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틸런 효과... 돈의 물결이 빚어낸 엇갈린 운명

by JayGee JIN
Image_fx (12).jpg 인플레이션 위기에는 은행의 돈은 종잇장에 불과


어느 날, 밤하늘에 쏟아지듯 중앙은행의 창고 문이 열리고 '유동성'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돈의 물결이 세상으로 흘러나왔습니다.


이 돈의 물결은 생명을 불어넣는 단비처럼 축복으로 여겨졌지만, 흐르는 경로와 속도에 따라 각자의 삶에 전혀 다른 흔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의 오래된 진실, 캔틸런 효과(Cantillon Effect)의 서정적인 풍경입니다.


돈의 물결은 가장 먼저 튼튼한 댐과 깊은 저수지를 가진 이들, 즉 돈 많은 자산가들의 영역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저수지는 부동산, 주식, 귀금속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 물이 1억 원짜리 논밭을 적시자, 그 가치는 순식간에 5억 원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물이 차오를수록 그들의 부는 다섯 배의 높이로 솟아올랐고, 세상 만물이 귀해지는 물가 상승의 파고가 몰려와도 그들의 삶에는 작은 잔물결에 불과했습니다.


설령 빵 한 조각의 가격이 다섯 배로 뛰었다 한들, 그들의 거대한 자산 증가 앞에서는 사소한 바람 한 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물결의 첫 번째 축복을 받은 낭만적인 항해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물결이 닿기 힘든 가장 외딴곳에는 가난한 이들의 마른 땅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금융 시스템과의 연결 고리가 미약하여 유동성의 혜택이 그들에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자산을 불릴 종잣돈 대신, 오직 하루의 노동으로 얻은 임금만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그 물결이 마침내 그들에게 도착했을 때, 그것은 축복이 아닌 뜨거운 증발의 열기였습니다.


시장에 돈이 넘쳐나 물가는 이미 다섯 배로 뛰어올라 있었습니다. 그들의 통장에 있는 돈은 여전히 그 금액 그대로였지만, 어제의 빵 한 조각을 사던 돈으로 오늘 아침에는 반 조각조차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자산이 없었기에 부풀어 오르는 풍선 같은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그저 물가 폭등이라는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실질적인 구매력이 끝없이 말라가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들의 삶은 자산이 다섯 배로 뛴 부자들의 풍요로운 정원 옆에서, 자신도 모르게 반토막 난 가치로 메말라가는 슬픈 그림자일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캔틸런 효과는 유동성 공급이 누구에게 먼저 도달하는가에 따라 한쪽은 천국의 문을, 다른 한쪽은 고난의 언덕을 오르게 하는 운명의 엇갈림을 서정적으로 보여주는 경제 현상입니다.


우리는 이 물결의 흐름을 이해하고, 다음 돈의 홍수가 닥쳤을 때 단순한 피해자가 아닌 현명한 준비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 그러한 때라는 것은 다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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