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말판독 연재
몸말 판독 제8장 — '꿈'이라는 허상, '됨됨'이라는 뭉치
사람들은 '꿈'을 목적지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꿈이 없으면 길을 잃었다고 절망하고, 꿈이 흔들리면 실패라 여기며, 꿈을 이루면 인생이 끝난 것처럼 방황합니다. 하지만 ⧖(면서) 존재론의 관점에서 '꿈'은 도달해야 할 지점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를 압착하고 있는 연산의 방향성일 뿐입니다.
1. "난 꿈이 없어요" (공백의 판독)
스스로를 꿈이 없는 상태라고 판독하는 건 연산의 '정지'가 아니라 '준비' 상태입니다.
꿈이 없다는 것은 압착할 대상(목표)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는 불안한 것이 아니라, 어떤 뭉치가 가장 유연한 클러스터(Cluster) 상태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떨림(Tremor)'의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입니다.
억지로 꿈을 만들지 않는 게 좋습니다. 꿈이 없는 공백(0)은 새로운 연산이 시작되기 위한 숨구멍입니다. 그저 지금 우리를 스치는 작은 흥미, 사소한 기쁨이라는 '떨림'들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2. "내 꿈이 이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오독의 판독)
자신이 꾸고 있는 꿈이 진짜 자기가 원하는 꿈인지 모르겠다는 것은 구조(S)와 잔여(R) 사이의 불일치를 감지한 상태입니다.
꿈은 고정된 정답이 아닙니다. 꿈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의'나 '의심'은 우리의 번들(과거의 나)이 새로운 떨림과 부딪히며 내는 마찰음입니다. 이 의심이 바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창조적 오독입니다.
'맞는 꿈'은 없습니다. 오직 '되어가는 나'만 있을 뿐입니다. 지금의 꿈이 틀렸음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더 정교한 자신만의 ⧖ 연산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3. "내 꿈을 반드시 이루고 말 거에요" (강박의 판독)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루고 말겠다는 상태는 존재를 미래라는 하나의 점으로 과잉 압착하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는 강력한 에너지가 되기도 하지만, 자칫 현재의 모든 떨림을 '미래의 수단'으로 전락시켜 버릴 수도 있습니다. 꿈을 이룬 순간, 연산이 종결될 것이라 믿는 것은 착각입니다. 꿈을 이루고 나면 반드시 새로운 잔여(R)가 남고, 우주는 우리에게 또 다른 떨림을 던질 것입니다.
결과에 매몰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꿈을 이루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침전(Sedimentation)을 남기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4. 최종 판독: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몸말철학에서 꿈은 '대통령', '부자', '성공', '어떤 직업' 같은 명사가 아닙니다. 꿈은 '나로서 작동하는 방식' 그 자체입니다.
꿈은 침전입니다. 우리가 오늘 하루를 살아내며 겪은 앓음, 누군가를 안아준 온기, 새롭게 깨달은 투명함—이 모든 것들이 쌓여 '나'라는 두꺼운 뭉치의 층을 만듭니다. 그 층의 두께가 곧 우리의 실재입니다.
꿈은 비종결적입니다. "여기가 끝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꿈은 없습니다. 죽음조차 잔향으로 이어지는데, 하물며 삶의 한 마디인 꿈이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압착하며 새로운 잔향을 남기며 '되어가고' 있는 '됨됨'이라는 뭉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