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결국
"저리 가! 우리 엄마 맞아?"
이런 말이 들리듯 결국 딴청만 부리는 어미에게 발길질이다. 화낼 때처럼 바로 자리를 떴다.
더 놀라운 건 발로 차는 데도 전혀...
곧 알게 됐지만 어미는 먹는 것에만 오로지.
새끼를 갖기 전에도 그랬고
새끼를 낳은 뒤에도 그랬고
새끼와 떨어지고 난 뒤에도...
그랬다.
새끼를 떼고 혼자 우리마당에 와서 꺄니네.사료를 빼앗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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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니와는 표정부터 완전 달랐다. 내가 꺄니에게 정을 더 많이 붙이다 보니 꺄니편을 더 드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 더 냉정하게 바라보게 된다. 냉정은 쌀쌀맞은 게 아니다 관찰을 좀더 객관적으로 해보자.
나는 점점 연구자가 돼 간다.
제인 구달이나 자폐아로 동물학박사까지 된 던 프린스 휴즈('고릴라 왕국에서 온 아이'의 저자)...
여느 동물전문가들은 아프리카나 동물원 등 동물들이 사는 현장을 찾지만 그 못지 않게 우리집 마당은 나에게 충분한, 적어도 고양이연구소가 되어가고 있다. 연구라니 표현이 좀 그렇다. 적절치 않다. 연구보다 더 깊은 관심이며 빠져들게 한 사랑일 것이다.
"내 마음 깊은곳 어딘가에 고릴라들이, 과거의 왕국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사람들이 예전에는 알았지만 지금은 잊어버린 많은 것들을 나는 알고 있었다."
<고릴라 왕국에서 온 아이>/대한교과서 발행. 윤상운 번역. 중에서 저자 휴즈가 한 말...
69. 외나무다리에서
적이 아니어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수 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어미 꺄니와 새끼 거문고.
둘은 피하지 않았다. 물러나지도 않았다.
꺄니가 먼저 엎드려...
뭐라 했을 것 같은데...
분명 무슨 말을 했고 문고가 그에 응했다.
"못 건너 와."
"어쭈구리. 나 너머 지나가 보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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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꺄니라서 새끼들도 어미를 닮았나 보다..아님 후천적일지도 모른다. 새끼들이 어미의.장난을 피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안타깝개도 눈과 눈 위 상처로 야금이의 움직임이 많이 줄어들었다. 어미 젖만 찾는다. 이런 가야금은 또 어떻게 달라질까?
70. 새끼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나는
'애비도 없이...츳츳'
이 말부터 하고 만다.
동물의 세계를 잊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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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족 어미의 눈에선 이런 새끼 바라보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