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Z 세대들의 솔직하고 당돌한 요구에 대기업 CEO들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습니다. 언론에 이슈가 되니 화들짝 놀라 부랴부랴 직원들과 대화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예전부터 직원들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긴 했었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요.
대기업이나 중견기 업에서는 리더십 교육 등을 통해 직원들과 의사소통, 경청, 공감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배우는 데도 실천이 쉽지는 않습니다.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아직까지는 일방적인 설교, 통보, 지시가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교육제도가 있는 회사와는 달리 소규모 중소기업에서는 리더십 교육을 하는 회사가 많지 않습니다. 교육이 부재하니 팀장급 관리자도 리더십을 잘 모르고 직원들과 의사소통하는 것도 서툴 수밖에 없습니다. 리더십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장이 의사소통이나 경청, 직원들과 공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이죠.
사장도 스스로 리더십 교육을 받았을 리가 없습니다. 사장의 타고난 기질이나 기본 성향으로 직원들을 대하는 것이죠. 교육을 받거나 리더십에 관한 책을 읽어 필요성을 인지하는 사장도 실천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는 뛰어난 의사소통 전문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통을 위해서는 경청과 공감이 필요합니다.
경청이 중요하다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습니다. 그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실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사장은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직원들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죠. 똑똑한 사장일수록 더합니다. 본인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탓하곤 합니다.
공감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간의 공감은 공유와 교류를 통해야만 이루어집니다. 회사에 대한 정보는 꼭꼭 숨기고, 교류 자체도 1년에 1~2번 공식적인 석상을 통해서 일방적으로 하게 되면 공감의 기회를 갖기 어렵습니다. 적극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회식 자리를 마련하면 직원들이 싫어하기도 하죠.
교류할 기회가 부족하니 직원들의 개인적인 사정들을 잘 모릅니다. 그 직원이 결혼을 했는지, 애들이 몇 명이 있는지, 고향은 어디인지 하는 것들 말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접촉이 더욱 어려워진 요즘은 더욱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을 형성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장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직원들과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사장은 이러한 점들을 해결하려 해야 합니다.
첫째로 소통의 기본 전제는 직원들과 신뢰입니다. 신뢰가 없으면 소통은 의미가 없습니다. 소통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사장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장의 말이 실현 가능성 있고 일관성이 있어야 사장을 신뢰합니다.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하는데 너무 비현실적이면 사장을 몽상가로 생각합니다. 또 회사의 실적 목표도 욕심만으로 터무니없는 수치를 제시하면 안 됩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것도 직원에게 불신을 심어 줍니다. 직원들은 사장의 말을 믿고 싶은 기대감이 큽니다. 사장은 막강한 권한이 있으므로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실망과 배신감 그리고 불신을 표출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직원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지 않고 회사와 사장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만 듣고 나머지는 한 귀로 흘려보내 버립니다. 자신에게 관련 있고 미래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이야기일 때 관심을 가집니다.
또 직원들과 이야기할 때 가급적 쉽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전문 용어를 써가면서 사장이 똑똑하다는 것을 과시하면 직원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지식의 저주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지나친 지식이 오히려 소통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직원들을 설득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쉽고 간단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일선의 현장 직원들과 대화가 소홀하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사장은 팀장급 이상만 대화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선 현장의 직원들과는 대화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창립기념일이나 야유회, 체육대회, 실적을 공개하는 회사라면 사업계획 설명회 정도의 공식 행사에만 참석하게 됩니다. 사장의 이야기도 행사 때나 듣게 되는 거죠. 이 때는 소통이라기보다는 사장의 일방적인 설명과 훈시만 듣게 됩니다.
사장이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는 이상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습니다. 사장은 직원들과 적극적인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노사위원회, 직원들과 대화, 경영진과의 만남 등 그 명칭이 어떻든 정기적으로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때는 해당 팀장을 가급적 참석시키면 안 됩니다. 직원들이 팀장들의 눈치를 보느라 자유롭게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사장은 직원들이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해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투명성이 부족한 점입니다. 정보를 공개하지도 공유하지도 않는 회사가 많습니다. 직원들이 회사 실적을 알게 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사장도 있습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팀에서 해야 할 일들은 잘 알지만 회사 전체의 목표나 실적에 대해서는 깜깜합니다. 막연히 추측만 하는 거죠.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감, 소통이 가능할까요?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은 믿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회사가 정보를 독점해서 직원들에게 우위에 서겠다는 것이죠.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해서 의심의 눈초리에서 벗어나고 신뢰를 쌓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직원들과 소통, 경청, 공감에 관한 책은 시중에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지만 또 그만큼 실천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실천이 어려울수록 사장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자신의 주장이 강한 MZ 세대들과 함께 일해야 합니다.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 면 회사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리더십과 교감이 중요하지요. 직원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과 공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