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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Jan 11. 2021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이것부터!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같은 제목의 이 노래에서는 노래 내내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그 나이를 퍼먹도록 그걸 하나 모르냐고 이야기한다. 마음을 대변하는 제목이라 노래를 틀었다가는 마음에 상처를 입고 노래를 끌지도 모르겠다. "나도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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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인터뷰가 이루어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찰떡같이 답해주는 인터뷰이를 만나거나
인터뷰어가 찰떡같이 질문을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진짜로 원하는 건 뭔가요?라는 질문에 찰떡같은 답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찰떡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방법이 남아있다.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은 당신에게 나는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 입으로 말하는 것은 '셰프가 만들어 낸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음식'같아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완성된 수준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답을 하기가 어렵다. 나의 지난 경험들과 생각들을 버무려 하나의 플레이트로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하기 싫은 일은 굳이 깊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

하기 싫은 일을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최소한의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삶에서 돈과 시간 중에 하나만 넉넉하게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모든 사람들이 돈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돈은 좀 적게 벌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시간은 좀 부족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부를 쌓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시간에 쫓기고 살면서 그 일은 그만둘 수 없다고 일에 끌려다닌다면 그것은 옳은 선택일까?

20대 중반의 나는 꿈의 방송사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두 달치 월급을 한 달 만에 벌어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내 삶에 최소한의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을 앓았고 우울감이 찾아오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일도 하고 싶지 않아서 금전적으로도 타격이 컸고 삶에 의욕이 별로 없었다. 죽고 싶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살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의 끝에서 우선순위가 너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일을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기 싫은 일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먼저 덜어냈다. 욕심 많은 나에게는 덜어내는 일이 도전이었지만 살기 위해서 덜어냈다. 덜어내니 채워졌다. 부담이 줄어든 자리에 여유가 생겨서 조금씩 숨을 쉬기 편해졌다. 그 과정에서 나는 시간이 여유 있게 주어지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과 사용한 에너지를 채우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한 방법을 처음으로 마음에 새기게 된 일이었다.

돈, 시간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들이 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 중에 정말로 포기할 수 없는 가치는 무엇인지, 싫은 것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내가 피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 생긴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두 번째, 하고 싶은 일에 더 빨리 가까워진다.
하고 싶은 일은 어차피 자판기의 상품 같은 존재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이라는 완전무결하게 완성된 상품이 배출구를 통해 또르륵 등장하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은 사금을 채취해서 금반지 하나를 만드는 것에 가깝다. 넓은 강 아무 곳에서 흙을 퍼서 체에 거르고 거르고 걸러서 모래알만한 금을 얻고, 그 금을 열심히 열심히 모아보니 금반지를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상태는 넓은 강 아무 곳에서 막 흙을 퍼담은 상태에 가깝다. 모래알만한 금을 모아서 금반지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면 금과 상관없는 흙들을 빠르게 걷어내야 한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 금과 같은 존재라면 필요 없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판별하고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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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에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는 일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맨날 낙첨이 되는 가운데서도 당첨이 되는 사람은 매주 나타난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주 로또를 구입해야 하는 것처럼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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