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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Jul 05. 2021

작은 스타트업의 온라인 마케팅 실패 일기 2



장기간 운영하는 광고가 익숙해질 때, 실패가 찾아온다.



온라인 마케팅을 하면서 가장 재미를 느끼는 시기가 있습니다. 새로운 마케팅을 처음 시작할 때입니다. 신생 회사의 신제품 출시 마케팅! 경력이 있는 마케터가 회사 이직 후 처음 시도하는 마케팅! 신규 광고 채널을 처음 시도해보는 테스트! 등 언제나 모든 마케팅에는 시작 단계가 있습니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 성공에 대한 기대감, 실패에 대한 불안감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생기고 작은 확률로 마케팅이 성공할 때만큼 재미있는 시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시작 단계에서는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 광고를 관리하게 됩니다. 효율이 안정될 때까지는 광고 소재, 순위 관리, CPC 관리 등을 집중해서 하면서 효율이 나오게 합니다. 그러나 그 단계가 지나고 광고 효율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점점 그 광고 채널을 관리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관리가 소홀해지고 장기간 운영한 광고가 익숙해질 때, 실패가 찾아옵니다.


저도 이번에는 오래 진행해 가장 안정적이었던 광고에서 실패하였습니다. 광고 종류는 “네이버 검색광고“입니다. 경력이 쌓인 마케터라면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광고 채널이 있습니다. 광고 종류에 따라서 특기가 구분될 수도 있고, 광고 채널에 따라서 구분될 수도 있습니다. 검색광고 전문가! 디스플레이 전문가! 페이스북 전문가! 구글 전문가 등으로 특기가 생기게 됩니다. 여러 종류의 광고 채널을 동시 운영하지만 그중에서 저한테 가장 자신 있는 광고를 선택하라고 하면 주저 없이 저는 “네이버 검색광고”입니다.  




네이버 홈페이지에서도 스스로 “네이버의 대표적인 마케팅”이라는 문안으로 홍보하는 검색광고




이 광고를 자신 있어 하는 이유는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운영해봤을 뿐 아니라, 광고를 하는 업종이 달라도, 상품이 달라도 언제나 저한테 가장 안정적인 효율을 내주는 광고 채널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케터이다 보니 꽤 많은 회사를 경험하였고 이직하면서 새로운 회사에서 마케터로서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 언제나 네이버 검색광고는 저한테 실망을 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 광고가 노출 및 효율이 높아지면서 이 광고들의 광고비 비중이 더 높고 관리하는 시간도 더 많지만, 그래도 언제나 저 스스로 가장 자신 있는 광고는 네이버 검색광고입니다. 


최근 몇 년간은 이제 더 이상 검색광고가 필수가 아니라서 처음부터 DA, VA 광고를 하는 경우도 많고 앱 설치 광고(CPI)를 하는 회사나 게임 회사 등에서는 검색광고가 크게 의미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검색광고(SA)는 온라인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광고이고, 그중에서 네이버 검색광고는 몇 년간 한국에서 1등 광고 매출이 나오는 가장 안정적인 광고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 있는 광고에서 꽤 큰 실패를 최근에 경험하게 됩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에 전주에 진행한 모든 광고 채널들을 주 단위로 비교 분석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거의 변동이 없는데, 주 단위로 유독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광고 중에 네이버 검색광고가 확인이 됩니다. 이 광고에는 매월 약 1000~3000만원 정도의 광고비를 변동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4~10 네이버 검색광고 회원가입 전환 38 / UTM 설정 GA 기준 / 광고비 2,054,536원




1/11~17 네이버 검색광고 회원가입 전환 29 / UTM 설정 GA 기준 / 광고비 3,426,214원




1/4~10 : 전환 38 : 광고비 2,054,536원

1/11~17 : 전환 29 : 광고비 3,426,214원 



특히나 효율이 떨어진 기간에 광고비를 약 140만원이나 더 많이 사용했는데도 더 안 좋은 상황입니다. 광고비는 온라인 마케팅에서는 가장 중요합니다. 광고비를 비슷하게 써서 효율이 떨어져도 안 좋은 상황인데, 더 사용했음에도 효율이 떨어진 건 정말 안 좋은 상황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이버 검색광고는 현재 회사에서 약 2년 넘게 운영하는 상황이라서, 어떤 광고 채널보다도 가장 안정적으로 효율 관리가 된 상태였습니다. 단순하게 시즌적 요인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인데, 왠지 느낌이 안 좋아서 더욱더 자세히 효율이 떨어진 원인을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광고 소재? 전주와 비교해서 동일하였습니다. 순위 관리? 메인 키워드 순위 변동이 소폭 있었습니다. 랜딩페이지?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벤트? 전주와 동일한 이벤트였습니다. 홈페이지? 변동이 없었습니다.


눈에 띄는 변화가 거의 없는데 도대체 왜 효율이 떨어진 지 확인이 안 되다가, 갑자기 큰 원인을 찾게 됩니다.  



네이버 광고 관리자 변경 이력 / 검색 광고는 변경 이력이 하나도 없다!



