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모비인사이드 심상용 에디터
2월 9일, 선릉역에 위치한 디캠프에 국가 관련 기관, 대기업, 엑셀러레이터 등 스타트업 지원을 담당하는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 행사는 '국가 차원의 스타트업 육성’, ‘국내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등 4가지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각 지원기관들의 2017년 운영방향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각 지원기관 대표자들의 말말말을 정리했다.
첫번째 세션은 국가 관련 기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기대 이사의 사회로 서울산업진흥원 기업투자센터 이태훈 센터장, 서울관광마케팅 권혁빈 팀장, 팁스타운 윤종영 센터장,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승준 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2016년 말 발생한 정치적인 이슈와 정권교체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관련 기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 및 운영 방향, 예산 등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윤종영 팁스타운 센터장은 "앞으로 스타트업 정책과 지원방향은 더 확대될 것이다"라며 "민과 관을 떠나 함께 논의하여 필요한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를 원한다면 각 사업에 대한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이 좁혀졌다.
이태훈 센터장 / 서울산업진흥원
스타트업은 각 기관이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목적을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느라 급급한 편이죠. 지원사업의 목적을 파악하고 회사와 부합한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권혁빈 팀장 / 서울관광마케팅
외래 관광객이 서울을 관광할 때 필요로 하는 것이 많이 있는데요. 관광객들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서비스 또는 수요자에게 필요한 가치를 제공해주는 서비스 등을 집중해서 심사하는 편입니다.
박승준 팀장 /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언어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아이템도 좋지만, 진출하려는 국가의 언어로 피칭은 할 수 있어야 하죠. 또한 허황된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 과거 성공했던 사례를 이야기했을 때 심사위원들이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에게 엑셀러레이터는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동반자이다. 투자, 비즈니스 노하우, 네트워킹 등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엑셀러레이터도 관심분야에 따라 성격이 나뉘는데, 서비스 성격에 따라 엑셀러레이터를 컨택하는 것도 비즈니스 전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의 사회로 한국을 대표하는 5개 엑셀러레이터에서 올해 운영방향 및 관심 분야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이택경 대표 / 매쉬업엔젤스
쫄지마 창업스쿨 외에는 공개 행사가 없었는데, 올해는 다양한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외부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관심분야가 있기 보다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나, 동남아 등 해외진출을 염두한 팀에 관심이 있습니다. 트렌드를 쫓기보다 쌈박한 문제를 해결하는 팀이 눈에 띄는 편이죠.
류중희 대표 / 퓨처플레이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진행한 코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테크업플러스'가 반응이 좋았습니다. 양사의 브랜드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출중한 스타트업을 발굴할 수 있었죠. 앞으로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테크업플러스 프로그램을 3회 진행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얼리스테이지에 투자하는 만큼 모든 사람이 트렌드로 생각하는 분야에 투자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지만, 공감을 사며 그러면서 돈을 버는 감각을 가지고 시장과 빠르게 소통하며 제품화 할 수 있는 그런 스타트업을 찾고 있습니다.
이정훈 팀장 / 프라이머
한 배치(Batch)에 20개 팀을 선정하는데요. 올해는 관리에 집중하기 위해 15개 팀으로 줄이고 투자 금액을 확대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말이 아니라 빠른 실행력으로 인사이트를 쌓으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팀을 찾고 있습니다.
한상엽 대표 / Sopoong
국내 유일의 소셜벤처 인큐베이터로 올해는 20개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고 이것을 해결하려는 기업가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뒷받침 됐을 때 이런 사회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 문제, 저출산, 고령화 등과 관련된 스타트업을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호창성 대표 / 더벤처스
올해는 푸드테크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6개 이상 회사에 투자를 했죠. 해외시장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베트남 지사를 운영하고 있고, 인도는 시장탐색 단계입니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서 투자 포트폴리오 회사가 해외로 진출하는데 밑거름을 만들 예정입니다.
글로벌 시대,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국경의 제약없이 여러 나라를 누비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들도 국내를 넘어 미국, 동남아,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 및 정부기관에서는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본투글로벌 김종갑 센터장의 사회로 스파크랩 김유진 이사, 500 Startups 채종인 파트너, 코트라 전미호 팀장이 이야기 나눴다.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시기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세사람은 진출 시기보다 회사 상황에 맞는 전략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채종인 파트너 / 500 Startups
회사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한국에서 성공한 서비스/제품이라도 해당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면 바로 실패할 것입니다. 진출하려는 국가에 생활하며 그 문화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하죠. 초기에 정부지원을 통해 실리콘밸리 투어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리콘밸리에서는 회사 자체를 낮게 평가합니다. 차라리 한국시장에서 규모를 키운 후에 도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김유진 대표 / 스파크랩 이사
글로벌 진출에 시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력과 디자인이 중요한게 아니죠. 어느 국가에 진출하건 그 나라에 대한 비즈니스 및 마케팅 등은 부딫치며 배워야 하는 부분입니다. 해외시장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위와 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과 결심이 있다면 해외로 나가라고 이야기합니다.
전미호 팀장 / 코트라
신흥국가의 비즈니스 트렌드는 우리나라 보다 조금 늦은 편입니다. 신흥국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면 국내에서 그 수요를 먼저 테스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국내에서 수요가 검증된 모델이라면 현지에서 직접 부딪치며 서비스를 적응시키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최근 대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키워드로 투자 및 엑셀러레이팅, 입주공간 제공 등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도 주요 비즈니스 성격에 따라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스타트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일맥상통하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인프라를 통해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아산나눔재단 정남이 이사의 사회로 마지막 세션이 진행됐는데, 롯데, SK플래닛, 네이버, 한화, 삼성 등 대기업 CVC(Company VC)에서는 스타트업에게 어떤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까.
최용준 팀장 / SK Planet 상생혁신센터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시럽, 11번가, 티스토어와 연계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사업부 마다 연간 계획이 있기 때문에 계획 중에 이야기 나누는 것에 대해서 조금 부담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SK플래닛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멘토단으로 나서서 스타트업이 준비 중인 서비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포커스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신보영 차장 / 삼성 C-LAB
삼성에서 운영하는 C-LAB은 사내벤처 형태로 다른 기업과 성격이 다르지만,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 분야에 제한은 없습니다. 내부적으로 과제를 진행하면서 협업 채널이 다양하게 오픈되어 있는 편이죠. 올해부터는 계열사 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금동우 센터장 / 한화 핀테크 육성센터
6개의 금융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이 원할 경우 미팅을 주선하고 사업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손해보험 관련하여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을 도입할지 여부를 논의 중에 있죠. 6개월의 입주 기간동안 유의미한 성과를 낸 기업에게는 입주기간 연장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양상환 센터장 /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
투자 팀을 선별할 때부터 네이버 기술, 서비스 전문가들이 참여합니다. 선별된 투자 팀은 1년간 입주하게 되는데요. 정기적으로 워크샵을 진행하여 스타트업과 네이버 서비스 담당자를 접촉하게 만듭니다. 스타트업이 성장함에 따라서 네이버와 자연스럽게 협력여건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네이버 스타트업 쇼케이스를 진행하여 네이버 임직원들과 스타트업이 공유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영덕 센터장 / 롯데액셀러레이터
롯데는 70여개의 유통그룹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제품 및 서비스를 유통하고 싶은 스타트업이 있다면 롯데그룹과 미팅을 주선해줍니다. 한 기업은 롯데 면세점에 입점해 연매출 300% 증가를 기록했고,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반영한 시제품도 곧 공개될 예정입니다.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롯데 맴버스가 보유한 유통 데이터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