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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집밥
by moment yet Jan 08. 2018

아흔일곱 번째 일상의 집밥

1월 제철 식재료, 한라봉

(메인) 한라봉 주꾸미 무침, 닭다리살 석쇠 구이, (찌개) 청국장, (김치) 동치미, 배추김치


평소 신맛이 강한 과일보다 단맛이 강한 과일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감귤류를 그렇게 자주 먹는 편은 아니다.
우리 가족은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더 그렇다.
그런데 1월은 한라봉이 제철인 계절이라 큰 맘먹고 구입해 보았다. 한라봉은 다른 감귤류에 비래 신맛보다는 달콤한 맛이 더 강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제철이긴 한데, 마트에 갔을 때 한라봉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귤과 스위티, 오렌지 같은 것들은 잘 보였는데 말이다.
그러다 마트 한편에 딱 한 상자 진열해 놓은 한라봉을 보았다. 2만 원에서 몇 천 원 모자랐다. 살까 말까 몇 번을 망설였다.
그러다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한구석에 비닐로 포장해 놓은 못생긴 한라봉이 보였다.
박스에 든 한라봉과 개수는 똑같은데, 가격은 거의 절반이었다. 집에 서 맛을 보니, 안 샀으면 정말 후회했을 뻔했다.
과즙도 많고, 달콤하고 정말 맛있었다.




내친김에 반찬으로도 만들어 보았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매월 제철 식재료 몇 가지를 소개하고, 조리법 등도 공유하고 있는데 그때 눈에 들어온 한라봉 낙지 무침.
나는 낙지 대신 주꾸미를 사용해서 만들었다. 편은 오징에 비해 부드러운 낙지의 식감을 남편이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좀 더 꼬득꼬득하게 즐길 수 있는 주꾸미로 대신해 보았다.

주꾸미는 눈알과 입, 내장을 제거한 후 밀가루에 한 번 바락바락 주물러서 잘 헹궜다.
그런 다음 소금물에 데쳤는데, 권장 시간만큼 데치니 내 기호에는 너무 물컹거리는 것 같았다.
평소 물컹거리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 더 데쳤다. 오래 칠수록 부피가 많이 줄어든다.
데쳐서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 주꾸미를 고춧가루, 고추장, 설탕, 다진 마늘, 참기름, 식초를 넣은 양념장에 버무렸다.
이때 양념장에 한라봉 반 개의 즙도 넣는다.
양파와 미나리도 같이 버무리는데, 미나리의 경우 나는 줄기가 연한 밭미나리를 구입했다.
그런 다음 남겨둔 한라봉 반 개를 슬라이스 해서 가볍게 버무린 뒤 통깨를 솔솔 뿌렸다
이 방법대로 골뱅이나 오징어 데친 것을 버무려줘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한라봉의 은은한 향이 좋았다.
양념장을 넉넉히 만들어 소면에 비벼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닭다리살 석쇠 구이도 하였다.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생강술로 밑간 한 닭다리살을 넣고 구웠다.
닭 껍질 쪽을 아래로 해서 먼저 구우면 나중에 닭 껍질도 잘 벗겨지고, 기름도 나와서 좋다.
닭다리살을 뒤집을 때 편 썬 마늘도 넣었다. 구멍이 뚫린 뚜껑을 덮고 속까지 익혔다.
그런 다음 진간장, 전복 굴 소스, 요리당, 설탕, 다진 마늘, 후춧가루, 생강가루, 생강술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와르르 붓고, 조렸다.
양념장이 다 조려진 뒤, 닭다리살을 석쇠에 얹고, 가스레인지 불에 양면을 그을려 불냄새를 입혀주었다.
양념장에 조린 것이어서 껍질 쪽이 잘 탄다. 우리 가족은 닭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다.
덜 익은 것을 석쇠에 구우면 기름과 양념장 등이 많이 흘러나오는데, 익은 것을 구우면 가스레인지에 떨어지는 것이 별로 없다.
청소가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모두가 직화구이를 좋아해서 고기든 생선이든 닭이든 이렇게 석쇠에 잘 구워 먹는 편이다.


초등학생 입맛인 우리 남편도 좋아하는 청국장.
국물에 들어 있는 익은 채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무나 양파, 대파 등은 육수를 낼 때 가득 넣어 우린다.
다시마, 멸치, 무, 양파, 대파를 넣어 끓인 육수에 청국장과 두부, 마늘, 고추, 고춧가루, 김치를 넣고 끓인 청국장.
한 냄비 끓여 놓으면 왔다 갔다 하면서 다 먹고 없다. 점심때 먹은 국을 저녁에 내주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군소리 없이 두어 번 먹는 청국장.
농사를 지으시는 시이모님, 시외삼촌님께 쌀을 사 먹으면서 얻어먹는데, 늘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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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텃밭에서 농사 짓는 도시농부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집밥을 기록합니다.
초보 도시농부를 위한 책 <티니맘의 작은 텃밭>을 지었습니다. tntpalcltth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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