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001. 서프에어
비즈니스 모델(BM) 분석 뉴스레터
매일 수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고 사라집니다. 우리의 시선을 확 끄는 것도 있고, 평범하지만 강력한 것도 있지요. 물론 될 것 같지만, 결국 사라지는 것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오늘 살펴 볼 BM의 주인공은 바로 '서프에어(Surf Air)'입니다. 서프에어는 구독 모델을 항공 서비스와 연결했습니다.
서프에어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페인 포인트(Pain point)부터 살필까요?
항공 산업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대가 도래한 이후 이 산업은 계속 성장했죠. 해외 출장과 여행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랜 기간 불편한 경험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탑승시간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한 뒤 티켓팅을 합니다. 그리고 탑승수속을 밟죠. 그리고 다시 탑승구 앞에서 다시 대기한다. 불편한 의자에 앉아 안내를 기다립니다.
정말 이런 절차는 꼭 거쳐야만 할까요? 공항의 보안이 더 강화될수록 이런 절차는 더 번거롭게 강화됩니다. 규제가 있으니 아마도 이런 번거로움은 쉽게 해소되진 못할 것처럼 보입니다.
항공료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어떻게 그리고 언제 예약하는지에 따라 항공료는 비싸기도 하고 싸기도 합니다. 누군가 싸게 항공료를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만 비싸게 주고 산 게 아닌지 걱정하죠. 인터넷에서 ‘항공권 싸게 사는 법’으로 검색하면 수많은 조언이 등장합니다. 땡처리, 얼리버드, 스탑오버, 코드셰어 등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속속 나왔습니다. 또 언제 사면 항공권이 싼지에 대한 정보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화요일과 일요일 이른 아침 우리는 항공권을 좀 더 싸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조언도 있습니다. 인터넷 방문 기록인 쿠키를 삭제하면 항공권 가격은 변합니다. 항공사는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더 높은 가격을, 반대로 가능성이 낮은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분석 능력이 강해질수록 고객은 이에 맞춰 적절히 대응해야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불편한 일입니다.
항공권을 정기 구독하라
서프에어(Surf Air)는 이러한 고객의 불편을 해소할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매달 얼마의 돈을 지불하면 고객은 항공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본적인 구조는 구독료를 내면 서프에어는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독 프로그램은 네 종류로 나뉩니다. 에세스(Access), 어드밴스드(Advanced), 프리덤(Freedom), 그리고 언리미티드(Unlimited) 등이 있다. 각각의 월 구독료는 199달러, 999달러, 2499달러, 2999달러입니다.
에세스 멤버십 고객은 비성수기 때 99달러, 성수기 때 199달러를 추가 지급하면 좌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프리덤과 언리미티드 멤버십 가입 고객은 비성수기나 성수기와 관계없이 언제든 무료로 항공권 예매가 가능합니다. 고객 정보가 이미 등록되어 있으니 탑승수속은 최대한 단축됩니다.
서프에어 멤버십 고객은 쉽게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붐비지 않는 라운지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멤버십은 언제든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 멤버십 서비스가 전 세계 항공라인에 적용되고 있진 않습니다. 현재 서프에어는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이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부에선 달라스와 오스틴, 휴스턴 간 이동에 이 멤버십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서프에어의 역사는 다른 항공사에 비하면 매우 짧습니다. 패기로 가득 찬 이 항공사는 2012년 머커랩(MurckerLab)의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에서 등장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항공 스타트업은 고작 10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서프에어는 항공사로는 예외적으로 여러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2013년 시리즈 A 라운드에는 앤썸벤처파트너스(Anthem Venture Partners), NEA, 트리플포인트캐피털(TriplePoint Capital), 시머벤처스(Siemer Ventures), 바로다벤처스(Baroda Ventures) 등 유명 투자사와 여러 개인 투자자가 참여했습니다. 이듬해 이 스타트업은 900만 달러가 넘는 자금을 또다시 유치했습니다. 시리즈 B 라운드에는 당시 자포스 CEO인 토니 셰이(Tony Hsieh)가 이끄는 베가스테크펀드(VegasTechFund)도 발을 디디었다. 서프에어는 또 추가로 800만 달러의 투자를 받고 6500만 달러의 차입을 통해 15대의 항공기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서프에어는 글로벌이머징마켓(Global Emerging Markets)으로부터 무려 2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받았습니다.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진취적인 기업을 찾는 벤처캐피털은 왜 오랜 그리고 구식 취급을 받는 항공산업에 투자한 것일까요? 서프에어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벤처캐피털은 오롯이 그들의 습성에 따라 행동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서프에어는 2015년 9월 2000번째 멤버십 고객을 맞이하게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2016년 6월, 멤버십 고객은 3000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0월, 그 고객 수는 5000명으로 늘었습니다. 그야말로 로켓처럼 서프에어의 구독자가 늘었습니다. 벤처캐피털은 기존 항공권 구매 패턴의 문제점을 가장 잘 해결할 팀으로 서프에어를 택한 것이죠. 그리고 서프에어는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2017년 7월 서프에어는 라이즈(RISE)를 인수했습니다. 이 인수로 서프에어는 항공 네트워크에 다섯 도시를 추가하게 됐죠. 라이즈는 서프에어와 같은 멤버십 기반의 여행 서비스 업체입니다. 서프에어가 2013년 새롭게 개척한 항공 구독 서비스 사업에서 라이즈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이 두 업체의 합병을 통해 서프에어는 17곳의 목적지를 오고 가는 멤버십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습니다.
인수 당시 두 회사는 6만 9393번의 비행과 20만 3908명의 누적 승객이란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서프에어는 비즈니스 여행을 하는 고객 비중이 높습니다. 약 75% 이상의 매출이 비즈니스 여행에서 비롯됩니다. 이들이 주요 고객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사업차 여행을 하는 고객 중 다수는 일반 여행자보다 항공 서비스 사용 빈도가 훨씬 높습니다. 또한 이들은 여행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언제든 예약하고 빠르게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서프에어의 라이즈 인수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 인수는 2020년에 이뤄졌습니다. 서프에어는 2020년 2월 13일 블랙버드(BlackBird) 인수 소식을 전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기업인 블랙버드는 승객과 개인 항공기, 그리고 운영사를 연결하는 온라인 항공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서프에어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블랙버드는 송객과 항공기를 보유한 기업과 개인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승객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목적지와 일정에 맞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서프에어는 100km에서 600km 정도의 중거리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변혁을 꾀하고 있습니다. 블랙버드 인수도 이 같은 서프에어의 장기적 전략을 위한 과정으로 풀이됩니다. 서프에어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간편하게, 그리고 안락하게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많은 거대 항공사도 고객 편의를 신경 썼지만, 우선순위는 수익성이었습니다. 매우 고가의 항공기의 좌석을 가장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방안을 짜는 게 우선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오랜 기간 항공 사업은 ‘원래’ 그런 것으로 다뤄졌습니다.
오롯이 고객만을 생각하는 기업 문화는 구독 비즈니스 모델의 기초가 됩니다. 서프에어의 구독 모델은 분명 다른 항공사의 수익 모델에도 영향을 줄 것임이 분명합니다. 월 구독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다양한 고객의 입맛에 맞춰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에 구독 모델을 붙였다.
주 구독자는 비즈니스 여행자다.
더 빠른 수속과 편안한 이용이 가능하다.
항공 비용 예측이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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