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대표의 칼럼을 모비인사이드에서 소개합니다.
스타트업은 이직이 잦다. 그 이유는 실로 다양하다. 회사가 불안정해서, 회사에 비전이 없는 것 같아서, 월급이 작아서, 시스템이 없어서, 배울 게 없어서 등과 같은 회사 측의 문제점도 있지만 직원들도 만만치 않다. 실력이 형편없어서, 적성이 안 맞아서, 업(業)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인내심이 부족해서, 겉멋만 들어서 등 따지고 들면 한도 끝도 없다. 사실 이런 문제점은 꼭 스타트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테다. 모든 기업과 직원들 사이에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간극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리더십, 오너십, 동기부여와 같은 거대한 담론으로 풀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풀리건 풀리지 않건 간에, 우리는 어쨌든 사람을 뽑고 또 떠나 보내야 한다. 따라서 풀리지 않는 뜨거운 감자를 손에 들고 안절부절 하기 보다는, 그 감자를 어떻게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과연 우리 회사는 직원 채용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 보자. 인재를 뽑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한결같겠지만, 과연 우리 회사의 채용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는지 한번 점검 해보자. 매력적인 사람을 뽑으려면 우리 회사가 우선 매력적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직원 채용 시 유의해야 할 점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스타트업의 채용 공고를 딱 보면 그 회사의 시스템 수준이 보인다. 영업 담당자의 흔한 채용 공고를 보면 이런 식이다. ‘열정을 가지신 분’, ‘주어진 임무를 끝까지 완성하는 분’, ‘낯선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는 분’… 글쎄, 과연 무엇에 관한 열정과 무엇에 관한 임무를 말하는 것일까? 직원을 채용하는 경영진 자체가 도대체 어떤 직무에 대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채용 공고 또한 어설픈 것이다. 그게 아니라, ‘담당 지역의 잠재 고객 리스트업 및 고객 DB 구축’, ‘OO 지역에 대한 시장 조사 및 필드 영업 수행’,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콜, 이메일을 통한 영업 리드 팔로업’ 등 구체적인 직무를 서술하여 그것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합격자가 실제로 업무에 투입될 때 ‘내가 생각했던 일은 이게 아닌데…’라는 있어서는 안 될 시행착오를 방지할 수 있다.
채용 과정에서 수집한 이력서들이 사무실 이곳 저곳에 굴러다니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아마 뜨끔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정말로 많은 기업들이 이런 부분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이력서는 한번 사용 후에는 철저하게 파기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소중한 개인 정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회사에 입사를 하기 위해서 소중한 개인 정보를 기입해서 보낸 것이다. 절대로 함부로 다뤄지거나 방치되어서는 안된다. 수많은 이력서가 접수되면 그게 그것 같아서 별로 소중한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표가 앞장서서 이에 대한 관리 지침을 지시해야 한다.
아무래도 면접이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지원자를 검증하는 과정이겠지만, 지원자도 마찬가지로 기업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면접 전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지인을 통해 수소문해서 그 회사의 평판을 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면접 때 사무실과 거기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본다. 현관문을 들어서서 면접장까지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직원들의 표정, 지원자를 맞이하는 모습, 음료나 차를 내오는 모습, 면접 절차를 브리핑하는 모습 등만 보면 대충 그 회사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눈치가 빠른 인재라면, 거기에서 벌써 정말 다니고 싶은 직장과 다른 데 다 떨어지면 올 직장으로 구분할 것이다.
합격자에게 언제 어떻게 통보를 할 것이며,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 합격자에게 제공할 것은 생각보다 많다. 합격 통지서는 문자, 이메일 등 어떤 수단으로 어떤 내용을 담아 보낼 것인지? 주민등록등본이나 통장사본은 언제 제출 받을 것인지? 연봉 계약서 작성 및 서명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개인 정보 처리 동의서는 받을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직원용 노트북이나 법인폰 등은 언제 어떻게 불출하고 관리할 것인지? 사원증 발급이나 인사기록 카드를 위한 사진 수령은 누가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것들이 절차적으로 미리 준비되어 있어서 체계적으로 대응이 되어야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직원들의 윤리를 강조하는 추세이므로 기업 윤리에 관한 동의서(Code of Ethics) 같은 것도 마련하여 서약을 미리 받는 것도 좋다. 기업이나 직원 모두 자금 횡령이나 비밀 누설에 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불합격자에 대한 예의는 별게 아니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어렵다. 불합격자들에게 동정을 해주거나 어떤 특별한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딱 하나만 지키자. 불합격하신 분들에게 불합격 통보만이라도 제대로 하자. 지원자는 몇일 밤을 세워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다듬고 기도를 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바빠도 ‘당신은 정말 훌륭한 인재이지만, 불행하게도 저희와는 인연이 닿지 않아 모시지 못했습니다.’라는 몇 줄의 이메일을 보내자. 그것만 해도 그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좋아질 것이다.
[유장준의 스타트업 세일즈] 시리즈
(24) 영업조직 구축 노하우…인센티브는 어떻게 책정해야 할까?
(23) 영업조직 구축 노하우 2… 개발팀 vs 영업팀의 갈등 해결 방법
(22) 영업조직 구축 노하우…공동창업자 중 영업팀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