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받을 때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스몰레터 편집장, '용경'은 누군가가 건네는 편지를 열어보기 전 항상 마음이 콩닥거려요. 편지를 쓴 사람이 평소 말로 전하지 않았던 어떤 마음을 담았을지 몰라, 왠지 모르게 간질간질 쑥스러운 마음이 일어 며칠씩 편지를 뜯지 못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레터'의 매력이 바로 이런건가봐요. 휘리릭 소비해버리도록 의도된 콘텐츠와 달리, 쓰는 이의 진심을 세세히 눌러담을 수 있는 것 말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과하게 진지하지만도 않죠. 특히 온라인 상의 편지, '이메일'은 말이에요!
스몰레터 팀은 얼마 전 스티비의 초대를 받아 [보낸사람:] 2023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서 평소 좋아하던 작은 브랜드 4곳의 뉴스레터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요. 콘텐츠가 본업인 크리에이터가 아닌, 작은 브랜드의 '뉴스레터' 이야기를 직접 들을 기회는 워낙 드물기 때문에 핵심만 쏙쏙 담아 노트 필기를 해왔어요. 사실, 해외에서는 뉴스레터로 고객과 소통하고 마케팅하는 것이 무척 일반적이거든요. 그에 비해, 국내는 이메일 마케팅이 아직 조금 생소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메일은 발송 당 비용이 들지 않는데다가 길이와 형식의 제한도 없어 제대로만 활용하면 고객과 끈끈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답니다. 그럼, [보낸사람:] 세미나에서 들은 내용에 스몰브랜더의 스터디를 더해 작은 브랜드가 뉴스레터를 똑똑하게 운영하는 7가지 팁을 공유해드립니다.
스몰브랜더의 첫 책, <작은 브랜드를 위한 지침서>의 콘텐츠 편에서 뉴스레터를 잘하는 브랜드로도 소개된 숙박 큐레이팅 브랜드, '스테이폴리오'를 [보낸사람:] 세미나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세미나에서, 저희는 스테이폴리오의 전략과 수치를 더욱 자세히 들을 수 있었는데요.
2017년 12월 처음 뉴스레터를 발송한 스테이폴리오의 뉴스레터 구독자 수는 무려 13만 명이랍니다. 뉴스레터 오픈율을 10%로만 잡아도, 1만 명이 넘는 고객이 스테이폴리오의 뉴스레터를 매주 읽는 것이죠. 어떻게 이렇게 많은 구독자를 모을 수 있었을까요? 간단합니다. 고객이 회원 가입 시 자동으로 뉴스레터에 가입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스테이폴리오의 뉴스레터를 따로 구독하지 않아도 회원가입 시 '쿠폰, 이벤트 등 혜택 알림 동의'만 하면 구독이 되도록 설정해둔 것이죠.
스테이폴리오에는 자체 웹사이트와 앱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사내에 있는 개발팀이 직접 스티비를 연동했다고 하는데요. 개발팀이 없는 작은 브랜드라도 카페24와 NHN 커머스(고도몰), 식스샵 등을 사용하고 있다면, 쉽게 연동하여 활용할 수 있으니 회원 가입 시 자동으로 뉴스레터 구독을 유도하는 기능을 꼭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작은 브랜드가 뉴스레터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지속가능성'입니다. '우리 브랜드는 일손이 부족한데 뉴스레터를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 때문인데요. 약 6,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뉴스레터인 '그라더스 페이퍼'를 운영하는 신발 브랜드, 그라더스(grds)의 박유진 디렉터는 "그렇기에 브랜드가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라더스는 콘텐츠를 쓰는 사람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뉴스레터의 제목을 일상적이고 단순하게 구성한다고 해요. 커피, 여름, 사진, 술 등의 일상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그라더스 팀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여 고객이 스스로의 취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라더스 페이퍼의 목표입니다.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자하는 브랜드의 비전과 뉴스레터의 목표가 맞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잡은 것이죠.
[보낸사람:] 세미나에서 만난 양말 브랜드 '삭스타즈'의 성태민 디렉터도 콘텐츠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합니다. 성태민 디렉터는 '삭스레터'를 처음 발송할 때 큰 부담감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힘을 빼고 발송하기 시작하니 뉴스레터를 보내는 일이 일주일 중 가장 재밌는 업무가 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뉴스레터에 대단한 내용을 담기보다는 고객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뉴스레터를 활용한다고 하는데요.
