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광고를 싫어합니다. 창업가도, 직장인도, 심지어 마케터도 평범한 소비자로 살아가는 일상에서는 광고를 싫어합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1. 광고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주의를 쏟고 있는 어딘가에 불쑥 끼어듭니다. 한창 몰입해서 보고 있는 콘텐츠 사이에 갑자기 들어와 맥을 끊어놓습니다. 기분이 좋을 리가 없죠.
2. 심지어 그중 대부분은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권하는 광고입니다. 팔기 위한 의도만 보일 뿐 나를 위하는 의도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3. 어쩌다 한 번 눌러봐도 ‘와! 이건 오히려 광고를 해줘서 고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압도적 가치, 새로움을 만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좋은 기억보다는 안 좋은 기억의 빈도가 높기 때문에 광고에 대한 호감도는 점점 떨어집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광고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상대의 몰입을 깨고 불쑥 들어가도 될 정도의 가치’를 ‘정확히 이게 필요한 사람에게’ 닿게 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럼 이런 광고 말고, 고객도 좋아할 수 있는 마케팅은 없을까요? 고객이 몰입을 끊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고객이 먼저 우리에게 몰입하게 만들고, 고객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줄 수 있으면서, 고객이 우리를 고마운 존재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마케팅이요.
지금 소개하려는 콘텐츠 마케팅이 바로 그런 마케팅입니다. 심지어 콘텐츠 마케팅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게 설계할 수 있고
창업가 본인 혹은 팀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면서
성과가 휘발되지 않고 꾸준히 쌓입니다.
10인 미만의 작은 기업 대표님과 마케터분들을 위한 콘텐츠 마케팅 가이드를 만들어봤습니다. 나에게 맞는 채널을 선정하는 방법부터 나만의 콘셉트를 기획하는 법, 소재 아이디어를 얻는 법, 고품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팁까지. 실제 여러 기업들의 콘텐츠 마케팅을 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꼭 필요한 내용만 담았습니다.
너무 오래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가이드를 기반으로 딱 30분만 큰 그림을 그려본 후 바로 시작해 보세요. 일단 시작하면, 이보다 더 세부적인 요소들은 여러분의 비즈니스, 여러분의 생각과 스타일에 맞게 알아서 잡혀갈 겁니다.
당연히 내 고객이 볼 수 있는 곳에 올려야 합니다. 고객이 보라고 만드는 콘텐츠니까요.
그런데 그게 다일까요? 그저 보이기만 하는 콘텐츠는 아무런 역할도 수행하지 못합니다. 콘텐츠가 제 역할을 다하려면 그 콘텐츠를 소비한 고객의 기분(감정)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줘야 합니다.
너무 웃겨서 마음이 즐거워지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어서 시야가 넓어진 기분이 들거나, 마침 내게 꼭 필요했던 내용이어서 여운이 오래 남거나, 만든 이의 노력 혹은 실력에 감탄하면서 ‘나도 이런 걸 만들고 싶다’라는 의지가 생기거나, 뭔지 몰랐던 답답함이 해소되어 속이 시원하거나,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불타오르거나…
고객은 자신의 기분을 바꿔놓는 콘텐츠를 더 오래 기억합니다. 그 콘텐츠의 저자, 그 콘텐츠를 만든 브랜드에도 호기심을 갖게 되죠. (=이게 개별 콘텐츠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입니다.)
이런 콘텐츠를 만들려면 우리는
1) 남들보다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주제를 다뤄야 합니다 (=우리의 업과 관련된 주제)
2) 만드는 콘텐츠의 형식(=글, 영상, 디자인, 뉴스레터 등)에도 거부감이 없어야 합니다
그럼 우리가 콘텐츠를 올릴 곳은, 우리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채널임과 동시에 다음 두 가지도 만족할 수 있는 채널이어야 합니다.
1) 우리가 다룰 큰 카테고리(=제품의 핵심 가치와 관련된 주제)의 콘텐츠가 이미 어느 정도는 유통되고 있는 채널이어야 합니다. 카테고리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새로워야 하지만, 카테고리 자체는 그 채널 사람들에게 익숙해야 합니다.
