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산업의 KPI는 분명히 달라졌다. 과거 스트리밍 산업은 가입자 수의 증가가 곧 성장의 증명이었다.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의 첫 장은 언제나 ‘순증 가입자’였고, 언론 보도 역시 분기별 구독자 숫자에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주요 OTT 사업자들은 수익성, 광고 매출, 참여도와 같은 지표를 중심에 두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지표 수정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구독 중심에서 수익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 변화는 마케터에게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OTT가 더 이상 ‘콘텐츠 소비 채널’로만 정의되지 않고, 로그인 기반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한 ‘프리미엄 광고 미디어’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질문은 단순해진다. 우리는 OTT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참고] Variety – Netflix Will Stop Reporting Subscriber Numbers Starting in 2025
OTT는 동시에 3가지 압력을 받고 있다.
1. 가격 인상 피로도: 구독료는 올려야 하지만, 올릴수록 이탈·번들 이동이 발생한다.
[출처] Deloitte – The shift toward video aggregators
2. 콘텐츠 투자 효율 압박: 콘텐츠 비용은 계속 증가하기 어렵고, 투자 대비 회수의 설명이 필요해졌다.
[출처] Ampere Analysis – Content spend to grow 2% in 2024, after strike hit 2023
3. 수익 다각화 요구: ‘구독’만으로는 한계가 오니, 광고·번들·부가 서비스로 ARPU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 맥락에서 하이브리드(구독+광고)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다. Amazon Prime Video가 2024년부터 ‘제한적 광고’를 도입하고, 광고 제거 옵션(추가 과금)을 안내한 흐름은 상징적이다.
광고형 요금제가 “실험” 단계를 지나, “주류”로 이동하는 근거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 Netflix는 광고 사업 2주년 시점에 광고형 요금제 월간 활성 이용자(MAU) 7,000만을 공개했다.
- 이후 2025년 말 기준, 광고 시청 기반 이용자가 1억 9,000만+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출처] LA Times – Netflix’s ad ambitions grow as low-cost plan surges
- 영국 시장에서는 디즈니 플러스 신규 구독의 37%가 광고형이고, 광고형 침투율이 약 40%대로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 Kantar – Disney+ Achieved Record Growth in Q2 as Ad-Supported Streaming Surges Ahead
- 미국에서는 2025년 1분기 기준 프리미엄 스트리밍 구독의 46%가 광고형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소비자 데이터 기반).
[출처] Investopedia – Streaming-Video Subscribers Are Leaning Into Ad-Supported Plans
즉, OTT 광고는 “몇몇 플랫폼의 신규 상품”이 아니라, 수익 모델의 중심 축이 되고 있다.
국내도 빠르게 움직인다. 분석기관 Omdia는 TVING이 2024년 3월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고, 2025년 1분기에는 광고형 비중이 약 39%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언급한다(요약 공개분 기준).
[출처] Omdia – South Korea: Tving’s ad-supported tier soars to capture 39.2% of subscriptions
또한 Wavve는 광고 기반 신규 요금제를 발표하며, TVING 콘텐츠를 묶은 결합 광고형 플랜까지 제시했다.
이 단계부터는 “집행 가능 채널이 늘었다”가 아니라, 매체 전략의 문법이 바뀐다.
동일 예산에서: 도달을 살릴 것인가(브랜딩) vs 전환 보조를 만들 것인가(퍼널 연결)
동일 영상 소재에서: 완주율 중심 최적화 vs 메시지 회수(Recall) 중심 설계
동일 KPI에서: 플랫폼 리포트만 볼 것인가 vs 외부 지표·실험 설계를 붙일 것인가
미디어 전략에서 OTT를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차이는 ‘운영’이 아니라 ‘설계’에서 난다. 아래 3가지를 제안서에 구조로 넣으면, “우리는 OTT를 이해한다”가 아니라 “우리는 OTT로 성과를 만들 수 있다”로 바뀐다.
OTT 광고는 단순히 영상 한 편을 노출하는 구조가 아니다. 콘텐츠 맥락, 시청 몰입도, 장르 특성에 따라 광고의 수용도는 크게 달라진다. 예능과 드라마, 스포츠와 키즈 콘텐츠는 전혀 다른 광고 환경을 만든다. 따라서 마케터는 포맷 선택, 노출 위치, 빈도 상한선까지 포함한 인벤토리 설계를 선행해야 한다.
OTT의 진짜 강점은 로그인 기반 행동 데이터다. 연령·성별 중심의 인구통계 타깃팅을 넘어, 시청 행동 기반 세그먼트 정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최근 30일간 특정 장르를 반복 시청한 집단’은 단순한 연령 타깃보다 훨씬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설계할 수 있게 한다. 타깃 정의가 바뀌면 메시지와 크리에이티브 전략도 함께 달라진다
OTT 광고의 가장 큰 과제는 설명 가능성이다. 광고주가 묻는 질문은 명확하다. ‘이 광고가 매출에 기여했는가?’ 따라서 도달과 완주율 같은 상단 지표에서 시작해, 검색량 증가, 사이트 방문 증분, 나아가 증분 전환 분석까지 이어지는 KPI 스택을 설계해야 한다. 단일 지표로는 OTT 광고의 가치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권장 KPI 스택
상단(브랜딩): 도달, 타깃 도달률, 완주율, 빈도 분포
중단(퍼널 연결): 검색량/브랜드 키워드 유입, 사이트 방문 상승(증분), 앱 실행/설치 보조
하단(비즈니스): MMM(Marketing Mix Modeling) 또는 홀드아웃(통제군) 기반의 증분 전환
아래 5개가 들어가면, OTT는 “트렌드 언급”이 아닌 “실행 가능한 제안”이 된다.
미디어 포지셔닝 한 장: OTT를 TV 대체재로만 정의할 것인가, 신규 도달 확장 채널로 볼 것인가? (중복 도달 감소/프리미엄 콘텍스트/신규 도달)
세그먼트 가설 한 장: 타깃을 인구통계로 정의할 것인가, 시청 맥락으로 정의할 것인가?
포맷/지면 맵 한 장: 노출 빈도 상한선을 어디에 둘 것인가 (인벤토리/노출 룰/빈도 정책)
크리에이티브 매핑 한 장: 장르/상황별 메시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측정 설계 한 장: 증분 검증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것인가? (홀드아웃/브랜드리프트/서치리프트)
이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지 않으면, OTT는 단순히 ‘집행해 본 채널’로 끝난다. 그러나 설계가 선행된다면 OTT는 브랜드와 퍼포먼스를 동시에 연결하는 전략적 미디어가 될 수 있다.
OTT는 단순히 집행 가능한 채널이 하나 추가된 것이 아니다. 미디어 전략의 문법 자체가 바뀌고 있다. 광고주가 원하는 것은 채널 나열이 아니라, 왜 이 채널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설계 논리와 측정 전략이다.
OTT를 ‘광고 미디어’로 재정의하는 순간, 마케팅 전략 역시 다시 작성되어야 한다. 성장 둔화는 위기가 아니라, 마케팅 설계 역량을 증명할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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