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내용은 카카오의 ‘if(kakao) 2021’ 중, <NFT, 크리에이터와 팬을 연결하다>와 <한정판 디지털 아트 플랫폼 Klip Drops> 세션을 참고했습니다.
‘Non-Fungible Token :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키워드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NFT’다.
희소성을 가졌으니 그만한 가치(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인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서 대표적인 디지털 자산으로 거듭났을 뿐 아니라 고유한 값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 교환은 물론이고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가상의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의 결합은 자산 소유권을 명확하게 해주니, (후술하겠지만) 고가의 예술품은 물론이고 게임이나 부동산 등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자리했다.
피카소나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유명 작가들의 미술 작품이 소더비 등과 같은 오피셜한 경매 시장에서 고가에 팔리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그리 어색하지 않은 풍경인데 ‘그 미술품이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 그리고 얼마에 팔리느냐’에 늘 집중되곤 한다. 그런데 이제는 NFT로 무엇이 얼마에 책정되어 팔렸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프라인 경매에서 디지털 자산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온 듯한 모양새다. 거래 플랫폼의 형태는 오프라인에서 디지털로 바뀐 듯한데, 거래되는 낙찰가의 ‘피크(peak)’를 향한 대중들의 시선과 관심은 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과거 MBC <무한도전>에서 당시 무도 멤버였던 유재석, 노홍철, 정형돈이 알래스카에서 ‘김상덕 찾기’를 진행했을 때 ‘무야호’라고 외치던 출연자의 모습이 꾸준하게 회자되고, MZ세대 사이에서는 밈(meme)으로 형성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MBC에서 출시한 NFT 중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한다. 팔린 금액은 무려 950만원.
MBC도 NFT 사업에 진출해 ‘아카이브 by MBC’라는 거래 플랫폼을 내놓았고 ‘문화방송 개국’부터 ‘강다솜 아나운서의 안녕 모음’, ‘코스피 사상 첫 3천 시대 진입’ 등 다양한 장면들 중 8초 분량의 ‘무야호’가 비싸게 팔린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봤던 장면이고, 또 시간이 흐르면서 그 짧은 ‘찰나의 장면’이 이렇게 소유할 수 있는 하나의 자산이 되어버렸다.
‘무야호’와 더불어 아이들의 대통령이라 말하는 뽀로로 캐릭터도 NFT로 만들어져 경매에 붙여진다고 알려졌다. 뽀로로의 IP(지식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를 기반으로 하고, 메타버스 및 NFT 플랫폼 ‘더 샌드박스’를 통해 딱 1개의 뽀로로 캐릭터 NFT가 발행된다. 뽀로로에 이어 핑크퐁의 아기상어 역시 NFT로 만들어진다고 하였으니 이미 폭넓게 자리한 수많은 캐릭터들이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어져 어쩌면 고가에 팔릴 수 있을 듯하다.
이러한 캐릭터와 더불어 NFT 시장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자산은 역시나 ‘미술품’이겠다.
카카오에는 블록체인을 총괄적으로 다루는 글로벌 자회사 카카오G가 있고 그 아래 블록체인 플랫폼과 관련된 포괄적 서비스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자회사 그라운드X(Ground X)가 존재한다.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이자 카카오의 암호화폐를 클레이튼(Klaytn)이라 부른다. 이는 비트코인처럼 하나의 코인으로 보는 경우들도 있기는 한데, 분산 애플리케이션인 ‘DApp(디앱, 분산 응용 : Decentralized Application)’을 구축하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개발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낸 한정판 디지털 아트 거래 플랫폼이 바로 ‘클립 드롭스(Klip Drops)‘다.
그라운드X의 클립 드롭스를 언급하기 전 디지털 아트 시장의 급성장을 짚을 필요가 있겠다. 실제로 if(kakao) 세션에서도 디지털 아트 시장의 성장세를 이야기했다.
카카오 if에서는 2020년 3천억 원이나 되었던 규모가 2021년 2분기 기준으로 무려 1.5조원 수준으로 폭풍 성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성장 그래프와 함께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NBA의 명장면 및 NBA 선수들의 플레잉 동영상을 ‘탑샷(Top Shot)’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판매 및 유통하는 기업 대퍼랩스(Dapper Lab’s)를 꼬집어 이야기했다. 이 기업의 기업가치는 (거품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무려 8조 원을 넘어선다. 탑샷의 경우 올해 초만 해도 3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대퍼랩스 홈페이지에서는 이러한 NFT 트렌드를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라 써 붙였다. 그러면서 ‘무엇인가 소유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라고도 했다. 공식적으로 라이선스가 부여된 NBA의 디지털 모멘트는 9달러 짜리 스타터팩부터 1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이 새겨진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의 덩크 장면도 존재하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와 더불어 위에 언급한 동영상들 모두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고, 손에 잡을 수 없는 어쩌면 무형의 것을 돈으로 거래해 소유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생각해보면 디지털 자산이라는 개념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복제 가능하므로 원본과 복제본을 구분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위변조가 불가하고 소유권을 증명한다고 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위와 같은 디지털 파일과 결합해 원본이 무엇이고 디지털 자산이 몇 개나 만들어졌고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까지 확인 가능해졌다. 그러므로 ‘한정판’이라는 개념까지 생겨난 것이다.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메인넷 클레이튼에서 가상 세계에 만들어진 가상자산 지갑 ‘클립(Klip)’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프리미엄 한정판 디지털 아트’라는 개념의 작품 거래 플랫폼으로 응용한 것이 바로 클립 드롭스다. 회화, 조각, 공예 등에 이르는 전통적 개념의 아트부터 최근 테사(Tessa)와 같은 미술품 거래 플랫폼에서 핫하게 거래되는 팝아트, 스트리트 아트, 일러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담고 있으며 이는 주요 갤러리 및 예술 관련 기관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클립드롭스는 올해 7월 21일 론칭했고 참여 작가는 24명, 판매 작품은 50여 개로 아직 적은 편에 속할 수 있는데 판매액은 28억 원이고 최고가로 팔린 작품은 무려 9천600만 원이었다고 한다. 미스터 미상(Mr.Misang) 작가라던가 김태호 작가, 명민호 작가 등이 대표적으로 꼽는 아티스트다.
