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목표, 더 빠른 협업, 더 높은 생산성
회사의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혼자 하는 일과 다른 사람들과 협업을 해야 하는 일. 혼자 하는 일을 아무리 잘해도, 조직 내 협업이 원활하지 않다면 조직은 절대 빠르게 성장할 수 없다.
따라서 팀 내, 팀 간, 조직 전체의 협업을 위해 많은 조직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일수록 다양한 팀의 구성원이 원활히 협업해야 더 빠른 성장과 10배 좋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협업 방법 중 하나가 데일리 스크럼이다. 스탠드업 미팅이라고도 하는데, 목적과 형식은 같다. 데일리 스크럼을 1년 넘게 해 본 경험을 통해 데일리 스크럼을 도입하려는 조직이나, 개편하려는 조직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업무 공유 방식 중 하나로, 매일 아침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 당일의 업무와 협업 요청 사항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 전체는 매일 아침 서로의 업무 일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스크럼(Scrum)은 원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사용되던 애자일 개발 프로세스 중 하나를 의미했다. 그런데 ‘애자일(Agile)’, ‘린(Lean)’ 등의 개념이 소프트웨어 분야를 넘어 스타트업 전반, 다양한 분야에 널리 퍼졌다. 온보딩(Onboarding)이 원래 HR 분야에서만 쓰였지만, 지금은 유저 온보딩처럼 UX 분야에 쓰이는 것처럼.
유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방법론에서 시작되었지만, 최근 가장 널리 쓰이는 데일리 스크럼은 개인과 팀 차원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업무 공유 방법론이다.
데일리 스크럼의 최우선 목적은 개인의 생산성과 팀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개인 생산성 관점에서는 다른 팀원들의 스케줄과 팀의 목표를 고려해, 자신의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또한 팀 생산성 관점에서는 사전에 구성원들의 스케줄을 파악해 협업 일정을 조율하고, 팀 차원의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방지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업무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모든 업무는 ‘혼자 진행하는 업무‘와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업무‘로 나눌 수 있다. ‘혼자 진행하는 업무’는 데드라인만 넘기지 않는다면 언제 업무를 해도 괜찮다. 그러나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업무’는 반드시 함께 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맞춰야 한다.
다른 구성원들 역시 각자의 일정과 업무가 있다. 누구는 외부 미팅이 있을 수도 있고, 누구는 팀 회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각자 자신의 업무와 스케줄을 우선순위에 둔다면, 팀 차원에서의 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
그래서 데일리 스크럼을 통해 구성원 간 스케줄을 공유해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업무‘를 분배한 뒤, 남는 시간에 개인 업무를 해야 한다. 그래야 협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고, 개인 업무에서도 집중할 수 있는 덩어리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서로의 일정을 몰라 협업 일정을 잡기 위해 계속 커뮤니케이션한다면 모두 각자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어지고, 자연히 업무 퀄리티도 낮아지고 진행 속도도 느려지게 된다.
또한 데일리 스크럼을 통해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기 전에 업무를 공유하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낮거나 불필요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들보다 10배 더 빠르게 성장하고, 10배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시간, 돈, 구성원들의 체력 등 한정된 리소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낭비 없이 써야 한다. 쉽게 말해 스타트업과 구성원은 삽질을 최대한 줄이며, 성과를 내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 모두가 한정된 시간 안에서 불필요한 업무를 하지 않고, 꼭 필요한 업무만을 더 밀도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은 같은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해야 한다. 개인 구성원이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게 달린다면 아무 의미 없다. 무슨 말이냐면 구성원이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 일이 조직의 최우선 과제와 목적에 맞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조직의 목표를 이뤄내고, 성과를 내는 데 불필요한 일은 아무리 잘해도 쓸모없다.
그런 의미에서 데일리 스크럼은 모든 구성원과 팀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할 뿐만 아니라, 조직의 최우선 목표에 대해 구성원들을 일치(Alignment) 시킬 수 있다. 각 구성원이 생각하는 조직의 최우선 목표가 다르면 조직이 빠르게 성장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카페에서 스터디원이 모여 각자 할 일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다.
데일리 스크럼의 규칙은 간단하다. 매일 아침 팀 채팅방에 아래 2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며 팀원들과 함께 자신의 당일 업무를 공유하면 된다.
1. 오늘은 어떤 일을 하나요?
2. 다른 팀원들과 협업해야 하는 일이 있나요?
다른 팀원과의 협업이 필요한 업무가 있을 경우 해당 팀원을 멘션 한다. 이는 스케줄 조정이나 기타 의견이 있을 경우 당사자 간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며, 해당 팀원이 협업 관련 내용을 놓치지 않게 한다. 모두가 같은 채팅방에 있다고 해도, 각자 구성원은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언급된 내용이나 채팅이 아니면 생각보다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누군가 꼭 봐야 하는 내용이라면, 해당 구성원을 멘션 해야 한다.
반대로 다른 구성원에게 자신이 멘션되었을 경우, 해당 팀원은 업무 내용을 읽은 후 작성자에게 읽었음을 알려야 한다. 눈으로만 읽고 끝내버리면 내가 내용을 확인했는지 아닌지, 상대방은 절대 모른다. 굳이 구구절절 길게 알릴 필요도 없고, 해당 내용에 대해 반응을 눌러 확인하기만 하면 된다. 사내 업무 메신저에 반응 기능이 없다면, “알겠습니다”라고 답장만 해도 된다. 의견이나 질문이 있다면 스레드(혹은 댓글)에 작성자를 멘션해 의사를 전달하면 된다.
2) 데일리 스크럼 템플릿
데일리 스크럼 템플릿을 쓰고 싶다면 아래 템플릿을 사용하면 된다. 가장 필수적인 질문 2가지로 구성되어 있고, 자신 조직이나 업무에 맞춰 질문을 추가하거나 변형해서 사용하면 된다. 슬랙에는 데일리 스크럼 봇도 있다. 시간과 질문을 설정해 놓으면, 봇이 정해진 시간에 질문을 반복해주기 때문에 더 쉽고 편하게 데일리 스크럼을 할 수 있다.
21.XX.XX 데일리 스크럼
1. 오늘은 어떤 일을 하나요?
1) 업무 1
2) 업무 2
2. 다른 팀원들과 협업해야 하는 일이 있나요?
1) OOO 업무 회의 @ABC, DEF, GHI
2) OOO 피드백 @XYZ
구성원 간 협업을 더욱 원활히 만들고, 더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ASH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