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마케팅만큼 변화에 민감한 분야도 없지 않나 싶다. 변할 것 같지 않은 마케팅 테크 즉, 마테크(Martech)도 시장과 기술 변화에 따라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앱 마케터로 일하기 시작한 초기만 해도 리워드, 논리워드 채널을 활용해서 신규유저를 획득하고 ROI가 나오는지 체크하는 게 주요 업무였다. 프로덕트 사이드에서는 게임 내 업데이트와 유저 리텐션을 높이기 위해 이벤트를 기획했다. 마케팅과 프로덕트는 서로 다른 업무였고, 앱 마케팅의 마테크라고 하면 리워드, 논리워드 같은 광고 네트워크들과 서로 다른 네트워크 간 인스톨을 Attribute해주는 어트리뷰션 툴 정도였다.
그 뒤에 시장이 포화되면서 브랜드 마케팅과 결합한 퍼포먼스 마케팅이 공식처럼 되고 광고 트래픽 프로드 문제도 커졌지만 말이다.
지금은 어떤가? 모바일 게임, 이커머스와 같이 모바일에서 시작한 업체뿐만 아니라 온라인, 오프라인 업체들 역시 모바일 채널이 필수가 되면서 크로스 채널 혹은 옴니채널 마케팅이 중요해 지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애플을 시작으로 개인정보보호 흐름이 강화되면서 퍼스트파티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웹과 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업체라면 CDP(Customer Data Platform)를 고려해 봐야 할 이유이다.
CDP는 웹과 앱, CRM 등 회사 내부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통합해 고객에 대한 고유 프로파일을 생성하는 것이 주요 기능이다. 여기서 생성한 고객 데이터를 인앱분석툴에 보내 분석하거나, 개인화 마케팅 플랫폼 등에 보내 실시간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어떻게 마케팅 스택을 구축할지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싶은지의 관점에서 봐야할 것이다. 결국은 마테크를 이용해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계속해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개인화(Personalization) 플랫폼의 경우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또는 고객 인게이지먼트 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렇게 이름이 다른 것은 각자 회사마다 조금씩 강조하고 싶은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공통적으로는 고객 세그먼테이션을 기반으로 알람, SMS, 이메일, 광고 채널 등을 통해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물론 이전에도 어트리뷰션 툴이 제공하는 인앱 메시지 기능이나 혹은 자체 배너를 통해 고객에게 앱 내 메시지를 보내고 SMS 솔루션도 사용했다. 하지만 이들 개인화 플랫폼들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마케터가 미리 설계한 시나리오에 따라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몇 가지 대표적인 마케팅 개인화 플랫폼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인사이더와 브레이즈는 해외업체로 우리나라에 오피스가 있거나 리셀링 파트너가 있는 듯하고, 그루비는 국내업체이다.
인사이더는 CDP 기능까지 제공하는 개인화 플랫폼으로 고객의 특성, 행동, 선호도 등 120개 넘는 속성을 조합해 고객을 타깃팅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구매 가능성, 이탈 가능성, 할인 민감도, 라이프 사이클 단계 등 머신러닝 기반 세그먼트를 제공하는데, 가령 예를 들면 라이프 사이클 단계에서 첫 구매를 완료한 고객에게 고객이 궁금해 할 배송 정보와 함께 감사인사, 그리고 다음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루비는 이커머스에 특화된 개인화 마케팅 플랫폼으로 역시 머신러닝이 제안하는 RFM 세그먼트, 구매확률 세그먼트 등 AI 세그먼테이션 이외에 고객의 행동과 과거 이력 등 56가지 다양한 변수를 조합해 수동으로 정교한 세그먼트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참고로 RFM란 최근성(Recency), 구매 빈도(Frequency), 총 구매 금액(Monetary)를 기준으로 고객을 분류하는 방법으로, 그루비의 경우 최근성과 구매 빈도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고객을 10개 그룹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브레이즈는 인사이더와 마찬가지로 리테일, 미디어, 여행, 게임 등 좀 더 다양한 업계에서 사용되는 것 같다. 앞서 툴들과 마찬가지로 이탈 가능성이나 구매 가능성 등 머신러닝 기반 세그먼트를 제공하고 또한, 100개 이상의 세그먼테이션 필터를 통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별도로 CDP 기능을 제공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 광고 플랫폼, 어트리뷰션 툴, 인앱 행동 분석툴, CDP, 데이터웨어 하우스 등 마케팅 스택 전후방으로 50개 이상 파트너들과 연결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금은 수동 세그먼트 혹은 머신러닝 기반 세그먼트에 마케터가 미리 설정한 메시지를 보내게 되는데 아마 나아~중에는 이미지 애셋을 제공하면 머신러닝이 알아서 배너와 텍스트를 생성하고 고객의 터치 포인트와 행동 등을 학습해 최적의 타이밍에 최적의 메시지를 보내도록 자동화 되지 않을까?? 아직은 직접 운영해보면 한계점도 있겠지만 우선 어떻게 활용할지 기획하고 테스트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 참고자료
A lean startup’s growth marketing tech stack
Modern Growth Stack 2022 현장 스케치
체리비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