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쿠키리스의 시대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쿠키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인터넷 안에서 방문자 정보에 대해 기록하는 작은 파일들을 말하는데, 이 쿠키가 사라지는 것이다.
쿠키가 사라지는 것이 광고 및 마케팅과 연관이 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있다. 디지털 마케팅이 널리 활보하고 있는 시대에 각 사용자들의 기록이 사라진다면 마케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일까.
쿠키리스는 정확하게 서드(3자) 파티 쿠키가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없어지는 것이 큰데, 사이트에서 활동 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데이터를 3자(타사)가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간 우리는 광고에 맞게끔 설정한 타깃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진행해왔으나, 쿠키가 없다면 이러한 광고 방식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웹사이트 방문 내역을 추적하여 제품 광고 등을 노출하게 됨은 물론, 관련 콘텐츠도 맞춤형으로 제공해왔는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구글, 사파리, 파이어폭스 등 전 세계에서 활발히 이용되는 웹 브라우저의 대부분이 서드 파티 쿠키를 삭제하고 있으니 사실상 진정한 쿠키리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마케팅 시장은 갈 곳을 잃었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시대가 변화하면 변화하는 대로 그에 발맞춰, 이미 중요해지고 있는 '콘텐츠'에 조금 더 힘을 싣고 있다.
서드 파티 쿠키가 사라지면서 리타기팅이 이전보다 어려워짐을 감안한다면 자연스레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고객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콘텐츠들은 비교적 쉽게 눈에 띄는 편이다. 주로 참여형 콘텐츠가 그 역할을 하는데,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려면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프리미엄 간편가정식 브랜드 ‘피코크’ 테이스터(맛 평가단)를 모집하기도 했다. 이는 분기별 1회씩 모집함으로써 선정된 테이스터들이 각자 배송받은 피코크 대표 상품들을 맛보고, 상품 평가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피코크 상품 교환권을 받게 되는 것이었다. 이마트는 이 설문조사 의견들을 수렴하여 추후 상품 리뉴얼 등의 개선 과정에도 반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단순히 소비자의 콘텐츠 참여도를 높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코크 브랜드에서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함을 강조하면서 신뢰도를 높임은 물론, 브랜딩까지 강화할 수 있는 것이었다.
리타기팅이 어려워져 새로운 고객을 새로운 방법으로 끌어들이는 데 집중한다면, 기존에 어느 정도 확보한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탈률을 최대한 낮추면서 고객 유지율을 증가시키는 리텐션 마케팅이 그 답이 된다.
이 방식은 신규 고객 유치보다 기존 고객들에게 비교적 홍보가 쉽고, 광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드니 쿠키리스 시대에는 꼭 필요한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이때 말하는 기존 고객은 여러 번 브랜드를 이용한 고객 뿐만 아니라, 일회성으로 유입된 고객까지 모두를 일컫는다. 다만 중요한 것은 홍보하고자 하는 상품이 필요할 시기를 미리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에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편리한 방식이라고 하여 수시로 메시지를 보냈다가는 되려 있는 기존 고객마저 이탈하기 쉬워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스타벅스가 있다. 오랫동안 이어져오는 유명한 프로모션인 프리퀀시 이벤트인데, 아마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대다수가 참여해 봤을 것이다. 1년 중 여름과 겨울, 단 2회 진행하는 이벤트로 미션 음료를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주문하면 쿠폰을 발행 받고, 사은품을 증정 받도록 하고 있다. 매 시즌마다 인기를 끌어모으는 스타벅스의 굿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벤트로 하여금 더욱 스타벅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프리퀀시 이벤트뿐만 아니라 자사 앱인 사이렌 오더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함께 보고 있다. 프리퀀시 쿠폰 자체가 앱 이용 고객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앱을 다운로드하여 가입하게 되고, 사이렌 오더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편리함 때문에 꾸준히 스타벅스를 이용하게 된다. 기존 고객과 함께 신규 고객들도 장기 고객이 되도록 만드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쿠키리스 시대로 퍼포먼스 마케팅으로는 다소 주춤할 것처럼 보였지만, 마케팅 방식이 무궁무진한 만큼 브랜드들은 기존에 활용하던 자사만의 콘텐츠를 더욱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를 단순히 서비스나 제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탄탄한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지속시킬 수 있는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만큼 기존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설계하는 것이 마케팅 시장에서 당장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기업들은 기존 데이터를 콘텐츠화하여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관계의 신뢰까지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해당 글은 비섬아이앤씨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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