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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명 Jul 07. 2020

길고양이 관찰기

ㅡ어느 고양이의 사진첩 일생

93. 아직 야금이는...

눈이 여전히 안 좋다.

나를 쳐다보는데

당신은 아냐, 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엎드려 나를 외면한다.

일주일 전쯤 눈 위 상처에 소독약을 뿌려줬더 따갑다고 정말 아이와 똑같은 소리를 내며 질겁했다. 이 기억을 잊지 못하는 듯...


94. 고양이 민간차료

역시 꺄니가 눈를 채고 달려온다.

핥아주기만 하지 않는다.

귓속말까지...

&&&

우리가 언어를 갖기 전엔 이런 것을 동물과도 나눴을 것 같다. 우리도 상처에 침을 바르지 않는가.

성경에는 다른 족들이 합심하지 못하도록 각각 다른 언어를 쓰게 했다곤 하지만.

인간이 뜻을 합치면 하느(나)님으로부터 벗어날 것이라고 믿었다는 ... 신이다.


95. 그 사이 문고는...

야금이를 치료하는 중에도 문고에게 관심을 쏟는다.

문고가 외로워 할 줄 알고 취하는 어미의 세심하면서도 난끼 어린 행동.

결코 다르지 않은 인간을 본다. 오히려 더...


&&&

머리 위 하늘 중에서도 가장 중심의 하늘을 '자미원' 이라고 한다. '자미'는 '잠' 으로 누에가 살고 있는 울타리이다. 초기 단어에서 인간과 자연 분리지 않고 하나로 여긴 우리조상의 지혜을 본다. 하지만 이런 단어마저 점점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문명이 인간과 자연을 더 떼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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