2) 우리가 꾸준히 잘할 수 있는 형식의 콘텐츠가 유통되는 채널이어야 합니다. 숏폼이 유행이라고 하기도 싫은 영상을 억지로 만들어 올리면 상대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불편하면 콘텐츠에도 그게 묻어납니다. 반복을 통해 나만의 탄탄한 뿌리를 만들면 형식은 나중에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채널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 우리의 고객 & 주제 카테고리 & 콘텐츠 형식
어차피 초반에는 아무도 내 콘텐츠를 보지 않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플랫폼, 핫한 형식을 다 갖춰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다행입니다. 처음에 내놓은 콘텐츠는 훗날 보면 아주 부끄러울 거거든요.
누군가에게 소비될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갈 동력을 만들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하세요. 반복과 개선으로 질을 높이지 못하면 콘텐츠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큰 주제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내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는 주제여야 합니다. 협업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소통이나 생산성에 대해 다뤄야 합니다. 운동 용품 브랜드라면 운동에 대해 다뤄야겠죠.
잠깐 어그로만 끌고 끝낼 게 아니라면 언제까지 잘 된 콘텐츠를 따라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우리만의 콘셉트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콘셉트를 잡아야 할지 막막할 땐 다음 두 단계를 거쳐보세요.
제품을 만들 때와 똑같습니다. 청중을 좁히면 우리만의 구체성과 결이 더해집니다. ‘운동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다리 라인을 예쁘게 만들고 싶은 여성’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좁힌 청중도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청중이어야 합니다.)
청중을 좁히면 다뤄야 할 세부 주제도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운동 중에서도 허벅지, 종아리, 힙 운동에 집중하게 되겠죠. 다리를 붓게 하는 생활 습관 개선, 다리를 예쁘게 보이는 코디도 다룰 수 있을 겁니다. 각각의 콘텐츠에 따라 청중에게 어떤 감정 변화를 느끼게 해야 할 지도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죠.
‘청중이 너무 좁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대부분 불필요한 생각입니다.
초기에는 이렇게 좁게 가지 않으면 아예 고객을 못 만납니다.
좁기 때문에 경쟁이 줄어들고, 우리가 정말 열심히 한다면 그 분야 1등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이거 완전 내 이야기네’하며 유입된 고객은 전환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일단 여기에서 초기 고객을 확보한 뒤 그 동력으로 조금씩 넓혀가면 됩니다.
대부분의 콘텐츠 마케팅은 ‘관점’이 없어서 실패합니다. 남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콘텐츠를 특별하게 볼 고객은 없습니다. 말하는 이의 뾰족한 뭔가가 자신의 인식에 흠집을 낼 때 사람들은 멈칫합니다. 그 흠집을 메꾸기 위해 좀 더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런 질문들에 우리만의 답을 먼저 내려보세요. 예시로 달아둔 답변은 최근 인상 깊게 읽은 책 ‘일을 버려라’를 쓴 Basecamp의 창업자 제이슨 프라이드의 관점을 인용했습니다.
Q. 이 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우리의 다른 생각’은 무엇인가요?
예) 우리는 남들과의 경쟁을 통해 승리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우리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Q. 어떤 경험, 혹은 어떤 강점이 그런 생각에 영향을 미쳤나요?
예) 우리는 우리가 만들기 원하고, 고객이 구매하기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깊은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심한 SaaS 시장에서 매년 성장하고 있고, 전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복지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적’으로 규정하는 상대가 있다면 누구(혹은 무엇)일까요?
예) 우리가 유일하게 제거하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생각을 갖는다면 비즈니스를 전쟁에 비유하는 일을 그만할 수 있습니다.
보편적인 생각과는 다른 우리만의 생각이 반영된 문장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날카로운 관점이 반영된 몇 가지 문장의 예를 좀 더 보면서 우리만의 관점을 반영하는 문장들을 만들어보세요.
– 출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출시 전에 많은 시간을 쏟지만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습니다. 출시 이후에도 기세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 좋은 전략입니다.
– 피드백 주는 법을 배우는 것을 멈추세요. 피드백을 받는 법을 배우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드백을 받는 것에 더 미숙합니다.
– ‘왜’로 시작하는 것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습니다. (=’Start with why’에 대한 반대 의견) 사람들은 당신의 ‘왜’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은 당신이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 저렴한 리드를 얻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근시안적인 생각입니다. 저렴한 리드는 실제 구매로 전환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추천하지도 않으며, 브랜드의 일원이 되지도 않습니다.
