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만큼만 내는 자동차보험, 990원 운전자보험.
보험 상품 이름만 들어도 ‘보험사’하면 떠오르는 다소 경직된 이미지와 달리, 혁신의 분위기가 풍긴다.
한화,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등 대형 투자사들이 합작하여 설립된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
이번 인터뷰에서는 캐롯손해보험의 출시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캐롯손해보험 이수영 디지털마케팅 팀장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캐롯손해보험에서 디지털마케팅팀을 리드하고 있는 이수영입니다. 저는 졸업 후 삼성카드에 입사해 4년 정도 마케팅지원 부서에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야후코리아를 거쳐 DB손해보험에서 고객 서비스의 온라인 프로세스를 설계하기도 하고, e-crm 업무를 담당했으며 라이나 생명에서 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마케팅 업무를 주로 리드해왔습니다. 틀이 갖추어진 기업에서의 업무 보다는 보험 비즈니스를 새로 만들어 마케팅을 해 보고자 3년 전 캐롯손해보험 설립 검토 초기 단계에 합류하였습니다. 캐롯은 새로운 보험 회사, 기존과 다른 보험,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기존 보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많은 마케팅을 시도해 볼 수 있고 고객의 접근, 고객의 이해, 더 나아가 보험에 대한 인식을 보다 디지털화 하는 것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디지털 1호 손해보험사의 마케팅팀으로 고객과 가장 가깝게 마주하는 팀입니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환경에서 캐롯손해보험 상품 세일즈를 위한 Full-Funnel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기초적인 광고 채널부터 경품이벤트, 영상 광고, 인플루언서마케팅 등 캐롯손해보험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시장 이슈에 대응해 신규 상품 출시를 제안하기도 하고 온라인상 고객의 행동패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고려해 UI/UX를 개선합니다. 향후 캐롯DMP를 구축해 청약 가능성이 높은 가망 고객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캐롯손해보험은 온라인에서 모든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플랫폼 비즈니스 기반의 보험 브랜드다보니, 플랫폼 상에서의 UX가 보험가입이나 보험 상품의 인지로 연결되는 역할을 해야 하고, 더불어 타 보험사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하기에 플랫폼이 구축되는 과정에서 UI설계에 많은 신경을 쏟았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마케터의 입장을 설득해야 하다 보니,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개발자와 상품 기획자, 마케터의 시선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보험 산업 자체가 다소 경직되어 있기에 보다 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설득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수치화된 데이터를 통해 결국엔 설득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캐롯손해보험의 생활 밀착형 보험을 합리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테크가 기반된 보험서비스를 기존 보험사가 접근하지 않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 보험인 퍼마일자동차보험 또한 Km당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안타면 월 기본료만 납부해 합리적인 보험입니다. 이 외에도 필요할 때만 켜고 끌 수 있는 ‘스마트ON보험’ 시리즈도 이러한 포지셔닝 전략하에 나온 상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고객의 생활 패턴에 맞춰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보험, 손해 보지 않는 손해보험을 만드는 회사라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주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테크는 이러한 보험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캐롯손해보험 = ‘보험을 쉽게’
사실 보험을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고가 나기 전까지, 보상을 받기 전까지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굳이 필요할까? 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심리나 인식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보고자 하는 전략을 기반으로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며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서 설명드린 ‘스마트ON보험’이라는 스위치형 온오프(On-Off) 보험이나, 여행이나 애견 산책 등 목적이 있을 때만 사용 가능한 보험 상품을 통해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경감시키면서도 보험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게 전략을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특히 990운전자보험의 경우,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팀에서 주도적으로 마케팅을 고려해서 만든 상품인데요. 소비자가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만들 수 있는 접점으로, 보험가격으로는 파격적인 ‘990원’이라는 최소한의 가격으로 만들어낸 상품입니다. 전통적인 보험사에서는 상품을 기획할 때 ‘이 상품을 팔아서 손해보지 않는가?’부터 고려하는데 반해, 소비자 입장에서 기획한 상품인만큼 마케터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들은 곧, ‘보험을 쉽게’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2030세대에게 보험은 어렵고 불편한, 그렇지만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국내 최초 디지털 손보사로 디지털 세대인 2030에게 더 쉽고 부담스럽지 않게 보험의 인식을 바꿔 주는 것이 저희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의 퍼포먼스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보험을 더욱 간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납득이 가는 보험’을 만들어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상이나 SNS 매체를 통하여 재미있고 친근하게 접근하고자 하며, 홈페이지도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쉽고 트렌디하게 구성하고 있습니다.
