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는 모든 사장은 제품의 가격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가격 결정에서부터 저가 정책을 해야 할지 할인은 어떻게 할지, 또 시장가는 적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모두가 걱정입니다. 사업 특성상 입찰을 해야 하는 사장도 마찬가지죠. 적정 가격으로 낙찰받아야 회사에 손해가 없습니다.
소규모 중소기업들은 이 가격을 감으로 정하거나 똑바로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여 체계를 잡으려 해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가격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회사가 흥하기도 망하기도 합니다. 회사가 생존하고 이익을 남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제품 가격이죠.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것부터 난관입니다. 원가에 적정 마진을 붙여서 가격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압니다. 그런데 이 원가란 놈을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상품일 경우 그 매입가, 제품의 경우 하나 만드는데 드는 직접 원가(MC : Material Cost) 밖에 모릅니다. 할 수 없이 대충 원가를 추정한 후 사장이 생각하는 마진을 붙여 가격 결정을 하게 됩니다.
독점적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면 가격 결정이 쉽습니다. 직접 원가에 대충 곱하기 3이나 4 해서 마진을 넉넉하게 설정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경쟁 제품이 다수 있는 경우라면 고민이 깊어집니다. 타제품과 가격을 비교하여 경쟁력이 있는지, 책정된 가격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장기 생존이 가능한지 판단해야 하죠.
가격이라는 것이 높게 책정한 것을 낮추는 것은 가능하지만 낮게 책정한 것을 높이는 것은 어렵습니다. 잘못 책정하게 되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가격을 높게 설정하면 판매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요.
이처럼 중요한 제품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제품 원가 분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원가분석을 할 역량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제품 원가 분석이 왜 필요한지, 어떤 이점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필요성과 이점을 알아야 그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첫째, 제품별, 프로젝트별 손익을 알 수 있습니다. 사장이 가장 알고 싶으나 파악하기 힘든 것 중 하나이죠. 일단 제품별 원가는 가격 결정의 기초가 됩니다. 거기에 더해 제품별 손익을 알 수 있죠. 어떤 제품이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제품인지 그렇지 않은 제품인지 알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별 원가도 사장이 가장 궁금해합니다.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어떤 프로젝트에서 돈을 벌었는지 애매모호하지요. 대충의 손익에 대한 감은 있지만 정확한 원가 산정은 어렵죠. 프로젝트성 사업은 한 프로젝트를 여러 사람이 동시에 수행하고 또 한 사람은 여러 프로젝트에 투입됩니다. 그래서 업무 투입시간에 맞는 인건비 배분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회사가 육성할 제품과 퇴출해야 할 제품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잘 팔리지도 않는 제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관리할 품목 수가 늘어나면 관련 비용이 상승하게 됩니다. 제조업의 경우라면 생산성 저하를 불러오지요. 가끔 주문이 들어오는 제품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사장은 비용 상승과 생산성 저하를 불러오는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히 퇴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셋째, 원가를 분석하면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대부분 회사가 품질 향상, 납기일 단축 등에는 신경을 쓰나 원가나 가격 결정에는 둔감한 편이죠. 원가를 모르면 어떤 부분에서 원가 절감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원가 절감은 곧 이익으로 이어집니다.
넷째, 영업직원들에게 손익 개념을 심어주는데도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회사는 매출액 기준으로 영업목표를 줍니다. 영업직원들은 일단 매출을 올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이익이 많이 나는 제품이 아니라 팔기 쉬운 제품을 팝니다. 직원들이 원가를 알게 되면 어떤 제품이 회사의 이익에 많이 기여하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인센 티브를 시행할 때도 매출과 손익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제품별 원가를 알더라도 직원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회사가 많습니다. 대외비이고 경쟁회사에서 알아서는 안 되는 사항이라는 이유에서죠. 영업직원들은 판매 가격만 알고 공장은 원가만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원가를 비밀로 유지하는 것보다 직원들이 손익 개념을 가지는 것이 회사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중소기업에서 원가분석은 쉽지 않습니다. 원가분석만을 위해서 직원을 채용할 수도 없고요. 다만 여건이 어렵더라도 원가분석을 위한 준비는 필요합니다. 최소한 제품별로 직접 투입되는 원재료비와 인건비를 구분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또한 당장의 원가분석이 어렵더라도 회사는 기본적인 가격 결정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원칙 없이 그때그때 가격을 결정하게 되면 나중에 다시 가격이 흐트러지게 되어 있습니다. 원칙이 있어야 합리적 가격 체계를 유지할 수 있고 추후 가격 인상, 할인 등 가격 정책을 펼칠 때 용이합니다.
* 내용이 좀 많아 2편에 추가 내용을 올리겠습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