되는지 성별, 연령, 지역 등을 타겟팅 하여 운영하였고, 주 채널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져 컨텐츠의 퀄리티가 중요한 위치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최근 브랜드 매니저를 채용하여 브랜드와 고객 간 커뮤니케이션에 힘쓰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아파서 먹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의지를 가지고 챙겨 먹어야 하지만 이게 참 쉽지 않습니다. 반복을 통해 습관화가 필요한데, 완전한 습관화가 되기 전까진 어렸을 적 부모님이 챙겨줬던 것처럼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영역이죠. 이런 습관화를 위해 애프터케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복용 여부를 체크할 수 있도록 이요. 현재는 습관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후엔 좀 더 개인에 맞는 건강 정보 또한 전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서비스적인 기법 또한 있습니다. 영양제를 먹다 보면 저희가 아무리 챙겨주려 하더라도 불가피하게 밀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아직 영양제가 남은 상태에서 다음 배송일이 다가오면 구독을 해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독을 해지하지 않더라도 먹지 않은 영양제가 쌓이게 되겠죠. 그래서 고민하게 된 게 챗봇 서비스입니다. 다음 정기배송과 결제를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면 고객의 건강관리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죠. 정기 배송일이 다가오면 챗봇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 드립니다. 이를 통해 일주일 연기, 보름 연기, 특정 날짜에 재 배송 요청 등이 가능합니다. 챗봇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확실히 해지 빈도수가 줄어들었고, 저희 서비스를 장기간 유지해 주시는 고객분들 또한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필리’서비스는 단순히 판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 관리의 방법론 적인 차원에서 여러 고민들을 서비스로 녹여내고 있습니다.
전문 인력을 통해 그로스 해킹을 도입했다기보단 본능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으로 살아남기 위한 사고방식이 그로스 해킹 방식과 비슷하다 보니 그렇게 느끼신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통해 액션을 취하고,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죠. 이번이 두 번째 스타트업 창업이어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하우투메리’라는 결혼 플랫폼 업체를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당시 공동 창업한 친구가 계속 운영하고 있는데, 약 6년 정도 함께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 투병생활을 하시면서 회사 일도 쉬게 되었고, 그러면서 여러 가지 건강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과 관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님을 보내 드리고, 이후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제가 고민하고 느꼈던 부분을 사업화를 해보자 하여 만들어진 회사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케어위드’입니다.
물론 업으로 봤을 때 건강기능식품 분야가 익숙한 분야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업의 핵심이 단순히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가 아닌, 고객 서비스를 어떻게 구현하고, 니즈를 충족해 줄 것인지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저희 팀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며, 고객 니즈를 찾아 가치를 만들어낼 줄 아는 팀입니다. 업은 다르지만 결국 본질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에 주저 없이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케어위드팀의 회의하는 모습
일단 초기 시장에 진입할 때 저희가 생각한 주 고객층은 3040 직장인이었습니다. 타겟 설정도 그렇고, 마케팅 또한 3040을 위주로 이루어졌죠. 하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의외로 20대 여성분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과거 우리 세대 때도 건강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나?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희 세대 때만 해도 건강기능식품은 몸에 이상 신호가 오고 이젠 좀 안되겠다 싶을 때 찾았거든요.
20대 고객분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그 차이가 명확했습니다. 저희 세대 때의 건강은 “이제는 정말 관리해야지” 라는 식으로 접근했다면, 20대에겐 당연한 라이프스타일이었습니다. 소위 ‘힙한’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었죠. 이렇게 데이터를 통해 얻어진 인사이트로 브랜드 톤앤매너도 수정하고 있습니다. 주 고객층인 20대 여성에게 브랜드 어필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말이죠.
한국 직장인이 주로 부족한 영양소는 업계에서 소위 ‘칼마디’로 일컬어지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D 3가지 영양소입니다. 물론 저희 데이터를 통해서도 3가지 영양소가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야근이 잦고, 야외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보이는 현상 같습니다. 그래서 실제 추천도 3가지 위주로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피로감을 많이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 활력을 돋워줄 수 있는 비타민B 도 많이 추천하고 있고, 또 육식을 많이 하다 보니 심혈관계 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오메가3도 인기가 높습니다. 오메가 3의 경우 벌써 8차례 정도 재생산하고 있는 것 같네요.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두 같겠지만 의도한 대로 서비스를 이용해 주시는 고객 님들을 보았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예전엔 매번 못 챙기고 오래되어 버리고 무한 반복이었는데 필리가 세심하게 잘 챙겨줘서 지금은 꾸준히 먹고 있다는 후기도 있었고, 실패만 했던 내가 벌써 몇 달째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챙겨 먹고 있다거나, 삶의 질이 올라가 너무 좋다는 리뷰 등이 떠오르네요. 이렇게 자발적으로 올려 주시는 리뷰들이 저희에겐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고객분들께 어떻게든 보답해 드리고 싶은데 고객분들과 실질적 소통을 이어 나가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보답이 아닐까 싶어 몇몇 고객분들께 손 편지를 보내 드릴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핵심적인 제품 위주로 추천을 드리고 있는데, 향후에는 좀 더 개개인에 맞춰 다양한 니즈를 충족해 드릴 수 있도록 제품 성분 라인업을 늘려갈 예정입니다. 사실 이미 많은 고객분들이 요청해 주고 계셔서 요청만으로도 출시 예정 제품 라인업이 15개는 됩니다(웃음). 뿐만 아니라 서비스 개선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바틀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 상품을 향후에는 약국에서 약을 지어 오는 것처럼 한 포씩 소포장 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해외에는 건강기능식품도 니즈에 맞게 소포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규제로 막혀 있어서 현재는 불가합니다. 때문에 고객의 요청과 수요가 많은 조합부터 멀티팩 형태로 시작을 해볼 계획입니다. 또 앞서 언급 드렸던 것처럼 앱 개발 또한 진행 중에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도화, 개인화된 건강 관리 시스템을 주요 사업 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