창작한 결과물을 수익화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인지도 즉 유명세가 있어야만 했다. 유명하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굳이 구매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NFT 시장에서는 비록 작가의 그림을 봐주는 사람이 적다고 해도 이들을 위해 작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준다는 것에 포커싱하고 있다. 무명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아티스트이자 작가이면서 크리에이터인 사람과 팬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은 크리에이터가 성장하고 인지도를 가질 수록 작품의 가치도 오르기 때문에 무명 작가나 무명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 사람 모두 이익을 위한 공동체가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의 잠재력이 가능성이 되고 언젠가 인지도를 갖게 되면 작품의 가치는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다.
위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동영상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지금의 NFT 열풍을 거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의 아티스트인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도 ‘NFT를 꾸준하게 끌어내는 업계나 업자 모두 사기꾼에 불과하다(NFT is an International Scam)’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마이클 윙켈만(Mike ‘Beeple’ Winkelmann)이라는 1981년생의 디지털 아티스트는 자신의 또 다른 이름 비플(Beeple)로 활동하는데, 2007년부터 매일 온라인을 통해 올린 5000개의 비플 작품을 콜라주로 표현한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라는 NFT 적용 작품이 무려 6천980만 달러에 팔리는 것을 목격하며 이처럼 표현했던 것이다. 사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코멘트와 관계없이 크리스티에서는 ‘디지털 미술사의 굉장히 독특한 작품(a Unique work in the history of digital art)’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더구나 7천만 달러에 가까운 낙찰 금액은 디지털 작품에서 역대 최고가라 할만하다. 그러나 ‘이게 과연 정상적인가’ 하는 문제는 또 다른 이슈일 듯하다.
사실 NFT는 블록체인 기술과 떨어질 수 없는 개념이지만 이를 규제한다거나 법적인 보호 체계가 제대로 마련된 것도 아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말처럼 ‘사기 행위’로 보일 수도 있다. NFT의 가치를 두고 ‘봉이 김선달’이라는 표현으로 비꼬는 경우들도 많았다. 고가에 팔려나가는 NFT 상품이 정말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미디어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NFT 작품들에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할 수 없는 ‘거품‘들이 끼어있다“라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FT가 가진 기술적 측면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쩌면) 사행성을 조장하는 게임 속의 NFT가 개인을 증명할 수 있는 보안 문서나 문화 생활을 위한 티켓, 나아가 금융 시장 어딘가에 응용하고 접목할 수 있을 법한 수준의 테크놀로지라는 점만 보면 긍정적일 수도 있겠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역시 NFT의 등장 자체가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시대가 흐르고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 그 기술이 올바르게 쓰이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법적 보호나 규제가 없어 왜곡되는 경우들도 있고 좋은 기술을 우회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NFT 기술 역시 마찬가지인데 NFT에 부여된 희소성과 유일성, 대체 불가한 별도의 인식 값이라는 진정한 가치와 기술이 올바른 제도와 보호 아래 ‘정말 아름답게’ 쓰이기를 바란다.
※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NFT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1인이 카카오의 ‘if(kakao) 2021’ 세션을 보고 난 후 정리한 글일 뿐, 클립드롭스와 전혀 관계없습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경우 댓글로 남겨주세요.
– 아카이브 by MBC, archivebymbc.com
– <The Incredible Rise of NFTs and NBA Top Shot>(2021.2.23), frontofficesports.com/the-incredible-rise-of-nfts-and-nba-top-shot
– 르브론 제임스의 덩크 모멘트 : nbatopshot.com/listings/p2p/c561f66b-5bd8-451c-8686-156073c3fb69+de32d3fb-0e6a-447e-b42a-08bbf1607b7d
– 클립드롭스 : klipdrops.com
– <한정판 디지털 아트 플랫폼 Klip Drops> 세션 동영상
– <“NFT is an International Scam” by David Hockney, a global painter>(2021.4.5), newsbeezer.com
–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 onlineonly.christies.com/s/beeple-first-5000-days/beeple-b-1981-1/112924- <JPG File Sells for $69 Million, as ‘NFT Mania’ Gathers Pace>(2021.3.11), nytimes.com
– <[이슈리포트] NFT(Non Fungible Token)을 둘러싼 최근 이슈와 저작권 쟁점>(2021.6.9), copyrigh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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