(문장 예시 출처 : My spiky points of view: 15 examples to inspire your SPOV)
콘셉트는 ‘나’에 집중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나를 단단하게 다져야 세상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들을 나의 관점으로 다룰 수 있습니다. 고객의 실제 문제(=이미 존재하는 현실)를 발견한 후 나만의 해결책(=내가 만드는 것)을 제안해야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콘셉트는 필터의 역할을 합니다. 많은 인풋이 들어와도 내 정체성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죠. 이 필터를 단단하게 고정했다면 이제 그 위로 인풋을 쏟아부을 차례입니다.
우리가 만들 콘텐츠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쏟아내는 콘텐츠 틈으로 발행됩니다. 나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취향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지금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아야 나도 사람들 틈에 끼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1) 앞서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우리가 속한 카테고리에서 이미 많은 청중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 (혹은 개인)의 블로그, 유튜브, 뉴스레터 등을 5개 이상 구독합니다. 청중이 많지 않더라도 내 감정을 움직이는 콘텐츠가 있다면 그 콘텐츠를 만든 기업(사람)들의 채널도 모두 팔로우하세요.
이후 그들이 어떤 소재를 콘텐츠로 다루고 있는지 키워드로 정리합니다. 특정 키워드가 여러 채널에서 반복된다면 그 키워드는 다루기 좋은 소재의 후보가 됩니다.
(그 키워드에 대한 ‘내 생각’을 먼저 정리해 보세요. 콘텐츠를 다 만든 후 그들이 만든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그들과 다른 내 생각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2) 잠재 고객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고객을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다면 소재를 발견하는 것도 한결 수월해집니다. 고객들이 반복해서 묻는 질문, 자주 요청하는 도움들을 정리해 보세요.
질문이나 도움 요청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때 하는 행동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고품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한다면 그들은 기꺼이 내 콘텐츠를 소비할 겁니다.
(검색을 해봤을 때 이미 비슷한 콘텐츠가 많다면 그 콘텐츠보다 더 자세하거나, 더 실전에 가깝거나, 더 최신 정보가 반영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3) 떠들썩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미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럴이 된 콘텐츠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소재가 됩니다. 심지어 배울 점도 많습니다. 이미 바이럴 된 콘텐츠의 다음 세 가지를 정리해 보면 콘텐츠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소재 : 어떤 소재를 다루고 있는가
훅 : 초반에 어떻게 몰입을 이끌어내는가
흐름 : 결론(핵심 메시지)까지 가기 위해 어떤 흐름으로 말하는가
(숏폼 영상의 경우 틱톡, 릴스 등에서 바이럴 된 콘텐츠를 찾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벤치마킹할 계정이 있다면 활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면 내 관점도 점점 더 선명해집니다. 같은 소재에 대해서 내가 다르게 생각하는 포인트, 보통 그 포인트가 제품이나 서비스에도 반영이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행하는 콘텐츠를 그대로 베껴서 모은 청중은 우리 제품을 평생 구매하지 않습니다. 내 관점에 동의하는 청중을 모아야 내 관점이 반영된 제품을 구매합니다. 소재는 대중에게서 얻되, 관점은 나에게서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콘텐츠 마케팅이 매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최우선 순위는 ‘품질’입니다. 이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사실입니다. ‘난 저품질의 쓰레기 콘텐츠를 매일 소비하고 싶어’하는 인간은 미래에도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품질이 좋다’는 표현은 너무 추상적입니다. 어떤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일까요?
고객의 기분(감정)을 움직이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입니다.
채널 선정 단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고객은 소비한 후에 기분이 바뀌는 콘텐츠를 오래 기억합니다. 단순히 오래 기억하는 것을 넘어 저장하고, 공유합니다. 기분은 행동의 트리거가 됩니다. 우리는 고객이 행동하기를 원합니다.
콘텐츠 하나를 만들 때의 목표를 ‘상대의 구체적인 반응’으로 정의하면 좋은 콘텐츠에 조금씩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콘텐츠를 본 고객이 이런 반응을 보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제 좀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네. 당장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지금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이런 반응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분들의 이런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저는 다음 3가지를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1) 내용이 길더라도 끝까지 읽으실 수 있게 단락을 자주 구분하고 문장은 간결하게 쓰자
2) 사전적 의미보다는 실전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쓰자
3) 실제 행동으로 옮길 때의 순서와 최대한 똑같이 각 단락의 순서를 구성하자
제 목표가 이뤄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향성을 가지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방향성이 있어야 더디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방향이 잘못되면 아무리 빨리 가도 엉뚱한 곳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래 여러 예시 중 여러분이 콘텐츠를 통해 얻고자 하는 청중의 리액션은 무엇인가요? 그 리액션을 얻으려면 콘텐츠를 만들 때 어떤 디테일을 생각해야 할까요?
