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시간에는 PM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글을 적었다. 오늘은 제품팀, 그리고 관련 리더들의 역할에 대한 부분이다.
회사에서 셀 업무 방식을 도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개 셀이 폭파되어 셀원들이 다른 셀로 뿔뿔이 흩어졌다. 또, PM들의 자율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상위 manager인 Product Head 자리가 하루아침에 공석이 되기도 했다.
회사에서 팀의 구성, 그리고 리더의 역할 범위에 관련된 이슈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기준을 알아두고자 했다.
먼저 책에서 말하는 제품팀 기준, 리더의 역할에 대한 내용을 장표에 요약해서 소개하였다. 그리고 우리 회사가 가장 못, 안되는 것들을 골라 대안을 나누어 보았다.
먼저 좋은 제품팀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얘기하였다.
책에서는 좋은 제품팀이라면, 주어진 것을 달성하는 용병팀이 아닌 비전을 보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미션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 말한 10가지 미션팀의 원칙은 아래와 같다.
우리는 현재 3가지 부분에서 크게 부족하다고 느꼈다. 회사의 비전, 팀 협업, 그리고 자율성.
첫 번째로, 비전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회사의 단계별 전략이 명확하지 않았고, 그래서 분기마다 셀에 명확한 성과 목표가 요구되기 어려웠다. 다만, 다음 세션이 ‘제품 비전과 전략’에 대한 시간이기 때문에, 이번 시간에서는 문제만 짚어두기로 했다.
두 번째로 팀 협업, 특히 협업을 위한 셀원 동기부여에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PM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얕은 문제의식으로 쉽게 셀이 생기고, 또 해체되는 조직 개편 과정이 동기를 잃게 하는 핵심 문제라고 생각되었다. 아래는 이에 대한 논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헬 : 오래 같이 일해야 본딩이 있는 건데, 너무 자주 조직 개편을 한다. 지향하는 업무 방식은 미션팀인데 조직 운용은 용병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 : 아쉽다 확실히. 직전 셀은 기획서 필요없을 만큼 숙련된 사이였는데, 그런 팀이 해체된 것은 굉장히 아쉬웠다.
헬: 그러니까 애초에 셀 만들 기전에 개발 없이 한번 테스트 해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 : 제품 발견 프로세스할때 이 얘기하려했다. 개발자 갖추기 전에 프로토타입 만들어서 빨리 검증하고 불씨 확인한 상태에서 셀 만드는게 좋을 것 같다.
잦은 조직 개편에 대해, 세 가지 항목을 합의하였다.
전략적으로 셀을 해체할 수 있다. 다만, 긴 시간 호흡을 통해 숙련된 팀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자.
문제의식과 불씨는 개발 없이도 먼저 검증할 수 있다. 검증 후 셀을 셋업 하면, 보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빠른 속도로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OKR 등을 통해 존폐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기간을 반드시 설정하고 상품을 시작하자.
마지막은 자율성 즉, 셀 맘대로 솔루션을 정하고 만들어도 되냐의 문제였다. 셀에 구체적 성과목표가 부여된 이후라면, 당연히 솔루션에 대한 자율성은 셀에 있다. 문제와 방향은 공유하되 방법은 셀에서 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적으로 꼭 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조건 간섭하지마’의 태도는 지양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경영진과 제품팀의 소통을 통해 ‘높은 신뢰 수준의 약속’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제품팀에 대한 얘기가 끝나고, 리더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아래는 책에 나오는 Product, Design, Tech Head 역할의 가장 에센스만 적어둔 장표이다.
리더는 각 기능의 역할뿐만 아니라, 위 역량이 검증된 사람이어야 한다. 이에 비춰볼 때 우리 회사의 리더 역할에는 빠진 고리가 있었다.
Product Head는 operator 역할은 잘 했지만, PM 성장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 부분이 나의 역할이 되었다)
Design Head는 어떤 역할도 독립적으로 하지 못했다.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Product Head가 Design Head의 역할 범위까지 넘어와서 권한을 행사한 것이 원인이었다.
Tech Head는 본인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었다. 다만 에너지 레벨이 낮았기 때문에 저자가 강조하는 ‘세 명의 제품 리더가 똘똘 뭉칠 때 진짜 팀이 잘 돌아간다’의 수준으로 Head들의 연합을 주도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Product와 Design Head는 공석이 되거나 교체되었다. 우리의 대화는 채용의 문제까지 이어졌고 역할의 기준을 명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업계에서 해당 포지션으로 유명하니까’ 만으로 채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모두가 느꼈다.
이번 세션의 내용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타 조직 협업이 많이 필요했다. 특히 전략팀과 리더들의 협업이 필요했다. 전략과의 협업은 다음 세션에서 다루기로 하고, 리더들과 아래처럼 실행해 나갔다.
Product head는 CEO의 의지로 공석이 되었다. 당분간 Operator의 역할은 Growth TF라는 임시조직을 통해, PM 성장에 대한 역할은 내가 담당하기로 했다. 이는 원칙과 다르므로, 우리는 계속해서 이 상황을 피드백 해두기로 했다. 당장은 Head의 부재를 계기로 더 주도적인 PM 역할을 해보기로 했다.
Design Head는 교체되었다. 새로운 Head와는 인스파이어드 내용을 공유했고, 고객 여정과 전체 디자인 일관성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역할할 수 있도록 주 1회 미팅을 통해 점검하기로 하였다.
위에 잠깐 ‘세 리더의 똘똘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내용에 대해 언급했다. Growth TF, Design, Tech Head는 매주 목요일 ‘우리 잘 돌아가고 있나’라는 이름의 회의를 진행한다. 정례 회의와는 별도로, 이슈를 들고 Head들이 같이 머리를 맞대는 모임이 드디어 생겼다.
이 외에 ‘제품 총괄’이라는 역할에 대한 설명도 장표에 있다. 현재 우리 회사는 거기까지 생각할 단계가 아니어서 주된 논의 주제로 다루지 않았다.
#. 매 회에 논의한 내용들은 모두 실행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모든 직원을 모아 타운홀 미팅을 통해 “오늘부로 00를 선포합니다!!” 할 수도 있지만, 우리 회사는 허식에 대한 상처가 많기 때문에 실무자 미팅 + 주기적인 점검으로 차근차근 실행해나가고 있다. 꼭 필요한 내용만 선별하여 Bi-weekly 행사를 통해 전 직원 공유하려고 한다.
도니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