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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호 Aug 25. 2018

조금의 성장

내 연애가 딱 0.1이라도 달라졌다고

처음 느낀 순간이었다.


난 성격이 급하고 예민해서 연애에서도

맘에 안드는게 생기면

즉각적으로 화내고 말하고 남자친구가

바로 사과하고

바뀌어야만 만족을했다.



얼마전 남자친구와의 다툼에서

남자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넌 근데 내가 아무리 잘해도

쪼그만거 하나에 또 삐지고 화내잖아”



딱 한 번 이번에 내가 그 사람에게

마음에 안 들어서 못견디겠는 작은 점을

바로 쏟아내듯 말을 하지 않고

참아봤다.


그 사람의 말을 처음으로 마음에 간직해

두었다가 실천한 것이었다.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마음에 안드는 작은 단점 말고 그 사람이 내게

잘해준 걸 떠올려보자’



처음이었다.

내 연애사를 통틀어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러자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다.

당장이라도 지금 나 억울한 거 화난 거 서운한 걸

다 말해버리고 싶은데

그걸 참는 건 정말이지 고통이었다.

그런데 내가 지금 힘든데 이렇게

변하려고 노력중이다라는 사실을 남자친구에게

알리자, 정말 진심으로 너무나 고마워했다.


노력하는 모습 그 자체에 너무 감동했다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자

마음이 차분해졌다.

내가 화났던 부분이

오히려 굉장히 내가 내멋대로 해석하고

판단한 ..참 감정적으로 몰아세운 부분이구나

그게 처음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사람을 있는 그대로

편견 없이 보기로 결심했다.

우리의 연애를 남의 연애에 비춰서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이 사람과 나만의 연애다.

이 사람도 세상에 하나 뿐이고

나도 하나 뿐이어서

그 누구의 어떤 연애와도 같을 수 없다.

그냥 우리의 이야기를 만드는 거지

비교하지 말자..


그러자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화를 뿜지 않고도

거셌던 태풍이 어느순간 소멸하듯이

내적으로 굉장히 평화롭게 소멸하고

오히려 맑은 마음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


앞으로도 험난할테지만

이렇게 조금씩 연습하다보면

진짜 화낼일도 아닌데 화내는 일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믿고

그러면 예민한 나도 연애의 새로운 지점에

이를 것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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