– 좋아, 내일부터 바로 시작해 본다 내가
– 아 ㅋㅋㅋ 나 이거 너무 웃긴데? ㅋㅋㅋ
– 이 주제에 대해서 가장 잘 정리된 콘텐츠인 것 같아.
– 오! 완전 힙해. 참고할 거 진짜 많다 여기
– 와, 진짜 내가 봤던 것 중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 이렇게는 전혀 생각 못 해봤는데, 깊이가 장난 아니네…
– 이런 거 처음 봐. 이거 너무 참신한데?
– ….
길이가 짧을수록 초반부는 더 중요해집니다. 숏폼 콘텐츠는 수많은 숏폼 콘텐츠 사이에서 소비됩니다. 콘텐츠 소비 템포가 빨라진 청중을 상대해야 합니다. 빠른 속도로 넘어가는 스크롤을 붙잡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훅이 필요합니다.
앞서가는 크리에이터들의 초반 훅을 최대한 많이 분석해 보세요. (물론 롱폼도 초반부는 중요합니다. 롱폼 초반부는 다른 롱폼 초반부를 많이 참고하면 좋습니다.)
2) 익숙한 것에 한 끗을 더하면 새로움이 탄생합니다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면 어렵습니다.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한 포맷에서 나만의 한 끗을 더하는 식으로 접근해 보세요. 최근 제가 재밌게 봤던 유튜브 채널 ‘존맛’ 역시 흔한 ‘인터뷰 콘텐츠’에 ‘외국인’과 ‘한식’을 더해 새로움을 만든 케이스입니다.
물론 작은 기업이 현실적으로 이런 규모의 영상 채널을 운영하기는 어렵겠지만, 새로움에 대한 접근법 자체는 충분히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3) 고객의 소비 경로도 함께 생각해 보세요
고객이 우리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접근 경로에 맞게 콘텐츠의 디테일도 달라져야 합니다.
1)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다가 발견
: 검색의 의도를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당장의 의문을 해결해 줘야 하는 콘텐츠라면 빠르게 답을 주고 세부 설명을 시작하면 좋습니다. 상세한 정보를 길게 전달해야 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구체적이면서도 실행 가능한 형태의 답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가 검색할 키워드를 넣어 콘텐츠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제목을 짓습니다.
2) 채널에서 떠돌다 우연히 발견
: 그들의 시선을 잡을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즐거움, 쾌락, 참신함 등 즉각적인 반응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제목 역시 키워드보다는 그들의 시선을 단번에 잡을 수 있는 훅(HOOK)을 고민해 짓습니다.
광고를 덕지덕지 붙여두면 고객은 떠납니다. 말이 너무 장황하면 고객은 떠납니다. 알맹이 없는 어그로만 반복하면 고객은 떠납니다. 너무 제품만 팔려고 해도 고객은 떠납니다.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면 고객은 머뭅니다.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가치(나의 다른 콘텐츠 링크 등)를 제안하면 고객은 좀 더 오래 머뭅니다. 올 때마다 좋은 기억을 갖고 떠나게 하면 다시 옵니다. 관계를 쌓은 후 고객의 니즈에 딱 맞게 제안하는 제품은 거부감을 크게 줄여줍니다.
상대가 오래 머물게 할 방법을 고민해 보세요. 이게 맞는 방향인가 헷갈릴 땐 ‘고객을 오래 머물고 싶게 하는 것’이 대부분 정답입니다.
콘텐츠도 하나의 상품입니다. 우리 고객에게 줄 무료 상품이죠. 하지만 공짜여도 열심히 알리지 않으면 사람들은 봐주지 않습니다. 세상엔 내가 만든 콘텐츠 외에도 볼만한 콘텐츠가 너무나도 많거든요.
