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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집밥
by moment yet Jul 12. 2017

여든 번째 일상의 집밥

상투적이지만, 복날 백숙

압력솥에 푹 삶은 것이라 모양은 별로지만, 먹기에는 좋았던 올삐네집표 백숙.
복날 앞두고 만들어 먹었던 백숙, 이유는 이랬다.
인쇼 마니아(인터넷 쇼핑 마니아 줄임말) 남편이 복날 다가온다고 양가 어머님, 시이모님 그리고 우리 집까지 닭을 배달시켰다.
나는 사실... 별로 안 좋아하는 식재료 중 하나인 생닭.
(나는 치맥도 별로 안 좋아하는 편.)

아무튼 생닭을 깨끗하게 씻어서 압력솥에 넣고, 주문 시 동봉된 향 나는 재료도 한번 헹궈서 넣었다.
다시마 몇 장도 넣고, 육수도 부었다.
육수는 쌀뜨물에 멸치와 무를 넣고 만든 것이다.
소주 약간과 후춧가루, 다진 마늘도 넣었다.
천일염으로 약간의 간을 했다.
이것을 센 불에 올려 칙칙칙 소리가 한동안 나면 불을 확 줄여서 오랜 시간 푹 익힌다.
고기의 육질을 중요시하는 경우엔 그냥 냄비에 삶거나, 압력솥에 삶더라도 금방 끓인 뒤 불에서 내리면 된다.
우리 집은 푹 익은 것을 좋아해서 여유 있게 가열했다.

백숙 먹을 때 꼭 필요한 반찬.
향이 좋은 부추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까나리 액젓 약간, 멸치 액젓 약간, 설탕 약간, 고춧가루, 참기름을 넣고 무쳤다.
통깨는 바로 갈아서 뿌렸다.
깨는 소화가 잘 안 되는 식재료라 갈아서 사용하는 편이다.
나는 멸치 액젓만 넣은 부추 무침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멸치 액젓 향이 너무 강한 것을 안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까나리 액젓과 섞은 것이다.

밭에서 따온 오이는 아주 얇게 저며서, 설탕과 식초를 1:1 비율로 섞어 끓인 물에 절였다.
이때 소금은 간이 될 정도로만 조금 넣어주었다.
나는 이런 장아찌나 절임 류도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놓고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커다란 오이 2~3개로 만들어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숙성 시킨 뒤 바지런히 먹어 치운다.


묵은 김장김치도 냈다.
작년에 밭에서 수확한 배추로 친정어머니와 함께 담근 김치인데, 무채를 비롯한 다른 채소를 일절 넣지 않아서 국물이 별로 없다.
배추에 양념만 바른 김치는 뭐랄까... 시큼한 맛이 덜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냥 먹거나 고기에 싸 먹거나 김치찌개, 청국장찌개 이런 곳에 두루두루 쓰기에 좋은 것 같다.
멸치 육젓으로 만든 대구식 김치는 호불호가 좀 있는 것 같다.

역시 텃밭에서 따온 깻잎으로 만든 깻잎김치.
작은 반찬통 하나에 들어갈 양만 따와서 때마다 만들어 먹는 반찬이다.


아이들이 제법 자라서 이젠 닭도 두 마리가 아닌 두 마리를 삶아야 한다.
소금에 후춧가루를 조금 섞어서 찍어 먹으라고 주었다.
백숙은 식구들이 야무지게 잘 먹는 음식이다.
죽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찹쌀은 넣지 않고, 갓 지은 뜨끈뜨끈한 밥을 말아 먹는다.

남은 닭고기는 살만 발라내 잘게 찢어서 국물과 함께  냉장 보관한다.
다음날 밥 말아 주면 아이들은 또 잘 먹는다.
식사 준비를 1타 2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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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텃밭에서 농사 짓는 도시농부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집밥과 텃밭 생활, 애정하는 핸드메이드 일상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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