효율이 떨어진 실패의 원인은 충격적이지만 “광고 관리를 아무것도 안 했다!“입니다. 네이버 광고 관리자에서 모든 광고 수정 이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재 변경, 키워드 추가, 입찰가 변경, 설정 변경 등 모든 광고 변경 사항을 투명하게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거의 수정한 이력이 없습니다. 변경 이력이 많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마케터가 얼마나 그 광고 채널에 관심을 갖고 있고, 얼마만큼 시간을 들여 관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변경 이력을 보면 쉽게 파악이 가능합니다. 신입 마케터나 광고 대행사가 내가 맡긴 광고를 얼마나 열심히 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할 때도 변경 이력을 보게 됩니다.


네이버 검색광고는 현재 회사에서 오랜 기간 언제나 효율이 높은 광고 채널이다 보니, 최근에 저희 마케팅팀 그리고 외부 광고대행사 담당자 등 그 누구도 이 광고를 건드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초반 이 광고를 시작할 때는 하루에도 몇 시간씩 키워드 추가, 입찰가 수정, 소재 변경 등 제가 직접 가장 많은 시간을 써가며 관리했었는데 점점 효율이 높아지고, 다른 신규 광고 채널들도 동시 운영을 하게 되면서 거의 건드리지 않는 광고가 된 경우입니다. 괜히 수정해서 효율이 떨어질까 봐 그 누구도 수정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현재 저희 회사는 여러 광고 채널을 동시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광고, 카카오톡 광고, 구글 디스플레이 광고, 페이스북 광고 등 약 10개의 광고를 변동적으로 운영합니다. 그 여러 개 광고 중 효율이 가장 좋은 광고 1~3순위 안에는 언제나 네이버 검색광고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정하지 않아도 워낙 효율이 좋다는 핑계를 대면서 더 높은 효율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오랜 기간 고민해서 수많은 테스트 결과를 통해 운영한 광고 채널이라 더 이상 효율이 높아지는 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검색광고에서 가장 기본인 순위 관리도 거의 안 하고 있다는 건, 정말 잘못된 경우입니다.


왜 이렇게 광고 관리를 소홀히 했을까? 곰곰이 실패 원인을 생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실패 원인             



광고 관리를 자주 안 해도 다른 광고에 비해서 효율이 지속해서 높다. 그래서 수정을 안 하고 있다.

장기간 운영해서 그동안 여러 테스트를 걸쳐 현재 광고 설정(소재, 순위 등)을 찾았고, 이 설정보다 높은 새로운 설정을 찾는 건 어렵다 보니 신규 테스트를 안 하고 있다.

다른 신규 광고를 테스트하느라, 오래된 광고는 점점 소홀해지고 있다.

네이버 검색광고 운영에 대한 자신 스스로의 자신감이 높아서 이 광고를 동료들이나 외부 협력 광고대행사에 맡기지 않고, 수정 의견을 내더라도 반대를 하고 있다.





가장 먼저 네이버 검색광고는 효율이 지속해서 높다 보니, 안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광고들과 비교해 관리를 잘해서 효율이 높은 게 아니라 검색 광고 특성상 효율이 높다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오랜 기간 운영하면서 수많은 테스트를 했으니 이제는 더 이상의 테스트는 큰 의미가 없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카카오, 구글의 신규 광고들, 그리고 다른 신규 광고 채널들을 매월 테스트로 진행하면서 새로운 광고를 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었습니다. 오래되고 안정적인 광고들이 어찌 보면 가장 핵심적인 광고인데, 새로운 광고를 테스트하는 재미에 빠져서 중심 광고들을 소흘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마케팅 팀장인 제가 이 광고를 워낙 좋아하고, 자신 있어 하고, 직접 관리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저희 회사 마케팅 팀원들과 외부 협력 광고대행사 담당자들이 이 광고를 수정하는 걸 피하고 있었습니다. 스타트업답게 다른 광고들은 그 누구라도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다양한 테스트를 허락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가 스스로 만들어 놓고, 이 네이버 검색광고만큼은 누가 수정하고 의견 내는 것조차 싫어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을 쓰면서 예전 생각을 해보니, 효율이 떨어져도 오래되고 안정적인 광고에는 그냥 꾸준히 광고비를 쓰던 회사들이 생각이 납니다. 왜 효율이 떨어져도 계속 광고비를 줄이지 않고 쓰냐고 물어보면 “이 광고는 효율이 몇 년간 좋았다! 잠시 효율이 떨어졌다고 광고비를 줄일 생각이 없다! “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광고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가 있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결국 효율이 지속해서 떨어지면 큰 광고비 손해를 보고, 그제야 광고비를 줄이게 됩니다. 특정 광고에 대한 자신감이 나쁜 건 아니지만, 냉정하게 결과를 숫자로 평가해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네이버 검색광고”는 저와 함께한 광고였습니다. 많은 실패를 주기도 했지만, 그 어떤 광고보다 많은 성공을 준 광고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이제는 제가 이 광고의 담당을 포기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 광고 관리를 다른 동료들과 후배들한테 넘겨줄 때입니다. 이 광고를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는,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개선해 나가는 성실함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장기간 광고를 운영하면서 익숙해지고 운영에 자신감이 생길 때, 그때 꼭 실패가 찾아옵니다. 이 시기에는 꼭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마케팅에서는 “자신감”이 “성실함”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작은 스타트업의 온라인 마케팅 실패 일기 1편 보기



작은 스타트업 마케팅 팀장 K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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