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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냥

한 입만, 조개구이

서로 다른 입맛 그러나 함께 노는 게 제일 좋아.

by So Harmony 소마필라

오늘은 남편의 날이다.


그래서 남편이 먹고 싶은 것을 먹는 날.

나이가 드니깐, 남편이랑 노는 게 제일 재미있다.


하루하루 남편을 보면서 느낀다.


착한 사람.

무던한 사람.

그런데 본인이 하고 싶고, 해야 하면 집요한 사람.


널뛰기하는 나를 잘 잡아주는 사람.

기준점이 다르다며 투덜대는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

그런데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면, 절대 물러섬이 없는 사람.


그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때,

나와 다른 시각과 그리고 다른 이야기로 놀란적도 많다.


그 사람을 통해 나의 힘든 여정을 바라볼 때,

그렇게 생각보다 힘들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고,

내가 여기까지 참고 올 수 있도록

냉정하게 나를 바라보게 해주는

사람이어서 고마웠다.


그 사람을 통해 나의 새로운 여정을 바라볼 때,

다행히 사리분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하면서

나에게 해답을 스스로 찾게 해 준 사람이었다.


물론.. 좋은 점만? 있지 않지만.. (하하하하)

나중에 불만도 모아서 적어봐야겠다. (히히히히)


감사하고 고맙고 세상에 나보다 이틀만 더 오래 살기를 바라는 남편의 날이다.

그래서 남편이 좋아하는 조개구이를 (치즈를 올려서 먹는) 먹으러 가는 날이다.


나는 양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랑 남편은 입맛이 너무 다르다.


남편보다 나는


돼지갈비보다 삼겹살

얼큰 순댓국 보다 맑은 순댓국

양념이 많은 빨간 국물보다

본연의 맛을 뽑아낸 사골이 좋다.


진한 국물의 떡볶이 보다 조금 연한 밀떡이 더 좋다.

달콤한 디저트보다 삶은 수육이 더 좋다.

찐득한 양념이 배인 양념 통닭보다 바삭한 후라이드가 너무 좋다.


그리고 연어, 참치가 너무 좋다.

남편은 연어, 참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양념을 좋아한다.


비빔냉면보다 물냉면

양념게장보다 간장게장

이렇게 입맛이 다르다.


그런데 신기하게 서로 같이 맛있는 걸 좋아하고,

조화롭게 어울리며 먹기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그리고 찐하게 공통점 하나는 바로 술이다. (캬아~)


솔직히 나는 조개구이를 좋아하는데,

양념이랑 치즈가 올라간 것보다 생이 더 좋다. (ㅋㅋㅋㅋ)


그런데 오늘은 양념과 치즈가 올라가는 조개구이를 즐길 예정이다.



***



불판 위에 조개들이 올려지고,

닫혀 있던 조개들이 입을 벌린다.


그 조개를 하나 탁 건져 나의 그릇에 올려준다.

그리고 나는 바로 입으로 넣는다.

그때 탁 터지며 나오는 바다향.

싱싱한 조개들은 그 향기와 톡 터지는 식감으로 자꾸 손이 가게 된다.

그리고 그 조개들은 아무런 조미를 가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맛이 있다.


입이 이미 벌어진 조개들은

노랑, 빨강, 하양 색상들이 위에 올려져 불판 위에 늘어진다.


스르륵 녹는 노랑 치즈

그리고 그 위에 빨강, 하양 색상의 소스들

열과 함께 서로 조화롭게 뒤 섞이며,

바다 향 가득 담아서 이국적인 피자향과 함께 나의 입에 들어온다.


뜨거운 바다 파도가 나를 한 번 탁 치면

그 뒤에 들어오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파도 거품의 약간의 녹진하면서 쫀득함

톡 터지는 조갯살과 함께 입안에서 쫀득한 치즈들이 소용돌이친다.


바다를 바라보며 피자를 먹는 기분이다.


하나하나 먹으며 술을 곁들이며 남편과 나는 외친다.


"이야! 이게 인생의 행복이지!"

"캬아! 시원하다!"

"맛있다."


"와.. 이거 한 입만!"


그렇게 오늘의 한입도 성공적이었다.

오늘 행복한 시간과 기록들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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