어떤 일을 준비하고 있는지, 어떤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고 있는지 등을 공유하기도 하고, 쓸 내용이 없는 날에는 과감하게 짧게 보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부담없이 뉴스레터를 보내기 시작하니, 뉴스레터를 보낸지 몇 회만에 고객에게서 답장이 오기 시작했다고 해요. 성태민 디렉터가 "뉴스레터는 곧 고객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라고 생각하는 이유죠.
그라더스의 박유진 디렉터의 말처럼, 뾰족한 철학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작은 브랜드라면 유행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뉴스레터를 작성해보세요. 느리지만 확실하게 고객에게 따뜻한 화답이 찾아올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때, 편지를 받는 이의 성향을 잘 몰라 진부한 인사만 늘어놓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브랜드가 고객에게 보내는 뉴스레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스팸함으로 빠지는 이메일이 되기 쉬워요.
앞서 소개한 양말 브랜드, 삭스타즈는 뉴스레터를 시작하기 전 고객을 면밀히 분석했다고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눈 고객과의 대화를 분석해보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서 설문 조사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삭스타즈는 고객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요.
첫째, 삭스타즈의 고객은 타인에게 드러나는 소비보다 내 몸에 매일 닿는 제품에 신경을 많이 쓰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가방이나 신발보다는 좋은 수건이나 양말에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죠.
둘째, 제품 그 자체보다 제품의 '이야기'를 더 많이 소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품이 유행인지 아닌지 혹은 어떻게 스타일링할지보다는, 제품의 역사나 창업 스토리를 더 즐기신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해요. 예를 들어, 썬더스럽이라는 스페인 양말 브랜드는 하루에 8시간만 공장을 운영하며, 버려지는 실과 재생 에너지만 활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흥미로운 스토리로 삭스타즈 고객들을 사로잡았다고 해요. 그래서, 한 켤레에 무려 4만 원에 가까운데도 빠르게 품절되는 제품 중 하나라고 합니다.
세 번째로, 글을 읽거나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내향적인 고객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실제로 글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고객도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어떤가요. 고객에 대해 꽤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나요? 삭스타즈는 이렇게 고객을 파악한 후, 고객과의 소통 방식을 '뉴스레터'로 결정합니다. 그 이유는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단순한 관계를 뛰어 넘어,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해야만 한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하고요. 더불어, 긴 호흡의 뉴스레터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고객과 브랜드 모두에게 가장 적합하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삭스타즈처럼 뉴스레터를 시작하기 전과 운영하는 중에도, 고객의 성향을 반드시 확인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어가세요. 삭스타즈 성태민 디렉터의 말처럼, 뉴스레터를 보내거나 브랜딩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와 고객을 잘 아는 것이니까요.
매일 생존이 과제인 작은 브랜드에게 '구매 전환'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뉴스레터 또한 구매 전환 목표 없이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데요. 앞서 소개해드린 '스테이폴리오'는 뛰어난 구매 전환을 자랑합니다.
객단가가 45만 원에 육박하는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여행과 스테이를 소개하는 스테이폴리오의 수동 이메일은 높은 구매 전환을 만든다고 합니다. 스테이폴리오가 보유하고 있는 온드 미디어(Owned Media) 중에서도 뉴스레터는 구매 전환 기여도가 3번째로 높다고 하죠.
스테이폴리오 뉴스레터의 구매 전환율은 왜 높을까요? 가장 합리적인 이유 중 하나는 뉴스레터 안에서 '시각적 임팩트'를 주려고 노력하는데에 있습니다. 스테이폴리오의 뉴스레터를 살펴보면, 라이프스타일 잡지를 읽는 것처럼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는데요.
실제로, 인간의 두뇌는 글보다 이미지를 6만 배 빠르게 처리하며, 뇌에 전달되는 정보의 90%는 시각적 정보라고 하죠. 따라서, 뉴스레터 속 이미지는 글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고객의 감각을 더욱 자극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객단가 45만 원에 육박하는 숙박 브랜드인만큼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사진이 필수적이겠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스테이폴리오가 이미지와 텍스트의 비율을 적절히 분배했다는 점입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뉴스레터 안에 이미지가 과하게 많을 경우 고객이 스팸으로 인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고요. 뉴스레터에서 이미지의 비율이 40% 이상을 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스테이폴리오는 이미지를 적절히 배치하여 고객을 시각적으로 만족시키면서도 스팸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스테이폴리오처럼 제품의 수가 많은 작은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매력적인 제품 이미지에 짜임새 있고 감각적인 이야기를 더해 뉴스레터를 구성해보세요. 구매 전환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폴리오가 구매 전환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도입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 이메일'인데요. '자동 이메일'은 미리 세팅해둔 이메일이 고객의 행동에 따라 자동으로 발송되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스테이폴리오는 고객이 회원 가입을 한 다음 날 'OOO님을 위한 [스테이폴리오 사용설명서]'라는 제목의 이메일로 고객을 환대하며 웹사이트 내에 있는 각각의 메뉴를 상세하게 소개하고요. 회원 가입 10일 후 미구매 사용자에게는 첫구매 쿠폰 리마인드 이메일이 나가고, 구매를 한 고객에게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발송하는 등의 시나리오를 구성합니다.