2020년은 ‘도약을 위한 준비 기간’ 그리고 2021년은 ‘도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2020년에는 고객에게 캐롯손해보험을 ‘인지’ 시키기 위한 캠페인 활동 및 캐롯손해보험과 맞는 매체를 찾는 ‘광고 매체 및 상품 TEST’를 중점적으로 진행하며 ‘도약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삼았습니다. 2번의 TVCF와 다양한 온라인매체를 집행하며 인사이트를 축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020년의 테스트 성과를 바탕으로 2021년에는 성과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을 진행해 ‘도약’하고자 합니다. 퍼널 구조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기존에 캐롯손해보험을 인지한 고객이 최종 보험 가입까지 할 수 있도록 퍼널 단계별로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입을 유도하는’ 퍼널에 집중
디지털 보험은 설계사 없이 고객이 직접 보험에 가입해야 하다 보니, 다른 보험사와 마케팅 방법론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보험사에서 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설계사가 말그대로 보험을 설계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설계사에게 보험 설계를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러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보험에 가입해야겠다고 이미 마음을 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복잡하게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인증하는 과정을 모두 겪어도 도중에 이탈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때문에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오기 위해 보험사들의 마케팅은 대부분 유입 단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캐롯의 경우에는 고객이 구매 여정에 진입하기 전에, ‘진입을 유도하는’ 퍼널에 보다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 드렸듯, ‘보험을 알아봐야겠다’ 라는 인식 자체를 경험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위한 상품 설계와 서비스 설계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이미 보험에 가입하겠다고 마음을 정한 고객과는 다르게 이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도중에 이탈하지 않도록 최대한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진입 허들을 낮추려는 시도들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보험업이 유통업이나 소비재에 비해 여러가지 제도 등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아 마케터로서 많은 고민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가장 많이 고민되는 부분은 상품이 필요한 고객을 정확하게 찾는 ‘정교한 타겟팅’ 입니다.
디지털손해보험사로서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제외하고 소액•단기보험 중심으로 상품라인업이 구축되어 있어, 정교한 타겟팅을 통한 유효고객 확보가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테크 기반인 회사의 장점을 살려 내부 DMP를 구축하고, 디지털혁신본부 Tech 개발팀의 도움으로 타겟팅 정교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22년 구글의 쿠키 사용 중지 정책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각 매체에서 제공되는 API 툴 연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채널에서 허들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다만, 디지털 보험사로서 ‘데이터’를 활용해 그 허들을 낮추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향후 보험시장은 현재 보험사에서 출시한 상품을 일방적으로 가입하는 구조에서 개인의 상황과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보장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 첫 단추가 국내에선 얼마 전 열풍이 불었던 ‘보험리모델링’과 ‘미니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험리모델링을 통해 부모님이 들어주신 보험을 유지하던 20-30세대가 중복보장이나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만 남기고 불필요한 보험은 해약했습니다. 또, 미니보험을 통해 보험 경험이 없던 고객 혹은 추가 보장이 필요한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사례로는 레모네이드를 들 수 있습니다. 동일한 보장이 필요한 사람들끼리 모여 P2P형식의 보험이 활성화되어 다양한 보험 상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캐롯손해보험도 ‘테크’ 기반의 강점을 살려 개인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보험에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합리적인 보장과 보험료를 갖출 예정입니다.
때문에 저희 서비스와 상품을 통해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더 좋게 개선되어서 더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게 바람이에요. 그래야 보험 시장에서 더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해볼 수 있고, 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저희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다량의 정보를 학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저는 산업 내의 타 경쟁사나 마케팅을 잘하는 곳들을 주기적으로 찾아보곤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업무시간 외에도 주말이나 개인적인 시간을 이용하여 정말 많은 서칭을 하는 편입니다. 타사의 마케팅 의도를 분석하고 파악하다 보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도 많고, 또 좋은 마케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부지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뭐가 바뀌었는지는 본인이 찾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보험업이 디지털에서 다른 업종보다 규정이나 소비자 인식 등 여러 부분에 있어서 마케팅적으로 어려움을 갖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변화할 것을 대비하여 타산업의 마케팅 사례를 벤치마킹하기도 하고, 이를 기반으로 규제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마케터들의 기본적인 역량은 성실함이라고 봅니다. 끊임없이 검색하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끊임없이 실행해야 트랜드를 쫓아 가며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으니까요.
요즘 트랜드가 정말 빨리 바뀝니다. 이에 고객의 성향과 구매 여정 또한 예전과 달리 빠르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마케터들은 고객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지치지 않고 성실한 모습으로 마케팅 업무를 바라보는 것이 좋은 마케터의 역량이라고 봅니다.
특히 마케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디지털마케팅 영역에서는, 마케터가 기초적인 개발 지식도 없으면 개발팀과의 협업이 필요할 때 설득하기가 어려워져요. 저희 마케터분들도 모르는 용어가 많다 보니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거든요. 테크 영역을 예로 말씀드렸지만, 다양한 영역을 부지런하게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는 분야가 넓어질수록 더 나은 마케팅 아이디어나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함으로 마케팅을 바라본다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고, 이를 곧 실행하여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해당 콘텐츠는 모비데이즈 이인지 매니저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