잘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게 널리 알리는 겁니다. 비용 없이 내가 만든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콘텐츠 유형이 비슷한 채널에 함께 업로드
가장 쉬운 방법은 콘텐츠 유형이 비슷한 채널에 모두 올려보는 겁니다. 내 고객이 아예 없을만한 채널이 아니라면 만들어둔 콘텐츠를 여러 채널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노출량을 늘리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
-릴스용으로 만든 콘텐츠를 쇼츠에도 업로드
-스레드용으로 만든 콘텐츠를 링크드인과 트위터에도 업로드
2) 재가공 후 업로드
형식이 달라도 약간의 재가공을 거쳐 다수 채널에 올려볼 수 있습니다. 글, 영상, 이미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다룰 수 있다면 여러 채널을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
-블로그에 쓴 긴 글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부분을 편집해 링크드인에 업로드
-유튜브 롱폼 영상에서 가장 바이럴이 될 부분을 편집해 쇼츠, 릴스, 틱톡에 함께 업로드
-뉴스레터에서 반응이 좋았던 글을 카드뉴스로 제작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3) 외부 채널에 기고
같은 업계에 속한 뉴스레터, 우리가 다루는 주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콘텐츠 플랫폼, 청중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미디어 기업의 웹사이트, 우리와 고객이 겹치는 다른 기업 혹은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채널 등에 우리 콘텐츠를 기고합니다.
(우리 콘텐츠의 원문 링크를 함께 삽입하면 구글 상위 노출에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정말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라면 노출을 늘리기 위해 디지털 광고에 소액의 예산을 조금 써볼 수도 있습니다. 목적이 ‘판매’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광고는 고객 입장에서도 거부감이 조금 덜합니다. 콘텐츠의 퀄리티마저 정말 좋다면 내가 보던 콘텐츠 사이에 불쑥 끼어들어도 용서가 되죠.
고품질의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 고객과 이후에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정보(이메일, 전화번호 등)를 요구하는 형태로 퍼널을 설계해서 광고를 진행해 볼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 유통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능숙해졌을 때부터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업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아닌 이상, 초반에는 콘텐츠 품질에만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게 진짜 매출에 도움이 되긴 하는 건가?’
나름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어 올렸는데 지표에 아무런 변화가 없으면 이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듭니다. 점점 조바심과 욕심이 생깁니다. 콘텐츠에 제품 이야기 비중이 늘어납니다. 우리 제품은 이런 기능이 좋고, 다른 제품보다 더 저렴하고… 콘텐츠는 점점 광고화됩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되죠.
제가 생각하는 콘텐츠 마케팅의 목적은 다음 다섯 가지 정도로 압축됩니다.
신규 고객 대상 브랜드 인지
잠재 고객의 트래픽을 확보
잠재 고객의 리드 확보
기존 고객과의 소통 (관계 유지, 교육 등)
업계 내 신뢰와 권위 구축
우리는 당장 제품을 팔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쌓고, 신뢰를 얻고, 연락처를 교환하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겁니다.
고객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무언가를 구매합니다. 신던 운동화가 발목을 아프게 하면 새 운동화를 구매합니다. 쓰던 사내 메신저가 업무의 비효율을 유발할 때 새로운 사내 메신저를 도입합니다.
콘텐츠가 고객의 변화를 억지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문제를 제품만큼 완벽하게 해결해 줄 수도 없습니다. 콘텐츠의 역할은 왜 어떤 운동화는 발목을 아프게 하는지, 발목이 아플 땐 어떤 유형의 신발을 신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겁니다. 업무 효율성에 메신저가 왜 중요한지,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비효율을 개선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겁니다.
고객들이 실제로 겪는 문제 상황, 그 문제의 원인, 우리 제품을 사지 않아도 적용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설루션… 콘텐츠에는 이런 것들을 꾸준히 담아야 합니다. 실제 고객이 변화를 결심했을 때 우리를 한 번쯤 떠올릴 수 있게요. (제품에 대한 언급은 1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운동’과 비슷합니다. 2~3개월 운동하고 몸이 눈에 띄게 좋아지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꾸준히 운동을 합니다. 나에게 더 맞는 운동 방법을 찾습니다. 오래 지속하면 반드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콘텐츠 마케팅을 시작해 보세요. 지금 당장은 하찮아 보이는 콘텐츠들도 언젠가 여러분 비즈니스를 지탱하는 기초체력이 되어 있을 겁니다.
박상훈 (플랜브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