비교적 객단가가 높은 스테이폴리오는 고객이 브랜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꾸준히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 이메일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자동 이메일을 도입하기 전보다 유입은 약 50%, 구매는 약 200% 증가했다고 합니다. 놀랍죠.
한 통계에 따르면 '장바구니에 넣어둔 채로 구매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자동 이메일의 구매 전환율이 일반적인 자동 이메일보다 3배 높다고 합니다. 해당 링크에 장바구니 관련 자동 이메일 콘텐츠 종류를 16가지 담은 아티클을 첨부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1번 팁에서 설명드린 외부 서비스 API 연동 기능을 활용하면 쉽게 자동 이메일을 시작할 수 있는데다가, 한 번 세팅해두면 자동 이메일은 계속해서 활용할 수 있으니 꼭 시도해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자동 이메일'도 있으니, 이제 '수동 이메일'의 발행 주기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 내려 놓으셔도 좋습니다. 브랜드가 직접 발송하는 이메일 이외에도 고객의 행동에 따라 자동으로 발송되는 이메일이 있을테니까요!
실제로, 스티비를 통해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작은 브랜드의 사례를 살펴보면 '비정기'로 운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요.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인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을 운영하는 MMMG도 마찬가지입니다. MMMG는 2주에 한 번, 혹은 1주일에 두 번 등 보낼만한 콘텐츠가 있을 때마다 이메일을 보낸다고 해요. 오프라인 기반의 사업을 운영하지만 20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작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콘텐츠 발행 주기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고객과의 소통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이는 2022년 2월 스몰레터가 발행한 작은 브랜드가 뉴스레터를 활용하는 법에서도 비슷하게 다뤄졌던 내용인데요. 인스타그램, 유튜브처럼 모든 사람들이 함께 보는 채널은 콘텐츠 생산을 주기적으로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뉴스레터는 발행 주기를 브랜드에서 직접 결정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여건에 따라, 발송 주기를 느슨하게 결정하되 꾸준히 운영해보세요.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SNS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이메일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메일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오프라인 행사도 소개하고, 브랜디드 콘텐츠도 공개하죠. 러쉬가 SNS 없이도 고객과 문제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이유는 오프라인에서도 뉴스레터 구독을 포함한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웹사이트에서 회원 가입 시 뉴스레터에 자동으로 구독하게 하는 기능을 오프라인으로 옮겨 놓은 것과 비슷한데요.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을 운영하는 MMMG 또한 오프라인 멤버십 제도를 러쉬처럼 활용하고 있어요.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은, 결제를 할 때 고객에게 멤버십을 안내하고 작은 종이에 기본 정보와 함께 수신 동의를 요청드린다고 하는데요.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의 모든 직원이 '스토리'에 진심이기 때문에,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궁금해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할만한 고객이면 절대 놓치지 않고 그 소식을 전하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오프라인만의 매력이죠.
이러한 회원가입 요청이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이 빠른 요즘에는 오히려 고객이 이를 정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이야기에 진심인 브랜드일수록 요즘에는 오프라인에서 이메일주소를 수집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니까요. 오프라인 매장에서 뉴스레터 구독을 유도하는 이벤트를 하는 그랑핸드의 사례처럼요.
오프라인 접점을 통해 뉴스레터 구독을 하게 되면, 고객은 브랜드와 더욱 친밀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예컨대, 한 고객이 매장 직원과 제품에 대해 오래도록 대화를 나눈 후 회원 가입을 했는데, 대화를 나눴던 제품의 소식이 담긴 뉴스레터를 받으면 어떨까요? 광고처럼 느끼기보다는 반갑고 궁금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브랜드만이 누릴 수 있는 끈끈함이죠.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작은 브랜드라면, 뉴스레터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결해보세요. 매장에서 고객과 신뢰 관계를 쌓은 이후에, 개인화된 뉴스레터를 주기적으로 공유하면 고객으로부터 따뜻한 애정과 열렬한 응원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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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경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